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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밤에 더 아름답다!” 수원 화성행궁 야간개장
언론인 김우영
2020-07-06 16:07:28최종 업데이트 : 2020-07-07 09:57:30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밤에 더 아름답다! 수원 화성행궁 야간개장

[공감칼럼] "밤에 더 아름답다!" 수원 화성행궁 야간개장
 

화성행궁 야간개장은 올해 4월 한국관광공사의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각광을 받은 명품 프로그램이다.(사진 포토뱅크)

화성행궁 야간개장은 올해 4월 한국관광공사의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각광을 받은 명품 프로그램이다.(사진 포토뱅크)


저녁 무렵 화성 성안 마을인 행궁동으로 산책을 나섰다. 수원천을 따라 걷다가 팔달문 시장으로 올라서 통닭거리를 통해 행궁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통닭거리와 인근 식당엔 날씨가 좋아서인지 손님들로 제법 흥청거린다.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아 풀이 죽어 있던 지역 상권이 살아나는 듯 하니 다행이다 싶다. 80 넘은 '동네 큰형님'들이 주로 모이는 대폿집도 초저녁부터 왁자지껄 잔칫집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아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내 이웃들이 잘 되면 하다못해 탁배기 한잔이라도 나눠줄 것 아닌가.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 

종각인 여민각을 거쳐 화성행궁 광장으로 들어선다.
그런데 행궁 쪽 분위기가 이상하다. 뭔가 활기가 있다. 안경을 꺼내 쓰고 자세히 보니 7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신풍루 정문이 열려있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입장하고 있다. "무슨 행사를 하나?"하고 혼잣말을 하며 다가가보니 아하, '화성행궁 야간개장'이 시작됐단다. 

화성행궁 야간개장 포토존

화성행궁 야간개장 포토존


화성행궁의 야간개장은  1일 시작돼 10월30일 까지 매주 수~일요일 오후6시(입장마감 오후9시) 부터 9시 30분까지 운영한다는 것이다. 

고민할 것도 없이 입장권을 사서 신풍루를 통과했다. 평일에다가 초저녁인데도 관람객이 제법 많다. 화성행궁의 야경은 비밀스럽고 환상적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된 화령전과 화성행궁의 후원인 미로한정까지 개방했는데 예전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꿈 속 같은 야간경관에 관광객들은 곳곳에서 나직하게 탄성을 터트렸다.

미로한정 가는 길

미로한정 가는 길

 
행궁 곳곳에는 대형 달 모형 등 다양한 빛의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수원시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면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 서비스와 각종 공연도 실시할 예정이라니 기대가 크다. 

화성행궁 야간개장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는데 올해 4월엔 한국관광공사의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각광을 받은 명품 프로그램이다. 

신풍루를 통과하고 좌익문을 지나면서 내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왼쪽에 있는 문으로 향한다. 그 안에 유여택이 있기 때문이다. 유여택 대들보엔 내가 글을 짓고 서예가 윤춘수씨가 글씨를 쓴 상량문이 들어 있다. 그래서인지 내 집처럼 친근하다.

정조대왕 13년(1789) 행궁 복내당 동행각 밖에 세웠는데 처음 이름은 은약헌이라 했으며 그 뒤 정조대왕 20년 지금의 유여택이라 했다. 정조대왕이 승하하자 순조 1년(1800) 화령전이 건립되기 전까지 진영을 이곳에 보관해 왔으며 그 이전 평소에는 수원부사가 이용했다. 

이 의미 있는 건물의 상량문을 감히 내가 쓰게 된 것은 고 심재덕 시장과의 인연 때문이다. 

1989년 당시 수원문화원장이었던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과 고 이종학, 고 김동휘, 고 이승언, 이홍구 선생 등 지역 원로, 문화예술계, 학계, 지역사회단체 대표, 언론계 등 각계에서 모인 42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수원화성행궁 복원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나는 추진위 홍보부장이란 직책을 맡았다. 
대부분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조대왕의 도움이 있었는지 화성행궁은 부활했다. 수원경찰서와 경기도립 수원의료원, 경기도 여성회관 등을 이전시키고, 그 자리에 화성행궁이 중건(重建)됐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이 과정에서 유여택의 상량문을 내가 쓰게 된 것이다. 

화성행궁은 조선시대 최대 규모의 행궁으로 정조대왕께서 수원에 행차하실 때마다 묵곤 하던 곳이지만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의해 의도적으로 파괴됐다. 

이곳에는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과 원대한 개혁정치의 꿈이 숨 쉬고 있다. 은퇴한 뒤엔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려고 했다. 화산릉 행차 때마다 이곳에서 묵었으며 혜경궁 홍씨 회갑연과 수원지역 노인들을 위한 양로연을 마련하기도 했다. 가난한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주고 죽을 끓여줬다.  

정조대왕의 일생을 생각하다가, 심재덕 시장과 얽힌 이런 저런 추억에도 잠겨 화령전도 가보고 미로한정 정자에도 올라갔다. 참 좋다. 수원에 산다는 것이 행복하다. 

도심 속 아름다운 궁궐의 야경과 고즈넉한 분위기, 행궁 곳곳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사진 포토뱅크)

도심 속 아름다운 궁궐의 야경과 고즈넉한 분위기, 행궁 곳곳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사진 포토뱅크)

또 취했다. 행궁의 아름다움에 몽롱해졌고 추억에 흠뻑 젖었다. 그 기분을 이어가기 위해 한잔 마신 생맥주가 두 잔이 되고 서너 잔, 대여섯잔이 되는 바람에.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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