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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24기 전수관 설치를 고민할 때다
최형국/역사학 박사,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 상임연출
2017-05-13 11:23:42최종 업데이트 : 2017-05-13 11:23:42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수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華城)이 있기에 더욱 아름답다. 조선의 22대 국왕이었던 정조가 꿈꿨던 '다부진 조선, 강인한 조선'이 수원 화성에 오롯이 담겨 있다. 그리고 수원 화성에는 정조의 친위군영이자 이곳을 방어했던 특수부대인 장용영 군사들의 혼이 아직까지 서려 있기도 하다. 지금도 화성행궁 옆 화령전에는 정조의 어진이 모셔져 있고, 신풍루 앞에서는 매일같이 장용영 군사들이 훈련했던 '무예24기' 시범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무예24기는 정조임금님이 직접 어명으로 편찬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실린 스물 네 가지의 군사무예를 말한다. 보병들이 익혔던 창검을 비롯한 맨손무예 18가지와 기병들이 익혔던 마상무예 6가지를 포함하여 동양삼국의 핵심무예를 모두 모아 놨기에 가장 정예로운 군사무예가 바로 무예24기다.

수원 화성에서 무예24기가 처음으로 시범공연을 펼친지 벌써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1999년 10월, 경기문화재단의 주최로 시작된 '정조시대 전통무예전'에서 무예24기가 수원화성 안에서 처음으로 시범공연을 시작하고 그 짧지 않은 세월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필자의 경우 1994년부터 수원에 거주하며 무예24기를 수련하고 보급했으니, 인생의 절반 이상을 수원에서 무예24기와 함께 부대끼며 살아 왔다.

이후 2002년 수원 월드컵 개막축하시범의 메인무대 참여를 비롯하여, 2003년부터는 화성행궁에서 상설시범을 진행하였다. 거기에 지금은 영통으로 이사간 신풍초등학교와 수일고등학교· 삼일고등학교의 체육수업을 무예24기 수련으로 진행하기도 하였다. 
또 여름방학 기간에는 화성행궁에서 '여름무예학교'가 한달동안 매일같이 진행되어 남녀·나이 불문하고 유치원생부터 머리 하얀 노인분들까지 검 하나를 들고 여름의 열기를 수련으로 물리치기도 하였다. 화성행궁에서 진행된 무예수련은 내지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모습을 선사해 주기도 하였다. 화성행궁이 살아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와 같은 뜨거운 무예24기 수련 열기로 인해 지난 2007년에는 무예24기가 수원시 향토문화재로 지정되었고, 2009년에는 '수원시 무예24기 보존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져 수원시의 정책적 지원을 공식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지난 2015년 6월에는 그동안 일당 계약직으로 활동했던 수원 화성행궁에서 무예24기 시범공연을 펼치던 단원들이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시범단'이라는 새로운 둥지를 만들어 시립이라는 틀 안에서 조금은 안정적인 시범공연이 가능해졌다. 이런 수원시의 정책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뮤지컬-정조', '무예뮤지컬-관무재', '마상무예 특별시범공연' 등 새로운 전통문화콘텐츠들이 발표되어 수원의 문화적 역량을 한껏 자랑하기도 하였다. 

다만, 이제는 좀 더 먼 미래를 생각해 봐야 할 때다. 현재 직면한 문제는 새롭게 신입단원으로 뽑을만한 뛰어난 무예24기 수련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거기에 현재 무예24기시범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원들의 경우 오랜 시범활동의 문제로 평균나이가 삼십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현실이다. 최고참 단원들은 이제 오십을 바라보고 있다. 말 그대로 무예24기 시범현장에서 청춘을 받친 단원들이 절반이상이다. 아름다운 꽃이라도 십일을 붉기 힘들다. 이제는 그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수 있도록 뿌리와 줄기를 보듬어 안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가 늘상 말하는 '내실'을 다질 때인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무예24기 전수관'을 만들어 그 정열적인 몸짓을 이어가는 방법이 다. 새로운 수련생들을 길러내어 시립 무예24기시범단의 몸짓을 더욱 젊게 만들어 줘야할 때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단원들 중 고참단원이 지도자가 되어 긴 수련경험을 바탕으로 무예24기 전수활동에 동참하게 된다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4년 수원 화성행궁에서 여름방학 특강으로 열린 무예24기 '여름무예교실' 중 어린이반의 수련 모습이다. 당시 저 수련생들이 10살 무렵이었으니, 수련을 멈추지 않고 누군가 지도를 해줬다면 지금즈음 시범단의 20대 중반으로 시범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을 나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여름무예교실은 폐쇄된지 오래다. 수원 화성에서 정조가 장용영 군사들을 길러냈듯이, 이제 다시 무예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그 중심에 무예24기 전수관이 서야 한다.
지난 2004년 수원 화성행궁에서 여름방학 특강으로 열린 무예24기 '여름무예교실' 중 어린이반의 수련 모습이다. 당시 저 수련생들이 10살 무렵이었으니, 수련을 멈추지 않고 누군가 지도를 해줬다면 지금즈음 시범단의 20대 중반으로 시범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을 나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여름무예교실은 폐쇄된지 오래다. 수원 화성에서 정조가 장용영 군사들을 길러냈듯이, 이제 다시 무예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그 중심에 무예24기 전수관이 서야 한다.

수원의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무예를 배우고, 전세계에서 무예24기를 배우기 위해 수원 화성에 몰려 올 수 있도록 '무예24기 전수관'을 체험형 인프라로 구축한다면 중국의 소림사를 능가하는 또 하나의 세계무예문화콘텐츠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중국에는 쿵푸와 소림사, 일본에는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세계무예 콘텐츠판에 무예24기는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체로 우뚝 설 수 있다. 그 중심에 수원 화성이 있다. 수원 화성을 더욱 생동감있게 만들 수 있는 무예24기에 대한 뿌리를 강화하는 것은 미래를 살피는 일이다. 만약 그 계획이 느려 진다면, 꽃이 시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무예24기, 전수관, 수원시, 화성행궁, 최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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