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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8경' 찾아가는 여행 어때요?
2017-03-24 11:40:05최종 업데이트 : 2017-03-24 11:40:05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주역(周易)이란 책에는 동양의 우주관과 철학적 사유체계가 집대성 되어 있다. 1, 3, 5, 7, 9 다섯 숫자는 하늘에 해당하고 2, 4, 6, 8, 10 다섯 숫자는 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며 팔괘를 통해 세상 만물과 인간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려고 한다. 이 숫자 중에서 8은 수학에서는 신비한 피보나치 수(數)이기도 하고 8경 문화를 대변하기도 하고 수원에서는 팔달산, 팔달문, 사통팔달, 수원8경에 8이란 숫자가 등장한다.

수원화성을 축성(1794-1796)하고 나서 정조대왕(조선의 22대 왕, 1752-1800)은 신료들과 화성의 춘8경과 추8경을 정하게 된다. 정조대왕이 생각한 8경에는 신도시로 건설한 화성의 아름다운 경치 뿐 아니라 애민정신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인 이상과 화성의 번영과 발전을 기원하는 소망이 담겨있기도 하다.

'수원8경' 찾아가는 여행
수원8경 중 제1경과 2경의 공간적 배경인 화산과 용연

춘8경은 '화산서애(花山瑞靄, 화산의 상서로운 안개)', '유천청연(柳川晴烟, 버드내에 비갠 후의 아지랑이 낀 경치)', '오교심화(午橋尋花, 오교, 즉 매향교에서 꽃을 찾는 경치)', '길야관상(吉野觀桑, 관길야의 뽕나무를 보는 것)', '신풍사주(新豊社酒, 신풍루 앞에서 사일(社日)에 술 먹는 경치)', '대유농가(大有農歌, 대유평에서 농사하는 노래)', '화우산구(華郵散駒, 영화역에 말을 풀어 놓은 경치)', '하정범일(荷汀泛鷁, 연꽃 물가에 채색 배를 띄운 풍경)'이다.

추8경은 '홍저소련(虹渚素練, 화홍문 물가에 흰 깁을 편 듯 한 경치)', '석거황운(石渠黃雲, 만석거의 누른 구름을 노래)', '용연제월(龍淵霽月, 용연의 개인 달 풍경)', '귀암반조(龜巖返照, 귀암에 도리어 비치는 경치)', '서성우렵(西城羽獵, 서성 밖에서 화살을 꽂고 사냥하는 경치)', '동대화곡(東臺畵鵠, 동장대의 새를 그린 과녁을 쏘는 경관)', '한정품국(閒亭品菊, 미로한정에서 국화를 품평하는 경관)', '양루상설(陽樓賞雪, 화양루에서 눈을 보는 경관)'이다. 

화성 춘8경과 추8경은 단원 김홍도가 병풍으로 그렸는데 현재 한정품국과 미로한정 두 작품만 남아있다. 춘8경 추8경은 10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수원8경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원규의 '수원8경가'가 1912년 매일신보에 실린 게 20세기 최초의 기록이다. 수원은 1793년 화성유수부가 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화성이란 공식 명칭보다는 수원이란 명칭을 즐겨 사용한 것을 문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원8경의 특징은 정조대왕 당시의 화성 춘8경 추8경을 이어받으면서 추상적인 내용은 빠지고 일부 명칭이 변경되고 수원의 아름다운 경관이 추가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수원8경의 현장을 찾아 그 경관에 녹아있는 역사적인 스토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수원8경' 찾아가는 여행 어때요?_2
수원8경 중 제3경과 4경의 공간적 배경인 화홍문과 수원천

화성 춘8경, 수원8경 첫 번째 경관의 공간적 배경은 융건릉이 있는 화산이다. 정조대왕이 아버지의 묘가 있는 화산의 상서로운 안개를 제1경으로 봤듯이 수원8경 제1경도 화산두견(花山杜鵑)이다. 현재 이곳이 수원이 아닌 화성시에 있지만 정조대왕과 사도세자의 상징성으로 봤을 때 타당하다고 보이며, 조만간 화산 숲에 진달래꽃이 피면 슬피 우는 두견새 소리만큼이나 정조대왕의 아버지에 대한 애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곳이다. 소나무가 울창한 화산 숲을 걸으며 두견새 소리를 들어보자. 정조대왕 당시의 화산서애가 화산두견으로 바뀌었다. 

