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통닭에 미치고, 순대에 반하고, 날마다 즐거운 수원이 되려면?
2015-10-19 10:05:02최종 업데이트 : 2015-10-19 10:05: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통닭에 미치고, 순대에 반하고, 날마다 즐거운 수원이 되려면?_4
통닭에 미치고, 순대에 반하고, 날마다 즐거운 수원이 되려면?_4

지난 17일 저녁7시 어둠이 거리로 내려앉을 무렵, 수원의 먹거리 명소로 떠오른 '수원통닭거리'는 전날 '통닭에 미치고 맥주에 미치고 축제에 미치고' 축제 시작과 함께 인파로 가득 들어찼다. 올 초 KBS 2TV 다큐3일에 가마솥에 추억과 정이 익어가는 '눈물 반 행복 반, 바삭한 인생'이란 제목을 달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방에 방영되면서 '불금'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 내내 거리는 사람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기 비결은 옛날 가마솥에서 튀겨내는 방식의 추억의 통닭! 동네 곳곳에 자리한 프랜차이즈 고가 치킨 이름이 아닌 저마다 독자적인 이름을 내걸고 푸짐하게 내놓는 프라이드와 양념 통닭을 먹기 위해 몰려든다. 진미, 용성, 장안, 매향 등 덩치가 큰 통닭집들은 유명세를 타면서 어느 집은 고객들이 대기표를 들고 수십미터 꼬리에 꼬리를 잇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그럼에도 진을 친 사람들의 얼굴엔 행복한 기다림이란 미소가 연신 흘러 넘쳤다.

통닭에 미치고, 순대에 반하고, 날마다 즐거운 수원이 되려면?_1
통닭에 미치고, 순대에 반하고, 날마다 즐거운 수원이 되려면?_1
통닭에 미치고, 순대에 반하고, 날마다 즐거운 수원이 되려면?_2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고소하게 튀겨진 통닭 한 마리에 1만4천원, 여기에 서비스로 모래집 혹은 닭발 튀김이 곁들여 나온다. 가격대비 많은 양과 맛의 특별함으로 전국의 맛집 탐방 블러거들이 찾아들면서 거리는 단박에 수원을 대표하는 먹거리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제가 이 장사를 시작한지 올해로 3년째입니다만 축제 첫날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래도 어제는 회사 다니는 큰 아들이 도와줘서 감당해냈는데... 오늘은 우리부부가 힘닿는데 까지만 해야지요. 물론 대목을 놓쳐서 다소 아쉽지만 괜스레 병이라도 나면 더 큰 손실이지요. 욕심 안 부리고 오늘 준비한 닭들만 소비하려 합니다. 위쪽 큰 통닭집들이 사람들로 꽉 찼나봅니다. 우리 집까지 손님들이 밀려온 거보니까요." 달랑 크고 작은 테이블 8개를 놓고 통닭거리 끄트머리에서 통닭을 팔고 있는 70대 노부부는 말이 끝나자마자 커다란 냉장고 문을 열어 보인다. 어제 오늘 주문해 놓은 생닭이 거의 다 팔렸다는 이야기였다.

"사장님 4명인데요. 자리 없나요?"
"가게 밖에라도 의자를 놓아주면 좋겠어요"
동료들과 한자리에 계속 앉아있기가 미안할 정도로 가족단위, 연인들, 친구들이 끊임없이 들어섰지만 자리가 없다는 주인장의 말에 모두들 돌아서야 했다. 주변을 살펴보니 탁자마다 빼곡히 앉은 사람들의 왁자한 소리가 '치맥 파티'의 절정을 향해 가는 중이다.

맑고 투명한 황금색 물결위로 크림색 기포가 입맛을 다시게 한다. 저마다 그 찰나를 즐긴다. 환상궁합 치킨이 맥주와 만난 합성어 '치맥', 우리나라를 넘어 중국대륙까지 돌풍이 불면서 이젠 우리나라가 그 원조가 됐다. 수원통닭거리가 명소의 반열에 오른 이유겠다.

통닭거리와 함께 수원의 먹거리로 순대타운이 있다.. 물론 권선시장 순대거리도 유명하지만. 
어쨌든 요즘 공식적으로 제1회 통닭 거리 축제를 연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 명실공히 수원의 먹거리 양대산맥으로 순대와 통닭이 동시에 자리 잡았다.

"형님! 아무리 유명세를 탔다고는 하지만 지동순대타운도 빨리 축제다운 축제를 열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어쩐지 명성에 비해 약간 주춤한 듯 보여 진다니까요. 오늘 통닭거리 풍경 좀 보세요. 인산인해잖아요. 뭐 이제 찬바람불면 치맥 열풍이 잠잠해지고 뜨끈한 순댓국에 순대철판구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겠지만. 그래도 전통시장 안에 있는 순대타운도 꿍짝 쿵짝 시끄러워야 온기도 넘치고 사람들도 더 찾아오지 않겠어요."
함께 한 동료가 치맥파티에 빠진 거리풍경을 보곤 한마디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중국 '칭다오 맥주축제'와 일본 '삿포로 맥주축제'는 맥주의 본고장 독일 뮌헨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와 체코의 '필스너페스트'와 함께 세계4대 맥주축제로 유명하다. 
2년 전 여름 청도에 갈 일이 있어서 그 현장을 본적이 있는데 실로 어마어마하다. 이 축제에 100만 명이 몰린다니 우리나라 어지간한 지자체 연간 관광객을 능가하는 숫자다.

통닭에 미치고, 순대에 반하고, 날마다 즐거운 수원이 되려면?_3
지동순대타운 내부/사진 하주성 시민기자

서비스산업이 세계적으로 각광받는다.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 이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다. 청도맥주축제는 100년이란 역사가 있기에 가능했지만 아무튼 이곳에서도 우리의 치맥이 선보인다고 한다. 우리시에서도 돌풍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지속가능한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첫째, '치맥거리 원조'라는 상품 만들기다. 그럴려면 우선 차 없는 거리의 확보다. 인근 가구거리가 있어 다소 어렵겠지만 한 블록만이라도 주말만 시행해 보자. 축제란 본디 몸과 마음이 편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둘째, 메뉴의 개발이다. 현재 후라이드와 양념 맛 두 가지 만으로는 곤란하다. 일례로 '부산어묵(삼진어묵)'이 맛의 현대화와 다변화를 꾀하면서 명품 먹거리로 등극하지 않았는가.

지동 순대타운도 마찬가지이다. 맛의 원조만 고집하기에는 시대가 변했다. 몇 가지 맛만 고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맛의 역발상이 더해져야 승산이 있다. 더 큰 시장을 원한다면 말이다. 
통닭에 미치고, 순대에 반하고, 날마다 즐거운 수원이 되려면 지금, 다시 전체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양꼬치엔 칭다오'란 말이 하루 이틀 만에 나온 것이 아니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