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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것이 똥 아니냐?
해우재를 둘러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신 어머님
2014-06-06 15:57:17최종 업데이트 : 2014-06-06 15:57:1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부여에서 올라오신 어머님이 병원을 다니느라 당분간 수원에서 도시 생활을 하게 되었다. 매일 눈만 뜨면 당신 마음대로 마당이며 텃밭이며 이웃집이며 부여읍내로 볼일을 보러 다니실 수가 있는데 이곳에 와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인다.
하다못해 밖에 한 번 나갈라치면 아파트 동 호수에 현관 비밀번호가 두 번에 걸쳐 짧지 않은 번호숫자와 특수문자까지 외워야할 판이니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가지고 나가야하는 도시생활의 험난함을 경험하며 사시는 요즘이다.

이러다보니 혼자서 어디를 나서보는 것이 아주 큰 일이 되어 버렸다. 갑갑함을 몸소 느끼면서 지내고 계신다. 그래서일까? 시간이 될 때마다 가까운 곳이라도 모시고 나가 바람 한 번 쐬다오고는 하는데 마땅한 곳을 찾아 나서는 것도 어떨 때는 일이다.
화장실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화장실전시관인 해우재를 떠올려본 것도 그래서이다.

저 것이 똥 아니냐?_1
해우재 안을 둘러보는 어머님의 뒷 모습

저 것이 똥 아니냐?_2
어머니의 시선을 잡아 끈 해우재 앞의 조형물의 모습

그리 멀지않고 가볍게 바람 한 번 쏘이며 나들이 삼아 둘러보아도 될 성 싶어서이다. 도착하고서 건물의 외관 앞에 조성되어있는 조형물 앞에 아이들이 오르락내리락 장난감처럼 노는 모습을 보더니 깜짝 놀라신다.
"저 것이 똥 아니냐?" 이곳에서 첫 번째로 어머니 눈에 비친 조형물로 두고두고 기억될 듯하다.
강한 첫인상과 함께 외국 사람들이 둘러보러 온 것이 눈에 띈다. 어머니께서 한 마디 하신다. 
"외국 사람도 구경을 오고 이곳이 유명한 곳인가 보네." 어머니는 한참이나 외국인 가족들이 이리저리 둘러보는 모습이 신기한양 한참을 보다가 안으로 들어섰다.

어머니를 모시고 둘러보면서 아는 한도에서 설명을 곁들였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며느리가 물어보면 대답해주는 것을 좋아하신다. 예전 60-70년대의 화장실의 모습과 농촌 화장실의 모습을 보면서 연신 그 시절 때 겪었던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가 줄줄 새끼줄마냥 이어져 나온다.
재래식 화장실에서부터 인분을 거름으로 사용하는 장면에서는 예전 생각이 많이 나는 모양이다. 사진으로 보여 지는 똥 장군과 똥지게를 보면서 말이다.

저 것이 똥 아니냐?_3
똥장군과 지게 앞에서 어머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지금 살고 계시는 시골집도 1990년대에 새로 지으면서 화장실도 현대식으로 지었고 그전에는 밖에 만들어진 재래식화장실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특이한 외형만큼이나 깨끗하게 관리되어지고 있는 수원 공공화장실에 대한 칭찬과 설명도 산뜻한 칼라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해드렸다.

1층 중앙에 마련된 화장실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분이 계셔서 들어 보았다. 집 안의 중앙에 화장실을 만들어 놓는 독특한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이곳은 평상시 전면 유리를 통해 밖을 감상할 수 있고, 용변을 볼 때는 스위치를 켜면 전면 유리가 불투명 유리로 변해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흥미로운 화장실임을 작동을 해가면서 설명이 이루어진다.
야외에 마련되어 있는 화장실 문화공원을 둘러보았다. 옛날과 오늘날 시대적으로 변천한 변기 모양이 마련되어 있어서 눈길을 끌기도 하고 함께 곁들여 있는 앙증맞은 사람조형물이 재미를 더해 준다.

똥 장군과 지게 앞에서 어머니의 설명이 또 이어진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추억 삼아 이야기를 담아서 풀어 놓으신다. 대형 요강 조형물 앞에서는 예전에 어느 집이나 하나쯤은 있는 요긴한 물건이라며 재미있어 하신다.

이곳 해우재는 주차장이 있을 뿐 아니라 주차 안내를 해주는 분이 계셔서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주차장 옆으로 화장실 문화센터 건립이 한창이다. 올해 안으로 완공이 된다고 하니 그 때쯤이면 더 많은 볼거리 체험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게 된다.

가볍게 둘러본다는 의미에서 나선 나들이길이 적당히 햇볕도 쏘이면서 눈요기 하는 재미와 함께 잘 가꾸어진 해우재 앞마당에서 휴식을 취하며 여유 있게 주변경관을 천천히 눈으로 둘러보는 것도 꽤나 즐거운 시간이 되어 준다. 
초록의 잔디위에서 아이들이 나비와 잠자리를 쫓아 자유롭고 신명나게 뛰어 다니는 모습 또한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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