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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길 생태교를 걷다
‘수원 팔색길’ 이야기
2014-05-16 20:52:05최종 업데이트 : 2014-05-16 20:52:0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여우골이라 불렸던 수원법원 뒷산을 오른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경사가 심해 갈지(之)자의 데크 계단이 만들어져있다. 길옆에는 연분홍의 철쭉이 황홀한 눈길로 바라보는 등산객의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홍조를 뛰며 바람에 실려 하늘거린다. 

여우길 생태교를 걷다  _1
팔색길 탐방 e수원뉴스 시민기자 김연수

동산의 7부 능선을 오르자 철조망이 앞을 막고 있다. 여우길은 철조망을 원망이라도 하듯 오른쪽으로 손짓을 한다. 철조망 안은 수돗물을 저장하고 공급하는 원천 배수장이다. 배수장 위는 야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영통 리틀야구장으로 야구부가 없는 초, 중등 학생들이 방과 후 야구연습을 하는 곳이다. 

여우길 생태교를 걷다  _2
여우길에서 내려다본 호수공원

길옆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내리쬐는 햇볕을 막아 그늘을 만들어준다. 나무들의 싱그러움과 시원한 그늘은 여우길을 걷고 있는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해준다. 함박눈을 머금은 듯 새하얀 자태를 뽐내던 벚나무는 검붉은 버찌를 잉태하고 있어 자연의 신비로움을 일깨운다. 

여우길 4-49길에 이르자 광교산 정상까지 4.96km, 사색 공원이라고 적혀 있다. 공원 이름에 걸맞게 숲과 주변이 조화를 이룬 조용한 길이다. 능선을 따라 옆으로 이어지는 여우길은 골짜기를 이어주는 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다리는 보통 물이 흐르는 곳이나 자동차도로 위에 만들어져 있는데 이곳 다리는 사색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여우길 생태교를 걷다  _3
생태교 갈참나무길

높고 낮은 능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색공원은 걷기 좋은 길임이 분명하다. 4-50길에 들어서자 작은 산속에는 인의적으로 정돈한 것 같은 평지가 나온다. 도로를 내기 위해 산을 깎아 파괴된 자연을 복원시킨 생태교다. 다리 이름은 '갈참나무교'다. 
생태교는 법원 사거리에서 광교신도시로 연결하는 도로를 내기 위해 산허리를 잘라 길을 내고, 잘려진 산에 다리를 놓고 그 위를 흙을 덮어 인공 산을 만든 것이다. 갈참나무라는 다리 이름은 이곳이 갈참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우길 생태교를 걷다  _4
생태교 소나무길

갈참나무 생태교를 지나자 이번에는 '소나무다리'의 이름을 가진 생태교가 나온다. 소나무다리 아주대학교에서 광교신도시의 광교 체육관, 다산 중학교를 이어주는 도로에 설치된 다리다. 이곳도 갈참나무 생태교와 함께 광교신도시로 연결되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 산허리를 잘라 만든 곳이다. 소나무다리는 수원을 대표하는 소나무를 상징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우길은 약간의 경사는 있지만 완만한 산길로 산악자전거 초보자들이 즐겨 찾는 길이다. 기자는 여우길을 탐방하던 중 몇몇 그룹의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을 만났다. 
오르막에서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가는 동호인에게 자전거를 메고 가는 이유를 물었다. "산악자전거 타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비탈진 오르막에서는 무리를 하지 않으려고 자전거를 메고 가기도 한다." 일러주었다. 

4-60길에는 산속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농구와 미니 축구장, 어르신들에게 인기 많은 게이트볼, 국궁장이 현대식 시설로 만들어져 있다. 국궁장에는 철조망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활시위를 당기는 곳은 떨어져 있지만 화살이 날아가는 곳에 산책하는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철조망이 등산객을 보호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월드컵 축구 경기장이 바라보이는 정상에 오르자 6각으로 만들어진 정자가 우뚝 서있다. 흘린 땀을 식히기 위해 정자에 오르자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반겨준다. 정자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곳 또한 '나비잠자리' 생태교다. 
생태교 아래 도로는 월드컵 축구 경기장에서 광교 벤처단지를 이어주는 도로로 광교신도시가 생기기전부터 있었다. 영동고속도로 동수원 IC와 43번 국도를 연결하는 도로를 내기 위해 산을 절개한 곳으로 높이가 수십 미터나 되는 절벽으로 보기에 아찔할 만큼 흉물이던 것을 광교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터널 모형의 생태교가 탄생되었다. 

4-47길에 이르자 연암공원이라는 안내표지가 서 있으며, 왼쪽에 천년 고찰 봉녕사 입구가 있다. 봉녕사는 '대한 불교조계종 용주사 말사다. 고려시대 1208년에 원각국사가 창건하여 성창사라 하였고, 조선시대 1469년 혜각 국사가 중수하여 봉녕사라 하였다. 1971년 묘엄 스님께서 주석하신 이후, 40여 년 동안 비구니 승가교육의 요람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인터넷 봉녕사 소개 발췌)
연암공원을 지나 또 하나의 생태교를 건너게 된다. 반딧불이라 이름 붙여진 다리다. 반딧불이는 수원에 많이 서식하는 곤충으로 여름밤에 움직이는 볕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곳 역시 영동고속도로 동수원 IC와 43번 국도로 산이 잘려 맨살을 들어내고 있었는데 광교신도시 건설과 함께 생태교로 만들어졌다. 

반딧불이 생태교를 건너면 연무 배수장과 경기 지방경찰청이다. 이곳은 좁은 길로 양쪽에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다. 좁은 철조망 길을 벗어나자 경기대학교 교정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경기대학교 정문을 지나 출발했던 광교공원 입구에 도착해 걷기 좋은 여우길 탐방의 여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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