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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아름다움을 맞이하네, 영화정 만석공원서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수원 곳곳 돌아보기
2016-03-30 20:40:05최종 업데이트 : 2016-03-30 20:40:0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꽃과 나무가 우거진 만석거의 봄 풍경이 살아난다. 겨우내 얼어있던 살풍경은 봄바람에 자취를 감추고, 찬란한 햇살아래 너른 저수지는 빛난다. 두 척의 배가 띄어지고 어디선가 차례를 기다리던 이들이 정적을 깨고 불쑥 다가설 것만 같다. 신비한 전설속의 현장처럼 느껴지는 이곳의 정체, '화성성역의궤 속 영화정'이다. 

지금으로부터 220여 년 전 축성된 수원화성, 정조대왕은 그 건설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농업과 치수(治水)를 위한 도시기반시설로서 '만석거(萬石渠)'라는 저수지도 조성했다. 광교산에서 발원하여 정자동으로 흘러내리던 진목천의 물을 막아 제방을 쌓은 후 저수지가 만들어졌다. 천 년 만 년 만석의 생산을 축원하면서.
더불어 기품이 돋보이는 정자 '영화정'도 지었다. 
화성축성이 시작되던 해(1793)  한양 남쪽의 중심도시로서 수원을 화성유수부로 승격시켰으며 영화정에서 신·구 유수나 부사 교대식도 거행했다. 

화성의 아름다움을 맞이하네, 영화정 만석공원서_1
찬란한 봄빛에 빛나는 만석공원, 벌써부터 소풍나온 이들이 곳곳에 자리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화성의 아름다움을 맞이하네, 영화정 만석공원서_2
본래의 위치를 알려주는 '만석거' 표지가 수원미술전시관 앞 화단에 있다

'노동과 생산, 운치와 쉼'이라는 다양성을 품고 있는 만석거와 영화정! 이곳의 영화로움은 흐르는 세월 속에서 당대와는 다소 다른 풍경으로 변했다. 여전히 역사성을 띠고는 있지만 이제는 북수원 시민들의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공원으로 더 알려졌다. 
을묘년(1795)에 어머니 혜경궁 홍씨 회갑잔치를 열고, 남은 돈 거금 2만냥을 들여 땅을 개간하고 논까지 사들이고 저수지를 파는 등 화성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조성된 곳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시민들은 일 년 내내 이곳을 찾아 운동을 즐기고 휴식을 취한다. 

그래, 모르면 또 어떠랴. 당시엔 최첨단 시설이던 갑문(閘門)이며 수통(水桶) 등을 설치해 안정적인 농사에 기여했다. 지금이야 농촌진흥청도 서울농과대학도 모두 떠나고 옛이름만 남았지만, 수원이 명실상부 농업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게 바로 정조의 개혁과 애민정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는 걸 여기 만석거와 영화정이 증명하는데 무엇을 더 바라랴.그저 과거의 역사일 뿐이라고, 치부하지만 말아주시라. 정조대왕 덕에 수원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드높이고 있으니. 

수원시는 대왕의 위업을 잇기 위해 '정조대왕 능행차'를 브랜드로 만들어 재현하고 있다. 
정궁이 있는 한양을 떠나 수원화성의 정문격인 장안문으로 들어서기 전 이곳을 경유했다. '장안문 북쪽5리 정도 떨어진 지하동(芝荷洞) 입구 진목정(眞木亭)아래 수리시설로 축조'된 만석거 영화정에 들렀다. 비록 위치가 조금씩 틀어지고 후대의 이야기까지 보태졌지만 그 흔적은 여의교, 여의루, 영화정 등 만석공원 둘레길에 고스란히 남아 수런거린다.

저수지 한가운데의 작은 인공 섬을 바라보며 걷는 사람들, 봄볕 바라기들이 활발하게 오간다. 뚝방 길을 따라 식재된 조화로운 수변식물과 이웃한 작은 공원 속 소나무들이 더없이 푸르르다. 비록 공원 주변에 온통 아파트 고층 건물들이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위치에서나 시야에 걸리는 영화정(迎華亭)의 풍경은 넉넉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화성(華城)의 아름다움을 맞이한다는 영화정 만석거에 왔다면 주변 경관까지 눈에 담을 일이다.  공원과 인접한 송정초등학교 너머에 110리 능행차 길 중 백미라 할 수 있는 '노송(老松)지대'의 원형 '노송 제112호'가 남아있다. 좁디좁은 옛길에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며 매연을 뿜는 통에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위풍당당 자태만은 잃지 않으려는 거송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정조대 경승지 중 한곳이던 노송과 만난 후엔 소나무와 대나무가 많아 자연마을 '솔대'라 불리는 '송죽동 안심마을'에 들르시라. 노송과 인접한 마을로 좁은 골목길마다 아기자기한 벽화와 정원이 일품이다. 2013년 9월 안전자치부 즉, 국가로부터 안심마을로 선정된 마을로 주민이 주인이 되어 살기좋은 마을로 꾸민 흔적이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송도빌라 우주정원'이란 플랜으로 꾸며진 오래된 빌라를 보고 있노라면 시간도 함께 멈춰버리는 듯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된다.

화성의 아름다움을 맞이하네, 영화정 만석공원서_3
노송지대의 위엄을 보여주는 '제112호'가 송정초등학교 인근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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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예쁘고 다정한 솔대마을 '송도빌라 우주정원' 풍경

이외에도 만석거 주변에는 익스트림 스포츠 다목적 공간들이 즐비하고, 인문학 공간인 수원미술전시관, 슬기샘어린이도서관 등 지적 향유의 공간들도 자리해 있다. 여기저기 돌아보다보면 하루 종일 지루할 틈이 없다. 
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단련시키는 에코-힐링의 공간으로 가히 북수원을 대표할만한 명소 중에 명소이다. 이른 아침부터 대포만한 카메라를 든 사진가들이 출사하는 이유겠다. 
2016년 올해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수원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안내해주면 좋을 곳이라고 믿는다.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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