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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새 명물 ‘광교 카페거리’ 엿보기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수원 곳곳 돌아보기
2016-06-26 12:11:55최종 업데이트 : 2016-06-26 12:11:5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다!'는 옛 시조의 한자락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어쩜 가장 그리운 말인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사람들의 고생으로 세계경제 12위의 잘사는 나라가 되었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근대화·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산천이 수없이 사라져 갔다.

수원에도 개발이란 논리로 '천지가 개벽'한 땅이 어디 한 두 군데인가. 수원화성이란 성안마을과 함께 문밖마을로 단순히 구분이 되던 시기만 해도 전통적 권위와 경제적 논리의 중심은 당연히 성안마을이었다. 그래서 문밖마을 사람들은 성안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수원의 새 명물 '광교 카페거리' 엿보기_1
수원의 새 명물 '광교 카페거리' 엿보기_1

그러나 1905년 경부선이 매산리를 통과하면서 성밖마을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60년대부터 본격적인 산업화시기를 맞으면서 도심은 점점 거미줄처럼 방사선형으로 퍼져나갔다. 시기에 따라 부침(浮沈)을 경험하면서 도시 곳곳의 흥망성쇠도 나타났지만 2016년 여름 수원의 인구는 125만을 넘어서면서 광역시급 규모로 성장했다. 그중 가장 괄목할만한 곳은 2007년부터 본격 추진 조성된 광교신도시를 꼽을 수 있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빚을 내서라도 이곳에 땅을 사두는 건데 그랬어! 지금처럼 삐까번쩍 번화한 도시로 번창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릴 적 이곳은 전부 논과 밭이었는데....하긴 돈에 대한 개념이 무지했으니, 투자라는 걸 알 리가 있나."
토요일이던 주말 오후, 수원에서 나고 자란 이순(耳順)넘은 형님이 '광교 신도시 카페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한 말이다. 
소설가 김훈이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에서 라면의 탄생을 '장님의 눈뜸과 같았고, 불의 발견과 맞먹을 만했다'고 탄성을 내뱉었듯 광교신도시 역시 그에 버금가는 놀라운 발전으로 그는 혀를 내둘렀다.

광교센트럴 타운, 광교 웰빙타운, 광교 에듀타운, 광교 가람마을, 광교 호반마을, 광교 호수마을 등 이름부터 튀는 빌라들과 엄청난 규모의 아파트단지들은 원천호수와 신대호수라는 양대 호수를 끼고 계획적으로 들어섰다. 광교 카페거리는 두 호수에 당도하기 전 지방하천인 여천을 끼고 형성됐다. 

수원의 새 명물 '광교 카페거리' 엿보기_2
수원의 새 명물 '광교 카페거리' 엿보기_2
수원의 새 명물 '광교 카페거리' 엿보기_3
수원의 새 명물 '광교 카페거리' 엿보기_3

"히야~신도시라 그런가! 뭔가 달라도 완전 다르네요!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이런 풍경을 찾아 볼 수도 없는데. 이것 너무 차별되는 것 아닌가요." 
찬사가 입에서 절로 터지고 휘둥그레진 눈은 한곳에 고정하기가 힘들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지나고 광교신도시라는 입구에 당도해 만난 '고래등 공원'에 조성된 물놀이 공원은 말 그대로 아이들의 천국과 같은 곳이었다. 기존의 마을에선 볼 수없는 최첨단 물놀이공원이었는데 온가족이 바다가 아닌 집근처 공원에서 피서(避暑)를 제대로 즐기고 있었다. 나중에 한군데 더 만나볼 수 있었는데 '물봉선 공원'에서도 아이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캉스패션으로 무장을 하고 물놀이에 빠져 있었다. 엄마와 아빠들은 그늘과 텐트에서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며 즐거워했다.

신도시와 함께 조성된 카페거리는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듯 착각이 들 정도였다. 상가 주택단지형과 주상복합형 건물에 입점한 다양한 카페부터, 밥집, 술집, 공방, 유기농 빵집, 옷가게, 미용실 등이 처처에서 불을 밝히고 영업 중이었는데, 그 흔하디흔한 다국적기업의 상호는 눈을 비비고 찾아도 거의 없었다. 분명 밥집이란 상호에도 불구하고 외관은 모던 건축물이라 고품격이란 뉘앙스를 풍기는가하면, 애견 숍이란 곳 역시 쇼윈도를 통해 본바로는 잘 단장한 여느 카페 저리가라였다. 여천을 끼고 들어선 유럽형 노천카페는 누구라도 커피한잔 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했다. 상호만 다를 뿐 한 집 한 집 모두가 빛나는 미장센을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왜 브런치(brunch)를 먹으러 그곳에 가는지, 하고 많은 공방들 중에 도자기를 굽는 그곳의 젊은 작가를 찾아 가는지, 해거름 즈음이면 손과 손을 잡은 젊은이들이 테라스 점포가 모여 있는 그곳을 찾아가는지.... 그곳, 카페거리에 가보면 알게 된다. 

다만 약간의 흠이라면 주차문제와 문화시설이 부족하다는 것. 저마다 개성을 드러낸 명품 숍과 배치되는 풍경 즉, 자동차가 거리를 점령해 답답하기 그지없다.
수원의 또 다른 랜드마크로 떠오른 '광교 카페거리'의 당면(當面)문제로 지속가능하려면 꼭 해결할 부분이다.

수원의 새 명물 '광교 카페거리' 엿보기_4
광교 카페거리를 알리는 등(燈) 설치미술이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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