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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향기에 취한 화성행궁 광장
2015-10-27 01:01:18최종 업데이트 : 2015-10-27 01:01:18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미당 서정주는 국화꽃을 누님 같은 꽃이라고 했던가! 고등학교시절 줄곧 외웠던 시의 한 구절이 생각나기도 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길이 국화꽃 전시장으로 나를 이끌었다. 
수원 화성행궁 앞에서는 국화꽃 향기로 가득했다. 오는 23일부터 26일 오늘까지 총 4일간 수원농생명과학고 국화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화성행궁 앞에서 약속이 있어서 왔는데 조금 일찍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국화향기에 취한 화성행궁 광장_1
국화토피어리
 
가을햇살 아래 꽃들은 어떤 꽃은 활짝 피기도 하고 어떤 꽃은 아직 꽃을 머금은 봉오리인 채로 사람들을 맞고 있다. 꽃 향기는 사람들을 손짓하고 가을을 즐기기에 이만한 곳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꽃들은 형상국이라고 해서 토피어리처럼 코끼리, 오리도 만들고 활짝 핀 꽃들은 화분을 같은 꽃끼리 놓아서 연결해 놓은 모양이 참 아름다웠다. 그렇게 연결된 꽃들 사이에서 모양을 구분하고 어떤 모양인지를 찾아내는 것은 관람하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국화꽃은 어떤 꽃은 꽃 한 송이가 크고 웅장한 것이 있는가 하면 작은 꽃들이 모여서 예쁜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 국화꽃을 심어서 모양을 잡아서 나비모양으로 만들기도 하고 우리나라 지도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또 오리모양으로 키우기도 한 화분들이 즐비하고 또 활짝 핀 국화꽃 화분들을 나르는 고등학생들도 볼 수 있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국화꽃에 취해서 저마다 사진 촬영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모양을 닮았는지 찾아보기도 하고 또 독특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꽃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국화향기에 취한 화성행궁 광장_2
국화분재를 구경하시는 어르신
 
국화꽃을 설명하는 판넬도 만들었다. 국화의 역사와 꽃의 종류를 설명하고 있고 꽃의 특징과 국화분재 품종까지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도 전시하고 있었다. 각종 체험부스와 포토존도 마련되었다. 국화꽃의 꽃말은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쾌활함'이라 한다. 

구절초, 개미취, 개쑥부쟁이 등과 같은 들국화 종류들도 우리나라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국화의 한 종류들이다. 대국으로 정성스럽게 키워낸 꽃들도 운치가 있고 멋지지만 야생의 향기를 내뿜으며 자연 그대로 소담스럽게 무리지어 핀 들국화들도 작은 소품들과 함께 자리했다. 

국화를 구경하는 노 신사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피어오르고 정말 그 향기만으로도 사람을 취하게 만들고 저절로 행복한 미소를 짓게 했다. 

국화향기에 취한 화성행궁 광장_3
구경나온 유치원 아이들
 
또 한쪽에는 수원농생명과학고 학생들이 연주회를 하며 국화와 어울리는 노래들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향기에 취하고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소리 또한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약속보다 조금 일찍 나오니 마음이 한결 편하고 여유롭게 나 혼자서 국화꽃을 구경하는 것만 같다. 주위를 둘러보니 유치원에서 아이들 손을 잡고 온 아이들과 선생님들도 보이고 학생들도 많이 있었다. 

서정주가 '국화 옆에서' 라는 시에서 '누님 같은 꽃'이라고 했던 이유는 아마도 철모르는 봄에 피는 꽃이 아니라 추운 겨울을 지나고 봄의 살랑살랑 봄바람도 겪어보고 여름의 뜨거운 태양도 견디며 이제야 제대로 꽃을 피워보리라 라는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본 경험으로 세상을 노래하는 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봄의 소쩍새도 먹구름 속의 천둥도 하나도 두렵지 않은 그 꽃이기에 더욱 그 향기가 진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 누님 같은 편안함과 든든함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른다.

 
국화향기에 취한 화성행궁 광장_4
국화에 대해 정보를 알려주는 판넬
 
41회째 진행되고 있는 국화전시회건만 이번 전시회가 나에게는 처음이라니 지금껏 취재도 많이 다녔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모르는 행사들이 참 많고 알려야 할 일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좋은 국화를 그 동안 키우고 가꾸어 왔을 학생들의 손길이 느껴져서 인지 꽃들이 더욱 탐스럽고 아름다웠다. 누군가에게 행복의 향기를 전해주는 그 학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이 글에 실어 보내고 싶다. 

따사로운 햇살에 벼들은 고개를 숙이고 국화꽃은 향기를 멀리 보내는 가을! 왠지 가을편지라도 쓰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읊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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