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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수원화성 8경을 찾아보자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수원곳곳 돌아보기
2016-11-10 13:20:17최종 업데이트 : 2016-11-10 13:20:1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천년 이상을 지속하고 있는 8경 문화는 북송시대 중국 호남성 장사현 부근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이 만나는 지점의 여덟 절경을 그린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가 그 시원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실경을 바탕으로 탄생한 소상팔경도는 고려시대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구체적인 지명이 제시된 관념 산수화의 대명사가 되었고 조선시대에도 폭넓게 소상8경뿐 아니라 우리 산하의 8경을 그렸다.

안개에 쌓인 산속 마을을 그린 '산시청람(山市晴嵐)', 안개 낀 절의 저녁 종소리인 '연사만종(煙寺晩鍾)', 어촌의 저녁 노을을 그린 '어촌석조(漁村夕照)', 먼 포구로 돌아오는 돛배인 '원포귀범(遠浦歸帆)', 소수와 상강에 내리는 밤비를 그린 '소상야우(瀟湘夜雨)', 동정호에 비친 가을 달을 그린 '동정추월(洞庭秋月)', 모래밭에 내려앉는 기러기 떼를 그린 '평사낙안(平沙落雁)', 저녁 눈 내리는 강과 하늘을 그린 '강천모설(江天暮雪)'이 소상팔경이다.

소상팔경을 군자상이 이상화된 경관으로 완성하려는 사대부들의 의지는 자연의 조화와 질서가 표출된 관념 산수로 자리매김했고 18세기 이후 진경산수, 남종 문인화 작품과 민화, 도자기 등에도 꾸준히 그려졌다. 조선후기에 이르러 진경문화가 확산되면서 우리 강산인 관동팔경, 관서팔경, 단양팔경 등 각 지역의 명승을 그리는 팔경문화로 발전하게 된다.

나만의 수원화성 8경을 찾아보자_1
수원화성 8경, 화홍문, 방화수류정과 용연

수원화성을 측성한 이후 정조대왕은 화성 춘8경과 추8경을 정하는데, 춘8경은 화산의 상서로운 안개인 '화산서애(花山瑞靄)', 버드내에 비갠 후의 아지랑이 낀 경치인 '유천청연(柳川晴烟)', 오교(매향교)에서 꽃을 찾는 경치인 '오교심화(午橋尋花)', 관길야(觀吉野)의 뽕을 보는 것인 '길야관상(吉野觀桑)', 신풍루 앞에서 사일(社日)에 술 먹는 경치인 '신풍사주(新豊社酒)', 대유평(大有坪)에서 농사하는 노래인 '대유농가(大有農歌)', 영화역(迎華驛)에 말을 풀어 놓은 경치인 '화우산구(華郵散駒)', 연꽃 물가에 채일(채색 배)을 띄운 풍경인 '하정범일(荷汀泛鷁)'이다.

추8경은 화홍문 물가에 흰 깁을 편 듯한 경치인 '홍저소련(虹渚素練)', 만석거의 누른 구름을 노래한 '석거황운(石渠黃雲)', 용연의 개인 달 풍경인 '용연제월(龍淵霽月)', 귀암에 도리어 비치는 경치인 '귀암반조(龜巖返照)', 서성 밖에서 화살을 꽂고 사냥하는 경치인 '서성우렵(西城羽獵)', 동장대의 새를 그린 솔(과녁)을 쏘는 경관인 '동대화곡(東臺畵鵠)', 미로한정(未老閒亭)에서 국화를 품평하는 경관인 '한정품국(閒亭品菊)', 화양루(華陽樓)에서 눈을 보는 경관인 '양루상설(陽樓賞雪)'이며 단원 김홍도가 병풍으로 그렸고 현재 한정품국과 미로한정 두 작품만 남아있다. 

나만의 수원화성 8경을 찾아보자_2
수원화성 8경, 동장대 주변, 봉돈과 일자문성

대부분의 8경이 아름다운 풍광을 노래한 것과는 달리 화성 춘8경 추8경은 아름다운 경치와 정조대왕의 정치적 이상이 들어있는 특징이 있다. 수원화성이 축성된 이후 정조대왕의 수원화성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화성의 번영과 발전을 통해 수원 백성들이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길 원하는 소망이 담긴 것이다.

