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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들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수원 곳곳 돌아보기
2016-04-10 12:44:36최종 업데이트 : 2016-04-10 12:44: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수원의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들_4
수원의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들_4

남문시장, 수원화성 관광특구 특수 누린다

아시는가. 성안마을에는 정조대왕이 화성을 축성할 때부터 조성한 시장이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그러니까 가장 오래된 영동시장을 기점으로 못골종합시장, 미나리광시장, 시민상가, 지동시장, 남문패션1번지, 남문로데오상가, 구천동공구상가, 팔달문시장 등 9개시장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통틀어 남문시장이라는 고유명사로 부른다. 물론 200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대표적 장터는 영동시장이지만 나머지 시장 역시 남문 밖, 성외시장으로 불리며 오랜 세월 속에서 자연스레 형성됐다. 

1980~90년대까지만 해도 영동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대규모 시장터는 인근 화성을 비롯해 용인, 오산, 이천, 여주 등지에서 즐겨 찾는 소비 일번지였다. 시민백화점, 크로바백화점, 수원쇼핑 등... 들어선 연도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백화점을 찾는 사람들로 늘 인산인해였다. 복합 쇼핑몰과 대형백화점, 프랜차이즈 마트 등이 외곽에 들어서던 90년대 말까지만해도 소비는 남문에서 시작해 남문에서 끝날 정도로 오랫동안 영화(榮華)를 장식했다. 

세월이 흘러 남문시장의 존재감이 대폭 줄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시동을 건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급기야는 얼마 전 '수원화성관광특구'로 지정되는 쾌거로 이어졌다. 시작은 정부로부터의 문화마케팅이었지만 시(市)와 시장상인들의 협업이 빚어낸 결과물이었다.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프로그램들을 대폭 진행했다. '재래시장은 불편한 곳, 지저분한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현대적 감각을 이식했다. 

수원에는 전통시장과 문화.먹거리가 많다


9일 오후 봄꽃이 흩날리는 날 팔달문 시장 풍경 스케치에 나선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전통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못골시장은 입구부터 인산인해다. 
아케이드로 들어서기 전 광주리에 이고지고 온 봄나물이 시장상인들이 아닌 할머니들이 좌판을 깔고 흥정에 열심이다. 여리디 여린 쑥, 고들빼기, 냉이, 달래, 열무, 유채, 방풍나물....등 몸에 좋은 싱싱 채소들이 담긴 작은 바구니들이 금방 비어지고 어머님의 두툼한 손에 의해 먹음직스럽게 다시 담긴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를 기다리던 시인 기형도(입 속의 검은 잎- '엄마 걱정' 중에서)의 어머니가 저기 어디쯤 있을 것만 같다.

2008년 '문전성시 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못골 시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시장이 됐다. 그렇고 그런 재래시장이 전국에 허다하지만 이곳은 언제 들러도 활기찬 사람들의 왁자함에 절로 흥이 나고 살맛난다. 같은 품목 혹은 다른 품목의 상가들이 줄을 잇지만 저마다 독특한 색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저질 호객행위는 볼 수 없다. 오직 자율적 거래에 의한 즐거운 탄성만이 들린다. 고객이 다시 찾게 되는 연유이기도 하다.

오가는 사람들의 양손엔 주전부리, 찬거리가 잔뜩 들렸다. 재래시장에 나온 기념인가. 추억을 되돌리게 하는 뻥튀기 가게가 있는 골목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선다. 누룽지, 말린 가래떡, 검은콩 등을 들고 온 이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내 것이 곧 튀겨지기를 기다린다. 아무 생각도 없이 서있던 구경꾼 중 한명은 "퍼엉~"터지는 소리에 자지러지듯 기겁한다. 주위에서 웃고 난리, 풍경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냄새 폴폴 풍긴다. 멋쩍은지 "아이쿠 깜짝이야~ 휴우"하며 슬그머니 옆 방앗간 골목으로 들어가 버린다. 

수원의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들_1
수원의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들_1
수원의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들_2
수원의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들_2

시장과 먹거리 타운이 있어 행복한 화성

정감 있는 봄날의 시장풍경은 이어진다. 매일 9시부터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한 시장가는 길에 '야(夜)시장 풍물'도 조만간 들어설 예정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되지는 않았어도 수원화성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그 여파 때문인지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주말이면 포목점 한복 특화시장인 영동시장을 비롯해 인근 시장 골목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핫 플레이스가 됐다. '먹거리+즐길거리+볼거리'라는 시장의 3요소를 채우면서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한 덕분이다.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몸부림치던 남문패션1번지! 오랜 동안 고민이었다. 쌍벽을 이루며 수원의 쇼핑과 문화 예술 전반에 영향을 미쳤던 수원쇼핑과 크로바 백화점이 침몰하면서 골목도 함께 쇄락을 거듭했다. 변화의 모색은 필연이었지만 반짝거리는 결과물을 얻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다. 과감히 버릴 건 버리고 새로 시작한다는 상인들의 각오 끝에 시끌벅적 난장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직 미미하기는 해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가게들이 분위기 쇄신을 하고 있어 구매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통시장 만의 스토리를 갖춘 9개 시장을 돌다보면 만물상 세상과 마주한다. 정말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게다가 수원화성이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품격이 더해지면서 참 즐거움은 늘어난다. 
또한 시장 가까이에는 지동순대타운과 통닭거리라는 먹거리 타운이 있어서 시장나들이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정조의 이상이자 꿈이던 수원화성 속 영화로움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수원의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들_3
수원의 명소로 손색없는 전통시장들_3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통닭골목을 이제야 찾아왔어요! 정말 맛있어요. 저는 안산에서 왔고요. 제 친구들을 소개할께요. 이 친구는 일본, 저 친구는 스페인.... 한마디로 글로벌한 조합이죠. 하하. 시장 구경을 하고 천변을 따라가면 벽화골목도 나온다고 해서 가 보려고요. 지도를 보면 거리가 꽤 되는 것 같아요. 실제 거리가 먼가요?"
오후5시쯤 통닭거리 입구에 자리한 o통닭집에서 만난 대학생 한모씨가 말했다. '2016년 수원화성방문의 해'를 맞아 찾아온 관광객의 얼굴엔 관광도 하기 전 통닭 맛에 반한 듯 보였다. 옆 탁자에 있던 사람이 밖으로 나가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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