수원8경 제2경은 용지대월(龍池待月), 또는 나각망월(螺角望月)이다. 나각은 동북공심돈의 다른 이름이며 방화수류정에 앉아서 혹은 용연 서쪽에서 동북공심돈 위로 떠오르는 달을 보는 경관이다. 동북공심돈 근처로 보름달이 떠오르면 유선형의 동북공심돈과 달은 한 폭의 그림과 같이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준다. 보름달이 뜨는 밤에 용연을 찾아가면 꿈같은 풍광을 볼 수 있다. 정조대왕 당시의 용연제월이 용지대월, 나각망월로 바뀌었다. 

'수원8경' 찾아가는 여행 어때요?_3
수원8경 중 제5경과 6경의 공간적 배경인 만석거와 광교산

수원8경 제3경은 화홍관창(華虹觀漲)이다. 쉽게 볼 수 없는 경관이지만 화홍문 7간 수문에서 쏟아지는 폭포수 같은 물길을 상상해보자. 수원천 상류 지역에 비가 많이 내려야 볼 수 있고 홍저소련이 화홍관창으로 바뀐 것이다. 
수원8경 제4경은 남제장류(南堤長柳)이다. 수원천 긴 제방에 늘어진 수양버들을 보는 경관인데 개천이 정비되고 버드나무도 많지 않아 정조대왕 당시의 운치 있는 경관은 아닌 것 같다. 유천청연이 남제장류로 바뀌었다.

수원8경 제5경은 만석거에 핀 아름다운 연꽃 경관인 북지상련(北池賞蓮)이다. 만석거 옆에 있던 영화정과 함께 조선의 시인 묵객들의 찬사를 받던 풍광이었다. 박윤묵은 '형세 빼어난 이름난 정자 몇 해 동안 전해지고 만 줄기 고운 연꽃이 되어 있구나. 옥정과 전당을 나는 모르지만 이곳의 푸른 물결 붉은 비단은 아름답다 할 만하네.'라 노래했다. 만석거는 언제나 시민들이 즐겨찾는 공원이며 연꽃이 필 때면 더욱 사랑받는 곳이다.

수원8경 제6경인 광교적설(光敎積雪)은 광교산에 눈이 내린 풍경이다. 수원의 진산이면서 수원천의 발원지인 광교산은 시내에서 가까이 있고 교통이 편리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오르는 산이다. 광교산은 20세기 들어와 수원8경으로 등장했는데 광교산이 어찌 겨울에만 아름답겠는가. 사시사철 아름다운 명산이다. 

'수원8경' 찾아가는 여행 어때요?_4
수원8경 중 제7경과 8경의 공간적 배경인 서호와 팔달산

수원8경 제7경인 서호낙조(西湖落照)는 서호인 축만제에서  여기산으로 넘어가는 일몰을 보는 경관이다. 이 또한 20세기에 등장한 명소로 수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볼 수 있는 현장이다. 
수원8경 제8경인 팔달청람(八達晴嵐), 팔달제경(八達霽景)은 팔달산 소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맑고 시원한 바람과 경관을 말하는데 화양루 가는 길인 용도를 걸으면 그윽한 솔향이 영혼까지 맑게 해준다. 수원화성에서 가장 운치 있고 멋이 있는 길이다.

봄에는 진달래꽃이 활짝 피고 소나무 숲에서 맑은 기운이 생동하는 화산 숲과 팔단산 용도를 걸어야하고, 여름에는 연꽃이 고운 만석거와 수원천을 걸어야 한다. 해가 질 때면 서호에 가서 낙조를 봐야하고 보름달이 뜰 때면 용연으로 달려가야 한다. 비가 쏟아지면 화홍문으로 가야하고 겨울에는 광교산을 봐야 수원8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수원 역사의 현장인 수원8경을 찾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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