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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랑의 방식
정수자/시인.문학박사
2009-07-06 09:41:34최종 업데이트 : 2009-07-06 09:41:34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사랑은 힘이 세다. 가히 모든 삶의 원천이라 할 만하다. 그만큼 실현 방식도 다종다양하다. 새삼스레 사랑 운운하는 것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보다 사랑을 한 아름씩은 더 가진 듯한데, 물론 나눌 줄도 아는 이들이다. 

이들은 문화재지킴이다. 지난 6월 27일-28일 화성 일원에서 열린 전국문화재지킴이대회에 참석한 이들의 눈빛은 예사롭지가 않았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자세도 그러했다. 자부심은 또 얼마나 흐뭇이 뿜어져 나오던지-. 우리 문화유산과 사랑을 하면 그렇게들 되나 보다.


하긴 특별한 사랑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들이니 그럴 만도 하다. 자격증이란 다름 아닌 '문화재지킴이'다. 문화재청에 신청을 하고 인정을 받으면 문화재지킴이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마음과 뜻만 있으면 개인이든 단체든 다 가능하다. 이후 지킴이들은 각자 지정한 문화재에 대한 사랑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실천하게 된다. 


지킴이들이 문화재사랑을 실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문화재를 잘 알기 위한 공부는 필수고, 지정 문화재를 정기적으로 찾아 돌보고 가꾸는 일을 한다. 더러운 곳은 청소를 하고, 망가진 것은 고치게 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게 하는 모니터링은 기본이다. 그런 활동을 넘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개발로 사라질 위기의 문화재를 지키기도 한다. 


예컨대 짚으로 솔을 만들어 목재문화재를 다치지 않게 청소하는 것도 어느 지킴이의 창의적인 활동이다. 참여한 학생들이 짚솔로 마루를 닦으며 재미있어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까지 즐겁게 만든다. 특이한 지킴이를 보는 즐거움도 있다. 나무를 파먹는 흰개미의 냄새를 잘 맡는 개는 특별한 코를 이용해 문화재사랑을 목하 실천 중이다. 인기도 듬뿍 누리는 스타 지킴이다.


이처럼 우리 문화유산과 사랑에 빠진 이들이 많다. 전국 곳곳에서 맹활약 중인 이들의 사랑은 자원한 봉사인 만큼 깊고 넓다. 대가라면 우리 문화유산이 더 확실한 자리매김으로 본연의 정신과 가치를 빛내기를 바랄 뿐이다. 하여 우리는 물론 후손들이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더 갖고 즐기기를, 나아가 한국문화를 아는 세계인과 더불어 누릴 수 있기를 꿈꿀 뿐이다. 그런 사랑이야말로 나와 너, 이웃을 넘어서는 진정한 사랑이요 실천이 아닌가.


그런데 지킴이들이 또 다른 사랑에 빠졌다. 바로 수원 화성의 다양한 아름다움에 다양하게 빠진 것이다. 물론 주최 측인 화성연구회 회원들의 조직적인 열성에도 감탄했다지만, 이들의 남다른 미감과 사랑을 화성이 또 뜨겁게 당긴 것이다. 게다가 무예24기까지 이들의 마음을 다 빼앗고 말았다. 그렇잖아도 큰 사랑을 지닌 이들이 조선 성곽예술의 꽃인 화성과 무예24기를 새롭게 만났는데 그 눈빛이며 마음이 얼마나 빛났겠는가.  


사랑은 참으로 힘이 세다. 지킴이들의 자긍 어린 문화재사랑에서 그 힘을 다시 느낀다. 문화재사랑은 이제 문화사랑으로 더 널리 퍼져나갈 것이다. 실천도 더 구체적이고 창의적인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대저 아는 만큼 실천하고 아는 만큼 즐기려니, 사랑하는 만큼 문화도 행복도 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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