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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수원여행, 해우재
화장실도 최고의 관광상품이 되는 화장실문화 메카 수원시
2017-04-11 16:47:02최종 업데이트 : 2017-04-11 16:47:02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어린 시절 시골에 살 때 대문 밖에 넓은 마당이 있었고 마당 밖으로는 논과 밭이 있었다. 여름날 밤이면 멍석을 깔아놓고 마당 한켠에는 모깃불을 피우고 감자나 옥수수를 먹으며 누워서 별을 헤며 더위를 잊었다. 주위에는 작은 불빛 하나 없어 캄캄했고 이따금씩 별똥별도 볼 수 있었고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는 너무도 맑고 투명해서 쏟아질 듯 보이던 때였다. 

마당 밖 숲에는 반딧불이가 날아다녔는데 촛불만큼이나 밝아보였다. 마당 밖 어둠속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는 교향악과도 같은 아름다운 울림이 있었다. 가까운 논에서는 개구리, 맹꽁이 울음소리, 멀리 산에서는 소쩍새 울음소리가 밤새 들렸다. 어린 시절 고향을 추억하며 떠오르는 모습은 언제나 정겹다. 

해우재 화장실 박물관
해우재 화장실 박물관

집에서 가장 먼 마당 끝에는 화장실이 있었다. 널빤지 두 개를 발로 밟고 볼일을 봐야했고 똥 덩이가 떨어지면 똥물이 튀어 오르기 때문에 똥 덩이가 떨어지기 전에 널빤지 옆으로 잽싸게 이동을 해야 했다. 전기가 들어오기 전이라 밤이면 등불을 가지고 가야 했지만 화장실 가는 게 너무 무서워 밤에는 갈 수가 없었다. 화장실에 가면 무슨 귀신이 나온다는 둥,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냄새나고 불결해서 집에서 가장 멀리 있던 화장실이 집안으로 들어온 것은 주거문화에 있어 혁명에 가까운 일이다. 유적을 발굴할 때 화장실의 형태를 살펴 문명의 발달상황을 알 수 있고, 오늘날 선진국 일수록 화장실이 깨끗한데 공중화장실의 청결 여부가 그 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대변하게 된 것이다. 빅토르 위고의 '인간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해우재 야외 화장실 문화공원
해우재 야외 화장실 문화공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이 있는 도시는 어디일까. 2002년 월드컵 경기 유치활동을 하던 중 화장실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96년 수원시는 모든 공중화장실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로 만들 것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화장실문화운동에 매진하였다.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사업은 화장실이 더 이상 배설만을 위한 불결한 공간이 아니라 사색과 휴식, 전시와 만남 등 에너지 재충전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중심에 있던 인물이 바로 '미스터 토일렛(Mr. Toilet)'이라 불리는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다. 화장실문화운동은 1990년대 후반 수원에서 시작되어 국내외적으로 널리 퍼져나간 인류의 문화개선 운동이다.

해우재 야외 화장실 문화공원
해우재 야외 화장실 문화공원

수원시 화장실문화 전시관을 해우재(解憂齋)라고 했는데 사찰에서 화장실을 일컫는 해우소에서 비롯되었고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이다. 심재덕은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을 기념하고 세계인에게 화장실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2007년 자신의 집을 변기 모양으로 새롭게 짓고 해우재라 하였다. 수원시는 2010년 해우재를 화장실문화 전시관으로 전환하였고 2012년 화장실문화공원을 개장하였으며 2015년 전시, 체험, 교육 등의 기능을 갖춘 해우재 문화센터를 개관하면서 수원시가 명실상부한 세계 화장실문화의 메카가 되었다.

1층 상설전시실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화장실문화와 관련된 국내외 화장실 자료가 전시되어있고 2층에는 화장실과 관련된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볼 수 있는 기획전시실로 운영된다. 야외에 있는 화장실 문화공원은 삼국시대에 사용하던 변기와 화장실 모형, 조선시대 궁중에서 쓰던 이동식 변기인 매화틀 등 우리나라 변기 변천사와 고대 로마의 수세식 변기와 중세 유럽의 걸상식 변기부터 현대까지 서양 변기 변천사를 보여주는 모형이 설치되어 동서양 화장실 변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해우재 야외 화장실 문화공원
해우재 야외 화장실 문화공원

세계 화장실문화를 선도하는 수원에서 공중화장실만을 찾아다니며 화장실문화를 배워가고 있다. 변소, 뒷간, 측간, 정방, 해우소, 북수간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다가 화장실이란 우아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단순한 명칭의 변경뿐 아니라 주거문화의 변화를 가져왔고 현대에 화장실문화운동에 이르렀다.  

수원에는 디자인이 아름답고 쾌적하며 이름이 예쁜 공중화장실이 많다. 더 이상 불결하지 않고 문화가 있는 공간이지만 사용하는 사람의 문화적 수준에 따라 화장실의 격이 달라질 것이다. 
친구와 함께 광교산 등산을 약속하면서 "토요일 오전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서 만나자." 한다. 화장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만남의 공간이 된 것이다. 수원에서만이 할 수 있는 화장실을 찾아다니는 여행이 가능한 것이다.

해우재, 해우재 문화센터, 수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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