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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통닭거리 축제에서 옛 추억을 느끼다
2015-10-17 08:02:59최종 업데이트 : 2015-10-17 08:02:5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보급되기 이전 치킨이라 불리는 닭튀김은 일반적인 음식이 아니었다. 80년대 서울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일상에서 쉽게 닭튀김을 먹지는 못했다. 일년에 두세 차례 아버지가 퇴근길에 통닭을 사 오신 기억이 있다. 종이봉투에 담겨진 닭튀김의 고소한 냄새는 온 집안에 가득했다. 온 식구가 둘러앉아 닭튀김을 먹으면서 흥이 나게 되면, 어린 나이에도 '세상은 닭튀김 때문에 살 만한 것 같다'는 느낌을 가졌었다.

수원통닭거리 축제에서 옛 추억을 느끼다_1
수원통닭거리 축제에 수많은 인파가...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가마솥에 튀긴 옛날 통닭에 대한 추억을 지닌 세대들은 모두 닭튀김에 대한 향수가 있다. 향수를 자아내는 맛을 원하는 분들이 자주 찾는 수원의 명소가 있다. 바로 가마솥 통닭집들이 즐비한 남문 통닭골목이다. 16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지는 제1회 수원가마솥 통닭거리 축제는 수원시와 팔달문시장 상인회, 중부일보의 후원으로 마련되었다. 가마솥에서 갓 튀겨내는 통닭의 고소한 맛과 함께 다양한 공연은 물론 체험 행사에도 참가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개막식이 열렸던 16일 저녁 남수교 주변 일대의 무대와 통닭골목을 둘러 보았다. 예전의 인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사람들이 골목을 매웠다. 이번에 처음 개최되는 수원 팔달문 통닭거리축제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 즐길거리가 마련된다. 16일 저녁 사랑나눔콘서트, 개막식, 축하공연이 있었다. 참석한 내빈들과 통닭거리 통닭집 대표들이 함께 초대형 가마솥에 닭강정을 비비며 축제의 성공과 통닭거리 번영을 기원하는 '비빔닭 퍼포먼스'를 진행,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공연까지 볼 거리 풍성한 시간이었다. 가수 변진섭과 홍진영, 한서경, 도시의 아이들 등의 가수가 축하공연을 하였다. 늦은 밤까지 영화제도 이어졌다. 팔달문 상인회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cd와 시장 상인들에 관한 책도 얻을 수 있었다. (같이 데리고 간 아이가 늦은 밤까지 구경하는 모습이 기특하다면서 각종 기념품도 챙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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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상인회에서 챙겨주신 선물도 잔뜩 받고

16일 저녁이 개막이어서 첫날은 공연과 볼 거리 위주였다면 17일은 낮 2시부터 시민들의 참여의 장이 마련된다. 빨대맥주 빨리 마시기, 나는 계란을 잡아라, 나만의 맛집 자랑 및 각종 체험 부스와 경품행사가 운영된다. 팔달문 시장 상인회와 함께 각종 체험 프로그램 부스도 이틀간 운영 중이다. 한복체험, 떡메체험, 네일아트, 허브티만들기, 페이스페인팅, 케리커쳐 등은 오가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더할 것이다. 17일은 8090콘서트, 평양예술단 공연, 통기타와 트로트 공연, 시네마 ost콘서트, 팔달문 영화제가 열린다.

수원의 통닭집은 매향교 끝에서부터 수원천을 따라 남수문 사이까지 약 10여곳의 통닭집들이 있다. 옛날 가마솥으로 튀겨낸 노릇노릇한 통닭의 독특함 때문에 매일 밤 사람들이 북적인다. 집에서 배달해 먹는 치킨보다도 왜 통닭거리에 나와 불편함을 무릎쓰고 통닭을 먹는 걸까. 그것도 매우 특별한 최신 트렌드의 맛도 아닌 기본적인 레시피의 통닭인데도. 바로 40년 넘는 전통과 변하지 않는 맛 때문이 아닐까. 매향통닭, 종로통닭, 수원통닭, 진미통닭, 용성통닭, 장안통닭, 영동치킨과 일미통닭 등 이름도 소박하고 서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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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닭거리 가장 끝의 치킨집까지 사람들이 북적인다

통닭거리를 사랑하는 수원시민 1인으로서 이곳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후각을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에 있다. 튀김 냄새가 골목 전체를 가득 메워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알지 못하는 매력이 있다. 북적북적 사람들이 모여 함께 먹는 치킨이 더 맛있다는 것은 몸으로 터득한 경험일까. 외롭게 혼자 배달하여 먹는 치킨은 정말 맛이 없다. 누군가라도 불러 내어 치킨에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소박한 삶의 흥을 찾는 것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 바로 수원통닭거리에서라면 가능한 일이다.

통닭거리의 통닭집들은 각자 나름의 특징이 있다. 가마솥에 튀겨 닭의 몸통이 전체가 함께 나오는 매향통닭은 오랜 통닭거리의 명성을 잇게 하는 터주대감이다. 용성통닭은 닭발 튀김과 닭똥집을 맛볼 수도 있다. 장안통닭은 닭똥집과 마늘튀김을 준다. 중앙치킨타운은 매콤한 양념맛이 강하다. 진미통닭은 바삭한 튀김옷과 작은 조각 때문에 아이들이 먹기 좋다. 통닭골목 가장 안쪽에 위치한 영동치킨은 기름이 깨끗하다는 소문이 있다. 자신의 취향과 기호대로 선택할 수 있는 통닭집들이 있기에 어느 곳이나 대체로 장사가 잘 된다. 이곳은 통닭거리로 특성화하여 점점 사람들이 일대에 몰려드는 명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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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까지 이어지는 통닭축제

제1회 통닭거리 축제는 대구의 치맥축제나 서울의 맥주 페스티벌처럼 큰 행사는 아니다. 시장과 어우러진 옛날 가마솥 닭집들이 즐비한 골목길에서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소박한 장이다. 하지만 특색이 분명하고, 향수를 느끼게 하는 거리의 풍경 그 자체가 매력포인트다. 매향교에서 남수교를 걸으며 팔달문 시장까지 이어지는 길의 옛 모습이 가마솥 통닭이라는 키워드와 어우러진다. 수원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될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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