이후 화성 춘8경 추8경은 수원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노래하는 수원8경으로 변해간다. 이원규는 수원지역에 내려오던 수원8경에 대한 자료를 1912년 매일신보에 '수원8경가'로 응모해 당선되었다. 화산두견(花山杜鵑, 화산 숲속에서 슬피우는 두견새 소리), 나각망월(螺角望月, 동북공심돈 위로 뜨는 달맞이), 화홍관창(華虹觀漲, 화홍문 7간 수문에서 쏟아지는 물보라), 남제장류(南堤長柳, 수원천 긴 제방에 늘어진 수양버들), 북지상련(北池賞蓮, 만석거에 핀 아름다운 연꽃), 광교적설(光敎積雪, 광교산 정상에서 산록까지 쌓여있는 흰 눈), 서호낙조(西湖落照, 서호와 여기산에 비치는 저녁노을), 팔달제경(八達霽景, 팔달산 솔숲사이로 불어오는 맑고 시원한 바람)이 수원8경의 원형이 되었다.

나만의 수원화성 8경을 찾아보자_3
수원화성 8경, 화양루 가는 길 용도, 화성장대

오랜 기간 수원화성을 자주 답사하면서 나만이 생각하는 수원화성 8경이 있다. 수원화성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수원화성만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개하기 위하여 8곳을 정한 것인데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수원화성 화홍문부터 동쪽으로 한 바퀴 돌면서 8경을 정했다. 수원을 여행하고 수원화성을 답사하는데 이정표 역할을 했으면 한다.

첫째 화홍문, 수원천에서 화홍문을 바라보면 7간 홍예와 '화홍문(華虹門)'이란 현판글씨의 멋스러움과 화홍문 뒤쪽에서 봐도 홍예는 예술적이다.
둘째 방화수류정과 용연, 방화수류정에 앉아 멀리 능선이 펼쳐진 광교산, 눈앞의 용연, 팔달산의 화성장대, 동북포루를 조망하고 용연에서 방화수류정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풍광은 일품이다.
셋째 동장대 주변, 동장대에서는 동북공심돈, 동북노대, 창룡문에 둘러싸인 넓은 공간을 음미할 줄 알아야 한다.
넷째 봉돈과 일자문성, 일자문성 666보는 동쪽 성곽길의 백미로 포루(鋪樓), 포루(砲樓), 치(雉), 각루(角樓), 봉돈(烽墩) 등 성곽건축물의 아름다운 모습을 안과 밖에서 예찬할 수 있다.

나만의 수원화성 8경을 찾아보자_4
수원화성 8경, 서북각루, 서북공심돈과 화서문

다섯째 화양루 가는 길 용도, 수원화성에서 가장 고즈넉한 길이며 솔향기 맡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좋은 사람과 걸어도 좋고, 친구와 걸어도 좋고, 연인과 걸어도 좋다. 특히 수원화성에서 데이트를 하려면 꼭 이 길을 걸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여섯째 화성장대, 수원화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수원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사방 백리가 일망무제로 펼쳐져 드라마틱하고 장쾌한 풍광이 이어지며 정조대왕의 화성장대(華城將臺)란 현판글씨에서 기를 받을 수 있다.
일곱째 서북각루, 서북각루에서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숙지산의 역할, 북쪽으로 펼쳐졌던 대유평을 상기하고 성 밖에서는 은빛 물결을 이루는 억새 숲을 감상하고 억새 숲 뒤로 우뚝 솟아 늠늠한 서북각루가 아름답다.
여덟째 서북공심돈과 화서문, 두 건축물은 축성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서로 가까이에서 보듬고 있어 별도의 건물 이라기보다는 한 쌍의 건축물처럼 보인다.

수원화성을 답사할 때는 맹목적으로 운동하듯 돌아볼게 아니라 그림을 보듯 천천히 둘러봐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문화재는 제대로 봐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수원화성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억새 숲 출렁이는 서북각루, 단풍이 곱게 든 팔달산의 화성장대, 용도 길을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걸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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