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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천을 걸어서 하늘 전망대까지
오색 물결 수원마을에 내려앉다
2015-10-20 11:54:56최종 업데이트 : 2015-10-20 11:54:5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똑똑똑' 한 가득 가을을 담은 풍경이 창문을 두드린다. 한나절 가을의 전령 단풍이 아파트 창넘어 살며시 내려앉는다. 은행잎은 노랗게, 새봄의 전령사로 일찍이 꽃을 피웠던 벚나무도 따가운 가을 해살에 얼굴을 붉히며 잎을 떨군다. 가을 풍경에 이끌려 현관문을 나선다. 
원천1교 매미공원에서 물소리 졸졸 아름다운 원천천 수변길을 따라 가을 풍경을 맞으러 간다. 광교산을 오를까? 아니면 신대 저수지 둘레길을 간단히 걸어볼까? 생각은 길을 따라 가기로 하고 무작정 걷는다. 갈대가 작은 바람에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고, 물오리는 가을 가을볕을 한껏 품고 한가롭게 물놀이에 취해있다. 

원천천을 걸어서 하늘 전망대까지_1
하늘 전망대
원천천을 걸어서 하늘 전망대까지_2
행복한 들 공원
 
복슬강아지 꼬리를 닮은 수크렁과 갈대꽃은 소리 없이 다가와 반가움의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작은 바람에도 수줍은 듯 고개를 흔들어 댄다. 키 높이만큼이나 자란 싸리나무와 석축 사이의 꽃들은 가을을 담아 산책 나온 시민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광교산에서 솟아난 샘물이 모여 물줄기를 만들고, 작은 개울물이 되고, 냇물이 되어 원천저수지(광교호수)와 신대저수의 수위를 조정하고, 수문을 넘치고, 땅속을 흘러나와 조우하여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고 원천천 물줄기가 되어 흐른다. 

세 갈래 물길 위에 선다. 작지만 물고임이 풍부해 두 물이 모인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갈래 물길을 누가 말했던가? '작은 것이라도 가만히 바라보면 그 아름다운이 배가 될 것'이라고.
갈래 물길에서 한가롭게 노릴고 있는 물오리 한 쌍을 바라보고 있으니 여유로움에 젖어 던다. 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을 '두물머리,' 내린천과 인북천이 만나는 곳을 '합강, 합강정,'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곳 역시 '합강, 합강정'이라 부른다.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는 광교를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어주는 천혜의 호수다. 이러한 호수의 물줄기가 만나는 '합천(合川)'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이름을 붙여야 한다. 옛날 이 근처 마을에 살던 사람들의 입으로 오르내리던 지명이 있었을 것이다. 

신대저수지 물길을 따라 상류로 접어들어 한참을 올라가니 하천 위로 '금광수리' 다리가 지나간다. 금광수리 다리는 이곳이 '금광수리' 또는 '금광'이란 지명이 붙어 있는 마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금광수리, 금광 마을은 신대 저수지 남쪽에 있었던 마을로 이곳에 금을 캐던 금광이 있었다. 금을 광주리로 캘 만큼 금이 많이 나서 금광수리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로는 어느 날 착한 농부가 밭에서 금을 캐는 꿈을 꾼 후, 실제로 밭에서 광주리만한 금을 캤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금을 캐기 위해서는 금광의 흔적 굴이 있어야 하는데, 굴이 없는 것을 보니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악한 일을 하면 천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으로 가진 것을 나누면 하늘이 도움을 준다는 옛 선조들의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대저수지 뚝(방죽)이 보이는 곳에 다다르자 '행복한 들' 공원이 나온다. 공원은 '꽃더미 다리'라는 이름의 생태교 '녹교'가 있다. 녹교는 동물들이 숨을 수 있는 공간과 미생물이 자랄 수 있는 인공습지, 각종 식물이 다리위에서 자랄 수 있게 수분이 공급되고 있다. 
저수지 둑에 오르자 호수의 잔잔한 물결이 일렁인다. 호숫가에는 물위를 걸을 수 데크가 만들어져 있다. 수변길 건너 하늘 전망대를 오르는 길이 있다. 전망대 길을 따라 올라가니 길 아래쪽은 예초작업으로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고, 길 위쪽은 각종 풀들이 가을의 향기를 담아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길을 오르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원천천을 걸어서 하늘 전망대까지_3
원천천 수변길
원천천을 걸어서 하늘 전망대까지_4
하늘 전망대 가는길
 
예초작업이 된 아래쪽은 가시적인 효과는 깨끗해 보인다. 그렇지만 꽃들이 만발한 위쪽과 비교하면 삭막한 느낌으로 자연을 거역하는 인간의 욕심을 엿볼 수 있다. 전망대 가는 길에 호수가 보이지 않아 풀을 베었다고 한다. 눈높이의 길섶만 제거 할 것이지 송두리째 밀어버리는 것은 자연을 무시한 관료주의에 의한 편의적인 탁상공론에 나온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하늘 전망대에 오르자 신대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수크렁이 바람에 실려 물결을 이룬다. 수크렁 출렁임과 호수의 푸른 물결을 바라보고 있으니 깊고, 높은 산위에 서있는 느낌을 갖게 된다. 
소사나무와 팽나무, 벌개미취, 맥문동, 숙부쟁이 등의 초목이 나름 멋을 내며 자라고 있다. 들국화과의 숙부쟁이는 새하얀 꽃을 피워 가을 향취를 더욱 실감나게 한다. 산위에서 시작된 오색의 풍경이 수원마을로 내려왔다. 대문 밖에 공원, 하천의 풍경이 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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