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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천, 구간별 매혹 포인트 찾기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수원 곳곳 돌아보기
2016-06-30 13:20:58최종 업데이트 : 2016-06-30 13:20:58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는 수원천(水原川)은 광교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다. 아주 오래전부터 남쪽 광교저수지를 경유해서 도심으로 들어오는데, 첫 수문인 북수문(화홍문)과 더불어 방화수류정 용연의 물길은 지극히 아름다워 수원8경 중 한곳으로 꼽혀 일 년 내내 사람들을 끌어 들인다. 이곳을 통과한 물은 9간수문의 남수문으로 내달려 수원사람들의 삶과 조우하고는 황구지천을 지나 거대한 바다 서해로 나간다. 

수원천은 그렇게, 수원사람들의 삶의 궤를 함께 했다. 정조의 도시로 화성(華城)축성이 이뤄진 후 몇 차례 큰 홍수를 겪었고 식민지 근현대며 한국전쟁, 산업화·근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제길로 흘렀다. 
그 중심엔 수원화성과 수원천을 사랑하는 수많은 시민들도 함께 있었다. 교통 편의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요구에 의해 잠시 시멘트로 덮였던 적도 있었지만 이내 걷혔다. 그리고 지난 1927년 홍수로 사라진 미복원 시설이었던 화성성곽 남쪽 수문인 남수문도 2012년에 복원되면서 완전한 모습으르 되찾아가고 있다.

수원천, 구간별 매혹 포인트 찾기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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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교 북측과 남쪽의 풍경이 완전 다르다. 즐거움이 매번 다르다는 말씀!

본격적인 여름햇살이 땅으로 바짝 내려오면서 이즈음 과일가게 앞은 온통 무르익은 달콤한 과일향기 뿐이다. 이뿐인가. 산천은 짙은 녹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녹음방초(綠陰芳草) 우거진 여름의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본격적인 장마를 앞두고 단기간 비가 내리고 멈추기를 반복하는 동안 수원 천변의 수초들도 우쭐우쭐 자랐다. 70년대 장발족 단속을 피해다니면서도 당당했던 더벅머리 청춘들처럼. 생명의 역동적인 기운이 숲과 천변을 점령했다. 

그 나름대로, 저마다 멋들어진 자연풍경들로 채워진 수원천이다. 지난 주말 매향교에서 북쪽 화홍문까지 천변 풀들은 장발 단속 경찰관에게 걸렸는지 머리를 말끔히 깎았다. 반대로 남수문 쪽으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맑고 푸른 하늘아래 놓여 있었다. 창천(蒼天)은 망망대해 푸른 바다를 연상시켰고, 암녹색 천변 길은 하늘과의 접점에 닿아 있었다.
화성축성 후 '오교심화(午橋尋花 매화나무 속 봄철 꽃놀이, '오교'는 매향교의 다른 이름)'라는 춘8경의 장소로 각광받은 역사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이처럼 수원천은 구간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햇살이 내리칠 때, 부슬부슬 비가 내릴 때, 계절마다 다른 옷으로 바꿔 입을 때.... 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석(朝夕)으로 경치는 완전 다르게 나타난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수원화성 탐방에 나서면서 도심 한가운데 오교를 중심으로 수원천을 접하는 것으로 끝마치는데 이게 다가 아니라는 말씀이다.
광교저수지에서 남쪽 천변을 따라 걷다보면 북수문에 당도하기 전 천변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또 매교를 지나는 구간인 상류천과 하류천의 풍치(風致)도 역시 완전 달라 걷는 참 재미가 남다르다.

수질도 좋아 걷기에는 안성맞춤인데 오리 가족, 백로 등과 만날 때는 잠시 멈춰 그녀석들과 교감을 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물론 걷다가 쉼도 청할 겸 샛길로 벗어나도 좋다. 천변을 따라 늘어선 집들 가운데 도심 같지 않은 시골의 정겨운 풍경도 푸근하다. 
도심과 천변이 어우러진 노을저녁의 빛들, 혹은 이른 새벽의 호젓함, 우중(雨中)의 내밀함...수원천에서는 이런 다양함을 맛볼 수 있다.

수원천, 구간별 매혹 포인트 찾기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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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저수지를 지나 연무동에 이르면 이처럼 또다른 수원천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간간이 샛길로 빠져 타인들의 정원을 엿보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이다

수원에는 수원화성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수원천을 걸으면 안다. 아무리 들어도 한번 보는 것만 못하다고 하니 수원화성의 중심 천변 말고 광교저수지 바로 아래 연무동을 끼고 흐르는 천변 혹은, 매교 지나는 천변 쪽도 느긋하게 걸어보시라. 냇물이 나를 따라 나서며 지나온 역사를 언외언(言外言)으로 말할 것이다.
물고기와 백로가 사는 초록 세상 수원천, 구간별로 색다른 매력이 있어 매일 만나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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