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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개막작, '수원연극축제' 시민들 몰입
치밀한 기획과 무대장치로 수준급 연극 보여
2015-05-02 10:56:43최종 업데이트 : 2015-05-02 10:56:43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기자

성공적인 개막작, '수원연극축제' 시민들 몰입_1
완성도 높은 무대에 몰입한 관객들

신록의 5월 첫날, 올해로 19회를 맞는 세계적인 연극축제 '수원연극축제' 개막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행궁광장은 북적일거란 예상과 달리 다소 한산해 보였다.
지난해와 달리 신풍루 앞 광장 중앙에 설치됐던 거대한 무대는 오른쪽 측면에 다소 축소설치되었고 무대 중앙의 대형 스크린은 물론 무대위 배우들의 표정과 땀방울까지 클로즈업하여 보여주던 좌우의 스크린도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의 흥을 돋구던 먹거리도 보이지 않았고 어린이들에게 깨알재미를 주던 체험부스도 보이지 않았다.

이 모든 무대배치와 각종 먹거리, 체험 부스설치를 배제한 것이 불필요한 시선을 차단해 제대로된 연극에 집중력을 높이고자 의도된 기획이었음을 깨닫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안데르센의 생애와 대표작 다룬 무대 돋보여

우리나라 연극계에서는 이미 30년이란 역사를 자랑하는 연희단 거리패의 '안데르센'이란 연극의 시작도 한사람의 무언극으로 조용히 시작되었으니 "개막작으로는 너무 조용하잖아. 관중들의 시선을 흥분의 도가니로 끌어모으기에 스케일이 너무 작네."하는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꿈과 사랑을 담은 한 소년 '안데르센'의 아름다운 생애에 푹 빠져들게 했다.
"넌 작가가 되기엔 문법학교에서 철자법이나 먼저 배워야겠군. 더구나 배우가 되기엔 너무 못생겼고말야."
"못생겼다고 꿈조차 꾸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인가요? 세상의 사람들 중엔, 배우들 중엔 못생긴 사람이 더 많아요. 그러나 인간은 모두 스스로 잘난 맛에 사는 거라구요. 오히려 꽃미남이라고 하는 배우들은 그 잘생긴 얼굴 덕에 평생 영혼을 팔고 사는 불쌍한 사람이예요. 나는 못생겼지만 꿈을 갖고 있어요. 나는 못생겼지만 할수 있어요."
열네살 소년 안데르센이 배우의 꿈을 안고  코펜하겐의 극장 감독을 찾아가 푸대접을 받으며 주고받는 대화는 이 시대의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으며 외모보다 건강한 영혼의 꿈이 더 큰 가치가 있음을 시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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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치밀한 기획이 돋보인 연극의 한장면

뒤이어 펼쳐진 옴니버스식 몽상극은 안데르센의 대표작인 '미운오리새끼', '쓸모없는 여자', '길동무', '인어공주', '성냥팔이소녀와 놋쇠병정' 등 5편의 동화들이 환상적인 무대 조명아래 펼쳐졌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손인형에서 대형인형극, 뮤지컬, 무언극, 퍼포먼스까지 치밀한 조명과 무대소품 등 연극무대에서 보여줄수 있는 최대의 모든 방법들이 동원된 이번 무대는 가히 연극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수원시장과 시의회의장 깜짝 카메오 출연

막이 닫히고 무대위의 배우들이 인사를 나오자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멋진 무대에 감사를 전했다. 무대 위에는 25명의 배우들이 아직 땀에 젖은 채 인사를 했다. 25명의 배우지만 5편의 작품이 올려진 무대에서 그들이 보여준 배역은 1인 4~6역을 맡아 열연했다. 평균 10년 이상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라고 한다.

앗! 그런데 그 배우들 중에 낯익은 얼굴이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언제 배우로 나왔었던가?  그  옆에는 김진우 수원시의회의장이 아닌가?
그렇다. 내 눈을 의심할 것 없이 두분이 작품속  '성냥팔이 소녀와 놋쇠병정'에서 카메오로 깜짝 출연했다고 한다. 개막식에 시장님이 이렇게 등장하실 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터라 광장에서는 탄성이 새어나왔다.

