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임금의 성격- '파초도'와 '국화도' 그림
염상균의 수원이야기 17
2009-12-02 16:47:00최종 업데이트 : 2009-12-02 16:47:00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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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과 취미 파초도 파초도에서 읽어내는 고향생각 취미가 독서였다고 해서 책벌레만은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정조의 그림 두 점이 전해오기 때문이다. 파초도와 국화도가 그것인데 파초는 국내에서 자생하는 식물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귀하게 여겼다. 그러므로 파초는 고향을 생각하게 하는 식물이었다. 정조는 수원을 자신의 고향으로 생각하였다. 아버지의 무덤이 옮겨온 곳이고 자신도 죽으면 아버지 곁에 묻히겠다고 공언을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기도 하였다. 이 파초도를 언제 그렸는지 확실하지 않다. 만약 사도세자의 무덤을 옮긴 이후에 그린 그림이라면 수원을 생각하고 그린 것이 틀림 없을 것이다. 곧은 줄기는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는 듯하고 이파리 셋은 크기도 각기 다르고 먹의 농담도 서로 다르다. 그 중 왼쪽의 큰 잎은 그림의 주인공이라고 하겠는데 한 잎에서도 농도를 달리해서 그렸다. 특히 바람에 나부끼는 듯이 처리한 끝자락의 모습은 그림을 많이 그린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기교이다. 화면 전체를 잘 나누어서 바위며 이끼며 작은 풀을 적당히 그렸고 파초의 줄기에 붙은 잎자루 묘사도 실제인양 뛰어나다. 국화도 국화도엔 메뚜기도 한 마리 국화도는 또 어떠한가? 매난국죽 사군자 가운데 국화도를 그린 사람은 많지 않다. 매화나 난초, 대나무 등은 그 품성이 고매하고 상징성이 높아서 즐겨 그린 사람이 많은데 비해 국화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정조임금의 국화도가 더 돋보인다. 벼랑에 위태롭게 매달린 바위엔 이끼가 끼었고 주변에는 풀도 많이 나게 그려서 자연스런 모습을 깔았다. 국화는 바위 뒤에서 자라난 것으로 보이는데 언뜻 보면 마치 바위를 뚫고 자라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래로 쳐진 국화와 위로 솟아오른 국화가지가 주인공이어서 진하게 표현하였는데 중간에는 가지 없이 엷은 꽃만 그려서 어색함을 달랜다. 아무래도 위로 뻗은 국화가 시선을 사로잡으므로 으뜸 주인공이라고 하겠다. 그 가지를 보면 바람에도 꺾일 듯 가늘게 묘사하였는데 꽃은 가분수처럼 아주 풍성하게 그린 것이 특징이다. 어린 꽃송이도 셋을 그리고 메뚜기도 한 마리 그려서 생동감을 심었으며 가을이라는 계절 감각도 느끼게 해준다. 수원추팔경 가운데 한정품국 미로한정 그 가을 풍경을 느껴보려고 오른 미로한정 주변에는 국화가 없었다. 대신 철쭉이 줄지어 섰다. 정조임금의 국화도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현장이다. 내년 가을엔 국화 화분 하나라도 가져다 놓아야 할 것이다. 염상균/(사)화성연구회 사무처장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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