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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수류정 주변 풍광예찬
화홍문, 용연, 방화수류정, 동북포루의 멋스러움
2015-10-07 16:28:29최종 업데이트 : 2015-10-07 16:28:29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햇살이 따스한 오후에 부챗살처럼 퍼지는 분수 사이로 영롱한 무지개가 피었다. 무지개 넘어 7개 수문에도 무지개가 걸렸다. 무지개 위 누각에는 고풍스럽게 '화홍문(華虹門)'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과거 몇 차례의 대홍수 때 화홍문이 무너질 때도 수원시민에 의해 살아남은 현판이니 얼마나 대견한가. 유한지가 예서체로 쓴 것인데 자칫 기교를 부렸다면 속돼 보일 수도 있었지만, 고졸한 아름다움이 있고 풍광이 멋스러워 더 잘 어울리는 글씨이다. 

수원천에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오리들을 보며 수문으로 들어가 보면 수문 홍예의 육중한 모습과 멋스러움이 보인다. 수문 밖에서 홍예를 보면 물가름돌이 보이는데 선단석의 일종으로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부재이다. 홍예와 홍예 사이에 뾰족하게 튀어나온 돌로 물과의 마찰을 최소한으로 해 수문이 받는 압력을 줄이려는 지혜가 엿보이는 시설이다. 

방화수류정 주변 풍광예찬_1
방화수류정 주변 풍광예찬_1

용연의 이무기 머릿돌은 용연에서 넘쳐나는 물을 쉴새없이 뿜어낸다. 용연(龍淵)은 용머리바위와 얽힌 전설을 가지고 있는 연못으로, 용연에서 보는 방화수류정의 경치와 용연에 비치는 동북포루의 경치가 일품이다. 용연을 한 바퀴 돌면서 작은 섬에 있는 소나무 세 그루를 보면 외로운 듯, 서로 의지한 듯, 마치 세한도의 소나무를 보는 듯하다.
용연에서 보는 또 하나의 멋진 풍광은 달뜨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정조대왕이 화성을 축성하고 정한 화성 16경 중에서 추8경의 하나가 용연제월(龍淵霽月)인데, 용연에서 보름달이 뜰 때 보면 동북포루 오른쪽 성곽에서 달이 떠오르는 장관을 볼 수 있으며, 성벽위로 떠오르는 달을 보는 것은 드라마틱한 장면이다.

방화수류정 주변 풍광예찬_2
방화수류정 주변 풍광예찬_2

북암문으로 들어가면서 북암문에도 오성지가 있음을 알게 된다. 오성지는 화공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이며, 장안문, 팔달문 옹성 홍예 위, 동암문과 서남암문 홍예 위에도 설치되어있다.
북암문으로 들어가 방화수류정에 오른다. 서쪽으로는 화홍문, 북동포루, 장안문이 눈 아래로 펼쳐지고 멀리 화성장대의 장쾌한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언덕위에 동북포루가 우뚝 솟아있어 장엄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눈 아래 용연이 시원하게 보인다. 천하의 풍광인 방화수류정에서 시 한수 없었을까? 

정조대왕의 시 한수를 감상해 본다.
歷遍春城日未斜 (역편춘성일미사) / 춘성을 두루 보고도 해가 아직 한창이라
小亭雲物轉晴佳 (소정운물전청가) / 소정의 풍경은 한결 더 맑고 아름다운데
鑾旂慣報參連妙 (난기관보삼연묘) / 난기가 계속 삼련의 적중함을 보고하니
萬柳陰中簇似花 (만류음중족사화) / 수많은 버들 그늘 속에 살촉이 꽃 같구려.

방화수류정 주변 풍광예찬_3
방화수류정 주변 풍광예찬_3

아쉬움을 뒤로하고 언덕 위 동북포루를 향한다. 성벽 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다보면 조그만 비석이 보이고, 비석을 사이에 두고 깃발의 색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석을 중심으로 서쪽은 장용영의 장안위 군사들이 지키던 곳이고, 북쪽의 상징 깃발은 검정색이다. 동쪽으로는 장용영의 창룡위 군사들이 지키던 곳이며, 동쪽의 상징 깃발은 파란색이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언덕이라 깃발이 힘차게 나부낀다.

성벽을 걸으며 깃발의 색깔이 바뀌고 있음을 눈여겨본다면 수원화성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하나 더 알게 되는 것이다. 봉돈 근처에서 창룡위의 파란색과 팔달위의 붉은색 깃발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고, 팔달산 위 서남암문 근처에서 팔달위의 붉은색과 화서위의 흰색 깃발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고, 화서문 옆 북포루 근처에서 화서위의 흰색과 장안위의 검정색 깃발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방화수류정 주변 풍광예찬_4
방화수류정 주변 풍광예찬_4

언덕위에 우뚝 솟아있는 동북포루는 각건대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동북포루는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사방의 시야가 탁 트여있어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풍광이다. '화성성역의궤'에 '동북포루는 각건대(角巾臺)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방화수류정 동쪽 135보 4척 되는 거리에 있다. 지세가 별안간 높아져서 용두를 눌러 굽어보고 있다. 성서에 이르기를, 치성의 위에 지은 집을 포(舖)라 한다고 하였다. 치성에 있는 군사들을 가려 보호하려는 것이다.'
몸을 숨기고 적을 살피기에 최적의 곳이다. 이곳에 각건대란 현판이 있었다고 하는데, 정확히 확인하기가 어렵다.

내일(8일)부터 제52회 수원화성문화제 '4개의 문이 열리다'가 시작된다. 화성행궁, 행궁앞 광장, 연무대, 방화수류정, 장안공원, 수원천 등 수원화성 일원에서 일요일까지 축제가 열린다. 축제에 직접 참여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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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홍문, 용연, 방화수류정, 동북포루, 북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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