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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10월의 마지막 밤’ 축제라도 있었으면
언론인 김우영
2019-10-28 19:58:18최종 업데이트 : 2019-10-28 19:58:18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10월의 마지막 밤 축제라도 있었으면

[공감칼럼] '10월의 마지막 밤' 축제라도 있었으면

이제 10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10월이 가고 두 달이 지나면 2020년이 된다. 내 어렸을 적 2000년은 아득히 먼 미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2000년이 지나고 그 사이에 20여년이 더 흘렀다. 나도 백발이 됐고 환갑 진갑 모두 넘은 중늙은이가 다 됐다.

광교산의 가을 풍경. 사진/김우영

광교산의 가을 풍경. 사진/김우영

매년 10월의 마지막 날, 오랜 친구인 정 시인은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10월의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낼 수 없다며. 가을밤의 낭만 속에서 즐기는 술자리는 2차~3차까지 이어지기 일쑤다. 그리고 누군가는 스마트 폰으로 이용이 부른 '잊혀 진 계절'을 찾아내 들려준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 져야 하는 건가요

10월 마지막 날 전 국민의 애창곡은 바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아닐까 한다.

내 작업실 앞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이 들려 준 이야기다. 친구들의 모임을 인천에 있는 모 라이브카페에서 가졌다고 한다. 그날이 10월 31일이었는데 가수 이용이 출연해 '잊혀진 계절'을 부르더란다. 그런데 두곡 정도만 부르고는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제가 잊혀 진 가수라서 평소에는 부르는 곳이 없는데 오직 하루 오늘만 찾는 곳이 많아요. 1년 먹고 살 걸 오늘 모두 벌어야 되기 때문에 부득이 일찍 자리를 뜨겠습니다"라고 해서 모두들 흔쾌한 웃음으로 보내줬다고 했다.

그런데 혹시 알고 계시는가? 가수 이용이 수원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1957년 4월 25일 수원에서 태어났다. 1982년에 발표한 '바람이려오'와 '잊혀진 계절'이 잇따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당시를 대표하는 가수로 떠올랐다. 이어 83년에 발표한 '서울', '사랑, 행복 그리고 이별', '태양의 저편'과 , 84년 '첫사랑이야', 2003년 '후회' 등이 방송사 인기곡 1위에 올랐다.

가수 이용. 사진/이용 홈페이지 캡쳐

가수 이용. 사진/이용 홈페이지 캡쳐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81년 국풍81 대학 가요제 금상 수상, 82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최고 인기상 (가수왕 상), 82·83·84년 MBC 10대 가수상, 82·83·84년 KBS 가요대상을 수상했으며 82년엔 동아일보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5년엔 제6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그러고 보니 가수 이용 역시 어느새 환갑진갑 다 지난 중늙은이가 됐구나.

올해 10월 마지막 날에도 정 시인으로부터 이른바 번개팅 문자가 올 것이다. 장소야 뭐 늘 그곳일 것이고.

올해 화성문화제도 끝나고 즐길만한 축제가 없어 심심하던 지음(知音)들이 기다렸다는 듯 모여들 것이다. "10월의 마지막 밤을 위하여"라는 건배사가 등장할 것이고 누군가는 이용의 '잊혀 진 계절'을 흥얼거리겠지. 우리들끼리의 작은 축제가 될 것이다.

​가만있자, 내년부터는 우리들끼리만 할 게 아니라, 아예 가수 이용도 초청해 '10월의 마지막 밤 축제'를 열자고 수원시에 건의해볼까?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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