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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신종 코로나 감옥에 술꾼들도 갇혀버렸다
언론인 김우영
2020-02-10 22:29:05최종 업데이트 : 2020-02-10 22:30:44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신종 코로나 감옥에 술꾼들도 갇혀버렸다

[공감칼럼] 신종 코로나 감옥에 술꾼들도 갇혀버렸다

아내가 영화를 보자고 했다. "이 사람이 지금이 어느 땐데 영화관엘 가!" 한소리 해주고 지동 시장 옆 단골 소머리 국밥집으로 데려갔다.

이집은 참 마음에 드는 집이다.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드는 데다 맛도 좋다. 내 치아가 부실한 것을 알고는 씹기 좋은 부드러운 고기만 골라 넣어준다. 김치도 줄기보다는 연한 잎사귀 쪽을 썰어 내온다. 그러니 내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오늘은 손님들이 보이지 않는다. 저녁 시간보다 좀 이르긴 해도 국밥에  소주한잔 기울이는 이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어야 하는데...그러고 보니 지나오면서 본 시장 내 순댓국밥집들도 손님이 거의 없었다.

수원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에 번진 공포 때문이다. 걱정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는데 소상인들의 벌이가 더 줄어들 것이다.

매산동지역 상가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매산동지역 상가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202곳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확산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업 2곳 중 1곳(49.5%)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관광객 감소, 외부활동 자제 등에 따른 매출 감소도 우려했다. 중국산 자재 수급 차질,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 위축, 해외 수출 감소, 인력 부족, 신규 채용 축소 및 채용 취소, 공장 중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

국민들의 외부활동 자제 등에 따른 매출 감소현상은 앞에 소개한 소머리 국밥집을 비롯해 내가 잘 다니는 카페와 대폿집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인들은 걱정이 크다. 정치인들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내가 아는 후배가 이번 4.15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할 여당 후보 선거운동을 할 예정인데 신종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고 불경기가 심해지면 표가 우수수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걱정이 태산이다.

신종 코로나 때문에 술꾼들도 연락을 끊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은 만나던 시인 ㅈ선생과 영화광 ㄱ선생, 사진가 ㅇ선생 등 주변사람들도 술집에서의 청객(請客)을 중지했다. 설상가상으로 ㅈ선생은 감기기운이 있다고 일주일 넘게 집안에서만 칩거 중이다.

놀란 내가 어서 보건소에 가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더니, 그냥 단순한 감기증세이고 발열 등 신종 코로나 증세가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불안해 할까봐 모임에도 안나가고 집에만 웅크리고 있다고 말했다. 만나면 늘 반가운 사람들의 모임인 (사)화성연구회 정기총회도 연기됐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화성행궁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화성행궁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비록 수원에서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수원시의 전염병에 대한 대처는 박수를 보낼 만 하다.

수원시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관련된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처해 큰 호응을 받았다. 이번에도 수원시는 '과잉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나는 신문 사설을 통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보다는 사전에 이루어지는 '과잉대응'이 백번 옳다고 수원시를 칭찬했다.

최근 염태영 시장은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는 무증상 기간에 방문한 장소, 접촉한 사람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질병관리본부가 15번 확진환자(수원 거주)의 동선을 증상 발현 이틀 전부터 확진 판정 시점까지만 공개해(1월 30일~2월 1일)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증상자의 감염증 전파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확진환자는 귀국 시점부터 모든 동선을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염 시장의 주장이다.

이는 백번 옳은 말이다. 기초지자체는 확진환자 동선 공개 권한도, 역학조사 권한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염 시장의 걱정대로 기초지자체에 이러한 권한이 주어지지 않으면 지역사회 감염병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수원시처럼 규모가 큰 기초자치단체에는 역학조사관을 둘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는 말에도 동감한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다섯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가짜 뉴스까지 나돌아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정보는 최대한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어서 빨리 신종 코로나를 극복해 지역 경제가 되살아나고 신종 코로나 감옥에 갇힌 술꾼들도 풀려나왔으면 좋겠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김우영, 코로나, 술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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