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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메카 수원시와 세계화장실협회(WTA)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8-09 16:06:46최종 업데이트 : 2018-08-20 15:40:51 작성자 : 편집주간   강성기

지난 7월 20일 수원시는 세계화장실협회(WTA)는 터키 얄로바시에 '수원공중화장실'을 준공했다. 터키 얄로바시는 수원시와 국제 자매결연을 체결한 형제도시다.
 

이날 준공식에는 한국 측에서 홍기원 주이스탄불 총영사, 김영철 WTA 사무총장, 심영찬 심재덕기념사업회 부회장, 이원형 해우재 관장이 참석했으며 터키 얄로바시 측에선 웨파 살만 시장 등 관계자와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다고 김영철 WTA 사무총장은 말했다.

 

수원공중화장실은 얄로바시 페리 터미널 인근 해수욕장 공원에 세워졌다. 이 해수욕장은 하루 평균 500여명이 찾는 얄로바시 대표 관광지다. 그런데도 공중화장실이 한 개 밖에 없었던 데다가 그나마도 지어진 지 오래되어 폐쇄된 상태라고 한다. 이러니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터키 얄로바시에 건립된 수원화장실

터키 얄로바시에 건립된 수원화장실

얄로바 시는 1999년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도시로서 당시 수원시 의료봉사단이 현지에서 진료를 하기도 했다. 당시 얄로바시를 포함한 얄로바주 전체 인구가 20여만명인데 2400여명이 사망하고 4500여명이 부상했다. 완전 붕괴된 건물이 120여동에 달하고 다른 800여동은 파괴됐다. 건물들 중 약 35%가 부서졌다고 당시 야쿱 코찰 시장이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아직 완벽한 복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새로운 공중화장실 건립이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수원시와 WTA는 5100만원을 들여 화장실을 지었다. 50㎡ 규모에 장애인용 화장실과 수유실 등도 갖췄다.
 

김영철총장은 이날 웨파 살만 얄로바시장이 "수원시의 지원에 감사드린다, 그동안 화장실이 없어 큰 불편을 겪은 만큼 수원공중화장실이 잘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세계화장실협회(World Toilet Association-WTA)는 수원에서 탄생한 국제민간단체다. '미스터, 토일렛' 고 심재덕 수원시장이 2007년 11월 22일 창립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화장실 문화 개선이 절실히 필요함을 깨달은 심시장은 화장실 문화운동을 주창하면서 월드컵 경기장과 수원시내 곳곳에 세계 최고의 공중화장실을 지었다. 이후 수원시의 공중화장실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면서 세계화장실 문화를 이끌어가는 메카가 됐다.

 

심재덕 시장은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을 앞두고 본인의 집을 허물고 양변기 모양의 집을 지었다. 이 건물이 수원시의 명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해우재다. 해우재는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으로 절집의 화장실을 일컫는 해우소에서 비롯되었다. 2007년 11월 11일 완공했으며 2007년 기네스북 한국기록원으로 부터 '가장 큰 화장실 조형물'이라는 기록을 인정받기도 했다. 세상의 근심을 푸느라 자신의 근심을 풀지 못하고 2009년 심재덕 시장이 이승을 떠났다. 유족이 그의 뜻을 받들어 2009년 7월 수원시에 기증하였고, 수원시는 수원시 화장실문화 전시관 해우재로 재탄생시켰다.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은 WTA 창립 준비로 건강을 돌볼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인도주의 정신에 의해 인류의 보건과 위생을 향상시키겠다는 목적으로 WTA는 창립되었지만 정작 자신의 병을 다스리지 못하고 한창 활동할 나이에 별세한 것은 두고두고 생각해도 안타깝다.

 

그동안 국제사회의 위생 프로젝트는 전염병 예방과 식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분뇨 및 오수의 처리 문제를 등한시 했다. 그러다가 1987년 세계보건기구가 화장실을 "개인 및 공중보건에 위험을 주지 않는 위생적인 방법으로 분뇨 및 액상 폐기물을 수집 및 처분하는 시설"로 정의했다. 배설물을 위생적으로 처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화장실협회는 2007년 11월 22일 창립된 이후 화장실을 통해 인류의 보건과 위생을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화장실 개선사업의 필요성을 세계 여러 나라와 공유했다.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지만 언급하기를 꺼리는 '화장실'이라는 주제를 공론화시키고 지구적인 의제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화장실은 위생의 핵심이며, 화장실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지키는 성소로서 모든 인류는 깨끗하고 안전한 화장실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 WTA의 주장이다. 따라서 WTA가 역점을 두는 사업 중의 하나가 개발도상국이나 재난 발생 지역에 화장실을 보급하고 개선하는 일이다.

 

현재 화장실이 부족하고 위생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공중화장실을 짓는 '희망의 화장실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가나·케냐·라오스·몽골·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 15개국에 공중화장실 30개소를 건립한 바 있다. 2014년 WTA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18년 현재 회원국은 회장국인 한국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란, 남아프리카 공화국, 필리핀, 태국 등 23개국이다. 지난 3일에는 수원시와 WTA가 공동주최한 제5회 세계화장실리더스 포럼이 해우재 문화센터에서 일본, 중국, 터키,남아공 등 9개국 정부 관계자와 NGO 대표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때 "화장실은 문화 수준의 척도이자 국가 위생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라는 염태영 회장이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옳은 얘기다. 화장실을 보면 그 나라 문화 뿐 아니라 경제와 국민수준 등을 알 수 있다.

 

이제 남북관계가 더 좋아지고 교류가 활성화되면 수원의 화장실문화가 북한으로도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수원시가 세계화장실협회와 함께 개성시 내 '화장실 선진화 설치사업 교류'를 추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 화장실 도시 수원시로 벤치마킹하러 북한 관계자들이 오는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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