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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를 죽일 기회는 다시 한 번 있었다
[연재소설 238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8-30 15:46:15최종 업데이트 : 2010-08-30 15:46:15 작성자 :   e수원뉴스

정조를 죽일 기회는 다시 한 번 있었다_1
그림/김호영


길을 잃고 헤메다


  임금을 죽일 기회는 다시 한 번 있었다.
  화성의 축성을 앞에 두고 임금이 벌인 장용외영의 군사훈련을 하던 그때.
  주슬해에게서 온 밀지를 받아들었을 때, 심환지는 그리 생각했었다. 이것은 임금을 제거할 하늘이 내린 또 한 번의 기회라고.

  '군사훈련에서 공표되지 않은 세력들이 출현할 것이다. 그것은 묘적사의 현의와 무승들, 그리고 나와 이태가 뽑은 스무 명의 무사들이다. 그들은 훈련 군사들의 진영을 유린하게 될 것이다.'
  주슬해의 밀지 내용을 확인했을 때, 심환지는 소름의 소용돌이에 갇혀버렸다. 

  그때, 심환지는 병조판서였다. 조선의 병권을 쥐고 있는 최고의 관직. 더구나 그는 이번 화성 행차에서 임금으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명을 받아놓고 있던 참이었다. 

  화성 축성을 앞두고 화성에 행차한 정조는 신하들을 모아놓고 하교했다.
  "짐이 친히 훈련을 할 때에는 대신 이하가 모두 군복을 갖추고 따라 올라가는 것이 곧 <오례의(五禮儀)>에 실려 있다.  오늘 여러 대신 및 별운검에게 갑옷과 투구를 갖추고 들어오게 하라."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정조는 이어 이번 훈련이 성조, 즉 낮 훈련 뿐만 아니라 야조, 즉 야간 군사훈련까지 함께 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정조는 명했다. 
  "이번 훈련은 병조판서가 아니라 장용외사가 주관하게 할 것이다."  그때 순간적으로 타 올랐던 당혹감이 불러들인 화를 그는 기억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군사훈련에는 규칙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군령을 임금에게 결재 받는 방법은 이러하였다.
  처음 임금의 행차를 준비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러면 병조판서가 승정원에 나아가 군령을 마련했음을 임금에게 아뢴다. 
  그러면 병조판서는 입시하라는 명이 내려지기를 기다렸다가 명을 받아 군령을 병방승지에게 전한다. 권력을 임시로 정할 때는 승정원에서 승전색에 청하여 입계하는 것이 대체적인 관례였다. 

  그런데 정조는 이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군령을 특교(特敎)로 정리소에서 글을 올리게 하였다. 그리고 궁을 출발한 후에는 각 참의 군령은 병조에서 예를 따라 거행하도록 명하고는, 이후의 모든 과정에 병조판서는 관여하지 못하도록 명하였다. 이유는 이러하였다.  

  "장용영의 외영과 내영이 함께 열무하면 병조에서 주관하여 거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번은 외영만 군사훈련을 한다. 하여 짐은 장용외사가 주관하여 거행하도록 하였다."
  그러니까 임금의 말은 병조에 의해 주관되어야 훈련임에도 장용외영이라는 이유를 들어 병조판서의 지휘를 보조적인 역할로 한정해 버린 것이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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