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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수동 시민농장엔 언제나 이야기가 피어난다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수원 곳곳 돌아보기
2016-07-18 15:41:05최종 업데이트 : 2016-07-18 15:41:0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인류의 역사는 농업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적어도 산업화가 진행되던 시기까지만 하더라도. 팽창할 대로 거대해진 도심, 어느 날부터인가 인간은 안전한 먹거리를 생각하고, 건강과 여유를 가져야 함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런 곳이 수원시내에 있다. 단언컨대 이곳에 가면 사무적인 사람도 감성인이 된다. 특히 적자생존의 무시무시한 현대사회에 극심한 피로를 느낀 사람들을 가만히 품안에 안아준다. 

2013년부터 전체면적 10만평에 가까운 농지를 수원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해 수원의 명품 자연공간으로 소문난 '당수동 시민농장(권선구 당수동 434)'이야기다. 시민농장은 고색동, 천천동, 평리동과 함께 당수동에서 수원시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데 그중 당수동 시민농장은 아기자기한 텃밭들과 함께 뛰어난 주변 경관 조성으로 수원의 명소, 걷고 싶은 길로 자리 잡았다. 

초행길이라면 길이 다소 헷갈려 대중교통(수원역에서 버스 13-5)을 이용하는 게 좋겠다. 조금 돌아가는 게 흠이지만 농장 입구에서 하차해 바로 입구로 들어가기 때문에 주차걱정도 덜 수 있다. 찾아간 날이 장날이라고 일요일이던 17일 때마침 '다래기 장터'가 열려 농장 한가운데에서 누구네 집 잔치가 열린 것처럼 왁자지껄했다. 도시농업 문화 확산과 지역경제 활성화란 슬로건으로 당수동 옛 지명인 '다래기 마을' 이름을 붙여 정겨운 축제를 열고 있었다.

당수동 시민농장엔 언제나 이야기가 피어난다_1
지천으로 핀 개망초꽃밭
당수동 시민농장엔 언제나 이야기가 피어난다_2
당수동 시민농장엔 언제나 이야기가 피어난다_2

계절별 꽃들이 지천인 풍경 "장관이네!"

봄이면 청보리밭 사이길이, 여름이면 금빛물결 금계국에 이어 그윽한 연꽃의 향연이, 가을이면 코스모스 향기로 인해 행복에 겨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지금은 끝 모를 해바라기 무리와 개망초가 드넓은 평원에 가득 피어 황홀지경이다. 아침마다 경쟁적으로 터져 나오는 봉우리들, 홍련과 백련까지 농장 한가운데를 훤히 밝히면서 얼마 전 '여름 속 수원의 명소 10경'에 뽑힌 것이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천개 손을 뻗어/ 만개 꽃을 피우더니...'로 시작되는 정수자 시인의 '연밥'을 찍으려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들도 풍경으로 만드는 연꽃 세상이 아름답다. 작디작은 꽃송이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 개망초 군락지에서 한껏 폼을 잡는 연인들도 사랑스럽다. 
때를 앞당겨 핀 노란색, 주황색, 빨강색의 코스모스는 강아지풀과 금계국의 텃새에도 굴하지 않고 제일 앞자리에 자리한 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잠시 농심(農心)으로 돌아가 보길

이곳에선 현대인들의 우울함은 찾아볼 수 없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고향의 아름다운 정취, 농촌풍경이 이곳에 있다. 시민농장 주인들이 부지런하게 일군 알뜰살뜰 채마밭이 구획별로 단정히 가꿔져 객을 맞는다. 
도시인들에겐 꿈의 텃밭이다. 보통 넓이 10평에 방울토마토, 고추, 더덕, 감자, 고구마, 갖은 쌈 채소, 호박, 우엉, 오이, 도라지, 돼지감자...셈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작물이 우쭐우쭐 자라나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 힐링이 된다.

초보 도시 농부인 듯 보이는 텃밭은 어쩐지 힘이 들어 보이는 게 단박에 눈에 띈다. 내년쯤이면 이번보다는 훨씬 실한 작물을 거둘 것이다. 역시나 노련해 보이는 노인들이 가꾸는 텃밭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걸음 소리에 자란다는 걸 느낀다. 농장은 아침나절 내린 여름비를 흠뻑 빨아들이며 싱싱한 자태를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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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들이 정성껏 가꾼 텃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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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꽃밭
  
'다래기 장터'에 쏟아진 신토불이 먹거리

당수동 시민농장은 수원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자연과의 교감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수원시가 유휴지와 미활용국유지를 시민들에게 돌린 덕분에 지금의 자연 공간으로 각광받을 수 있었다. 첫해 그린농업축제를 시작으로 금계국· 연꽃 축제, 다래기 장터, 자연과 함께 하는 사진전 등 모두가 친환경 생태도시의 맥을 잇는 축제로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변별력 떨어지는 축제가 아니다. 인디밴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신토불이 농산물, 꽃과 나무, 꿀, 약초, 직접 만든 먹거리가 사람들을 맞는다.

2천개가 넘게 분양된 텃밭들과 너른 들판에 핀 계절 꽃들이 풍광을 자랑하는 가운데 다래기 장터의 건전함이 곳곳으로 퍼진다. 사방 어느 곳이든지 간에 카메라만 들이밀면 작품이 된다. 전체 풍경을 접하기 까지 넉넉잡아 두 시간이면 족하다. 알맞게 설치된 그네의자나 원두막정자에 들러 쉬며 놀며 걷다보면 좀 더 소요되겠지만. 소달구지 벽화처럼 시골향기가 풀풀 날리는 포토 존도 있으니 잊지 마시길. 

* 올해 다래기 장터는 9월25일과 10월16일 두 차례 더 진행된다. 가본 사람은 엄지를 척하고 치켜세울 정도로 축제마당이 모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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