엄마 손을 잡고 봄밤 나들이를 나온 초등3학년 어린이는 끝까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지켜보더니 "영화와 책으로만 보던 동화들을 사람들이 직접 무대에서 온몸으로 보여주는 건 처음 봐요. 신기하고 더 재미있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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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위의 배우로 깜짝 출연한 염태영시장과 김진우의장

 '안데르센' 이윤주 연출가의 유작이었다고?

영원한 우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이 무대뒤로 내려가고 무대뒤에서는 각자 안데르센의 동화속 인물들로 분장했던 배우들이 각자 제자리의 일상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느라 분주했다. 그곳에서 김미숙 배우장을 만났다.
배우로 살아온지 20년이라는 그녀에게 유연한 당당함이 느껴졌다. 이번 연극이 개막작으로 공연되기까지의 과정과 소감을 묻자 그녀의 입에서 심장을 쿵 내리치는 대답이 나온다.

"이번 작품은 이윤주 연출가의 유작으로 오늘 공연이 지난 4월 14일,그분이 돌아가시고 첫번째 공연이예요. 이 작품의 연출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셨어요. 이윤택님이 쓰신 극본을 이윤주 연출가가 '아시아 아동청소년 패스티발' 출품작으로 무대에 올린 것을  김철리 예술감독님이 보시고 좋은 작품이라며 수원연극축제 개막작으로 추천하셔서 오늘 공연을 하게 되었어요. 연극 중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 '너는 불멸의 영혼, 너는 공기의 딸들과 함께 있다' 그분이 가장 좋아했던 말이예요. 진짜 그분이 그런 분 같아요. 돌아가시고 유작을 공연하고 나니 가슴이 더욱 뭉클해지고 그리워지네요. 내일 우리는 일본에서의 공연을 위해 일찍 떠나요. '코마치후덴'이란 작품에 이윤주 연출가님이 나레이터로 출연했었는데  내일 우리는 그분의 마지막 공연작이었던 유작을  공연하게 되죠. 곳곳에서 그분이 느껴집니다."

김미숙 배우장의 젖어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한 평생 무대에서 모든 영혼을 불태운 사람의 영혼이 아직 무대를 지키고 있음이 느껴졌다.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멋진 작품, 멋진 무대는 이렇게 탄생되어 마지막까지 이곳 행궁 광장에서 수원시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수원연극축제의 격을 높이고 한국연극의 진수를 보여준 개막공연작 '안데르센'은 고인이 된 이윤주 연출가의 아름다운 한 생으로 만들어졌음에 숙연해졌다.

연극이 끝난 광장에는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수원 아켄수스 조명쇼가 화려하게 진행됐다. 시민들은 황홀한 빛의 향연에 눈을 떼지 못하고 오색의 빛이 수놓아진 하늘을 바라보았다. 음악처럼, 물결처럼 춤을 추는 빛이 멀리 하늘 끝까지 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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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아켄수스 조명쇼-축제기간 내내 저녁9시에 행궁광장에서 펼쳐진다

수원 곳곳에서 펼쳐지는 연극축제 "가족 문화 나들이장소 최고!" 

앞으로 5일간 행궁광장은 물론 수원문화재단 영상실과 영통광교호수공원, 영통 단오 어린이공원, 수원 sk 아트리움 공연장, kbs 수원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이번 연극축제 기간중 공연될 작품은 모두 45작품으로 그중 미래의 연극무대예술을 책임질 대학생들의 풋풋한 열정의 작품들도 주목할만 하다.
서울예술대학교를 비롯  수원여자대학교 등  10개 대학 연극 동아리에서 참여하는 대학연극은 요즘 젊은이들의 고뇌와 꿈과 열정을 남김없이 무대위에 쏟아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창한 5월의 주말을 맞아 행궁광장으로 가족 문화 나들이를 나서보길 권한다.
토요일인 2일은 '로봇폐품'들의 거리극 퍼포먼스와 마당극 '심청전 패러디'가 펼쳐지며 일요일인 3일은 거리인형극 '발리언트 왕자'와 '지름3미터 요요쇼'가 어린이의 눈길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상세한 공연안내 수원문화재단 www.swcf.or.kr 290-3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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