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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브프라임이 뭡니까?
오석원(G-Economy21 편집장)
2007-10-25 10:48:05최종 업데이트 : 2007-10-25 10:48:05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대체 서브프라임인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인가 하는 게 뭡니까?"
얼마 전 한 모임에서 어느 중소기업 사장이 물어왔다.
매일 회사와 거래처를 오가며 납품과 결제에만 신경 쓰다 보니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고, 또 굳이 신경 쓸 일도 아니기에 '바깥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그였다.

필자가 "만에 하나 서브프라임 사태가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불러온다면…"이라고 말하자 그는 화들짝 놀라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제2의 IMF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도, 초래하는 모멘텀이 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는 희망이 아니라 단정적 확신이다.

현재 한국경제의 펀더멘탈(fundamental)은 지난 1997년 IMF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튼튼해졌다. 웬만한 외풍에는 끄떡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 경제가 견실해진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게 서브프라임 사태다.

최근의 주가 폭락도 유가 급등 외에 그 원인(遠因) 중 하나는 서브프라임에 있다. 그래서 경제학자 뿐 아니라 정부 및 금융당국자들이 서브프라임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란 무엇인가.
이는 미국의 금융기관들이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에게 고금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비우량 담보 대출을 말한다.
그런데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하게 되자 신용도가 낮은 이들 차입자들이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자 연체 및 원금 지체가 무더기로 발생, 돈을 빌려준 관련 모기지(저당)회사가 파산하게 되면서 사태가 커진 것이다.

올해 2/4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은 16.95%까지 치솟았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취급하는 미국 내 8천여 회사 중 80개사가 8월까지 파산했다.
즉 모기지회사가 망하면서 이러한 회사에 투자했던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등 해외 펀드투자자들이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되면서 금융기관의 신용경색을 불러오고 세계경제에 일파만파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이 서브프라임이 한국경제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분명히 연관관계가 있으며, 서브프라임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전개될 경우 우리 경제도 지난 IMF의 신산(辛酸)에 비유할만한 위기와 위험이 다시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이 있다.
브라질에서 한 마리의 나비가 날개짓 하자 그게 바람을 일으켜 미국 텍사스에서는 태풍을 몰고 온다는 뜻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하나의 파고가 세계경제에 거대한 폭풍우나 해일이 되어 들이닥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지금 세계경제는 각 나라, 지역이라는 수많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하나의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라고 하는 말에는 전 세계가 톱니바퀴처럼 하나의 운명체가 되어 작동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그 수많은 톱니바퀴 중 어느 하나라도 고장을 일으키거나 회전속도가 급격히 느려지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특히 미국처럼 세계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대(大)톱니바퀴가 말썽을 일으킨다면 그 파장이나 후유증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 해소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세계 소비시장의 중심인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져 전 세계가 연쇄적인 불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우리나라에겐 중국 다음으로 큰 수출시장으로서 미국의 소비위축은 국내기업의 대미(對美)수출에 큰 타격을 초래하게 된다.
이럴 경우 올 하반기 들어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는 다시 수출 부진→고용 악화→소비 감소의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 

우리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주목해야 하고, 결코 강 건너 불처럼 구경만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약력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최고경영자 과정)
-경인일보 기자 역임
-현 G-Economy21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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