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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기 좋은 수원에서 오래토록 살아요!
2015-10-05 11:52:59최종 업데이트 : 2015-10-05 11:52:59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우리 집 자녀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이사를 갔으면 하고 많이 바랐었다. 우리 부부는 서울에 가서 집 얻어 살 능력이 되지 않았지만, 이사를 가지 않는 이유를 거듭 살기 좋은 수원 시민임을 강조하고 꿈적도 하지 않았었다. 
시간이 흘러 대학 4년동안 모두 집에서 통학을 하더니 큰아이는 직장도 또 서울이라 집에서 출근하기 힘들다며, 또 다시 이사 가기를 권유하였고, 동생까지 학교 다니기 정말 힘들다고 엄마 아빠께 얘기 하라고 수시로 이야기 하는 것을 몇 번이나 목격 하고도 모른 척 했었다. 

엄마, 살기 좋은 수원에서 오래토록 살아요!_1
광교호수공원의 해질녘모습

얼마 전에 큰애가 자신의 회사 이야기를 한다. 자신의 부서에 수원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이 자신을 포함해서 두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은 입사 이래로 한번도 지각 한 적이 없건만 또 다른 수원에 사는 그 남자 직원은 걸핏하면 지각을 하여 상사들에게 꾸지람을 듣는 다는 것이다. 상사들이 이야기하기를 둘 다 수원에 사는데 우리 큰애는 한번도 지각을 하지 않는데 유독 그 사람만 지각을 하니 게으른 탓이라며 성실한 우리 큰애를 예뻐해 주시는 것이라며 자신의 자랑을 한다.

실제로 내가 생각하기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에 전철에 군소리 않고 통근하는 것을 보고는 내심 기특하게 여기던 터라, "그 사람도 무슨 이유가 있을테지? 우리딸이야 아빠의 성실함을 물려받아 그런거고."하고 추켜 주었다. 
큰애는 자신도 지각이유가 궁금하여 그 직장 동료에게 물어 보았다고 한다. 그 회사 직원은 자신은 수원 광교 신도시에 살고 있는데, 출근 시간에 딱 맞추어 나와도 요즘 M버스는 좌석이 다 차면 서지 않고 사람을 태우지 않아 몇 번 보내고 타면 항시 지각을 한다는 것이라고 하더란다.

큰애는 우리 부부에게 그동안 서울로 이사 가지 않을 요량이면 이 동네보다 살기 좋은 광교 신도시라도 이사 가자며 운을 뗀 적이 있는지라 "엄마, 신도시라고 무조건 좋지만은 않나봐! 그래도 우리 동네가 교통은 편해! 좌석버스도 많이 있고 전철역도 가깝고 말이야. 광교로 이사를 갈 거면 전철이나 개통된 이후가 더 좋을 것 같아."하는 것이 아닌가? 누가 이사를 간다고 한 것도 아니건만 큰애는 우리부부가 하던 말을 듣고는 미리 너스레를 떠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남편이 전원주택에 살아보는 것이 꿈이고 텃밭도 가꾸고 싶다고 하니, 어쩌면 자식들 다 출가 시키면 도시를 벗어나 농촌에 가서 살수도 있다는 계획을 얼핏 세우기도 하였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다만 남편의 퇴직 후의 일이고 아직 결정된 바 없고 시간도 많이 남은 일이지만 은근히 큰아이는 부모들이 자신들을 두고 멀리 떠날까봐 그나마 수원이라도 살아야 자신들이 자주올 수 있을 것이라며 지레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서울로 이사를 가자고 자녀들이 우길 때 마다, "너희가 정 서울에서 살고 싶으면 시집가서 서울에서 살아라! 엄마 아빠는 더 시골로 내려가서 살터이니."하고 못을 박으니 큰아이는 내심 부모들이 멀리 가서 사는 것이 싫은지 "그럼 엄마 아빠는 수원을 좋아하니 모든 것이 잘 갖춰진 수원의 광교 신도시에 살아요! 우리도 결혼해서 광교에서 살 테니까!" 하면서 인심 아닌 인심을 쓴다. 

엄마, 살기 좋은 수원에서 오래토록 살아요!_2
점심을 먹은 광교쇼핑몰에서 추억의 전통놀이행사를 하는모습
엄마, 살기 좋은 수원에서 오래토록 살아요!_3
카페거리에서 딸과 맥주도 한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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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호수공원의 야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광교가 집값이 더 비싸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철없는 아이들은 우리 거주지를 자기네 마음대로 정해 놓고 옆에서 살 계획을 세운다. 
남편은 듣고 있다가 "당신한테 지들 애 놓으면 맡겨 놓기 편해서 그런 거 아니야?"하면서 염장을 지른다. 설사 그럴지라도 평생 엄마 옆에서 살고 싶다는 큰애의 하얀 거짓말이 싫지만은 아닌 것이 조금은 씁쓸하다. 나도 이렇게 예쁜 딸들을 시집 보내면 서운할 거라는 생각이 지금부터 드는 것이, 아직 남자친구도 없다며 구박하는 내가 이율배반적이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아무튼 아직 남자친구가 없는 큰애는 바쁜 남편과 공부하는 작은애를 대신하여, 엄마의 문화생활을 같이 즐겨주는 아직까지는 행복한 파트너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직은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덜 되어 있지만 항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 하겠다면 미련 없이 떠나 보내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도 큰애가 앞으로 살고 싶다는 광교 신도시에 가서, 쇼핑도 하고, 점심도 먹고 광교호수를 두 번씩이나 돌며 산책하고, 카페거리에서 맥주도 한잔 같이 마시고 컴컴해 져서야 광교호수 야경까지 감상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딸이 말한다.
 "엄마 아빠! 시골에 절대 가지 말고, 살기 좋은 수원에서 오래토록 살아요! 나도 이제는 수원이 고향 같아요." 
거듭 강조하지만 정말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욕심만 버리면 모든 게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이다. 나도, 살기 좋은 수원에서 오래토록 행복하게 살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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