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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 광장의 또 다른 명물 그린커튼 터널
김우영/시인, 언론인
2018-07-16 14:29:07최종 업데이트 : 2018-07-17 17:35:19 작성자 : 편집주간   강성기

섭씨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한반도 전역이 펄펄 끓고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되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최고기온이 사람의 체온을 웃돌고 있다. 이른바 혹서기에 접어들었다.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도 열대야 현상으로 잠 못 이루는 날들이 이어진다. 매년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증가하고 기온 역시 점차 올라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산업 혁명 이후 화석 연료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졌다. 무분별한 나무 벌채로 숲이 사라지면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무더위는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인재(人災)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화석연료를 줄이고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전 세계가 함께 나서야 한다. 특히 각 나라들이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국민들도 이를 실천해야 한다.

 

이런 노력중의 하나가 수원시의 '그린커튼'이다.

그린커튼은 건물 외벽이나 터널형 시설물에 조롱박과 수세미, 여주, 나팔꽃, 작두콩 등 덩굴식물을 심어 줄기가 그물망이나 줄을 타고 자라도록 하는 녹화기법이다.

수원시 관계자에 따르면 그린커튼은 여름철 실내 온도를 5도가량 낮춰준다고 한다. 겨울철에는 찬바람을 막아줘 난방에 도움이 되는 등 에너지 절감효과가 뛰어나다. 아울러 도시공원·가로수 등 다른 녹지확보 사업에 비해 설치와 유지관리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 뿐만 아니라 도심 녹시율(綠視率, 사람의 시계에서 녹색식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일 수 있다. 도심 녹시율은 쾌적한 도시환경의 척도다.

어디 그 뿐인가. 요즘엔 덩굴식물이 미세먼지를 흡착해 준다고 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 그린커튼 터널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 그린커튼 터널. 사진/김우영

나는 10여 년 전 '옥상·벽면 녹화 법제화 하라'는 내용의 글(경기신문 2009년 10월 29일자)을 쓴 적이 있다. 시멘트로 뒤덮인 옥상이나 벽면에 식물을 심음으로써 삭막한 도시를 푸르게 하는 '옥상·벽면 녹화'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옥상과 벽면 녹화를 위한 법제정이 필요할 때가 됐다는 주장도 담았다.

 

'옥상녹화는 세계적인 추세로서 국내 일부 건물에도 도입되어 효과를 보고 있다. 옥상녹화를 하게 되면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 건물의 가치가 증대되고, 인공으로 지반을 녹화해 생물서식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녹지와 생태계가 복원된다. 즉 도심의 빌딩이 새나 곤충의 서식지가 되고 야생동물의 이동통로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또 건물 옥상에 흙과 물, 식물이 있음으로써 도시 열섬 현상이 완화되고 산성비, 자외선 등에 의한 방수층과 벽면 열화현상이 경감된다'는 내용이다.

 

도시경관이 향상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쾌적한 그늘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고, 녹화식물을 통해 산소를 공급, 대기오염을 완화시키며 소리파장을 흡수해 분쇄시킴으로서 소음을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도시에 공원을 더 많이 조성하는 것이 좋지만 건물과 토지 수용비, 철거비, 공사비용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함으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옥상과 벽면에 녹지를 조성하는 것은 건물주의 의지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를 수원시가 앞장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수원시는 올해 시청사에 그린커튼을 설치했다. 덩굴식물이 벽면 아래쪽 화분에서부터 로프를 타고 자라면서 건물 외벽을 뒤덮어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 딱딱한 관공서의 이미지까지 완화시켜주고 있다.

 

그린커튼이 설치된 곳은 시청 뿐 만이 아니다. 장안·팔달·영통구청과 10개 동 행정복지센터, 시 공원녹지사업소, 율현초·산남초 등 4개 초등학교, 수원시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등 23곳이다. 화성행궁 광장과 두레뜰공원 보행육교, 수성로 보행로 등에는 터널형 그린커튼을 조성했다.

 

내 작업실이 화성행궁 광장 앞에 있는지라 글을 쓰다 쉴 겸 산책을 할 때 행궁광장에 조성된 터널형 그린커튼을 지나간다. 광장 남·북과 옛 신풍초교 앞 등 3곳에 설치돼 있는데 이곳은 또 다른 명물이 됐다.

그린커튼 터널은 여주와 조롱박, 수세미, 나팔꽃 등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이 될 뿐 아니라 아름다운 꽃이 즐비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어른 주먹 크기의 조롱박과 손가락 길이 정도 여주도 주렁주렁 자라고 있어 정겹다.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 그린커튼 터널 외부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 그린커튼 터널 외부. 사진/김우영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 그린커튼 터널에 조롱박이 달려있다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 그린커튼 터널에 조롱박이 달려있다. 사진/김우영

그린커튼이 각 아파트단지나 기업체, 모든 공공건축물, 공원 등지로 확대되면 좋겠다. 이를 위해 수원시는 그린커튼을 시 전체로 확산하고자 시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그린커튼 조성 매뉴얼'을 제작해 최근 시 홈페이지(상단 '환경·녹지' 아이콘을 클릭한 뒤 '공원녹지/녹지/그린커튼'을 선택)에 게시해 놓고 있으니 시민이나 기업체들이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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