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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꼴이 될 수 있는 바탕은 오직 의리 뿐입니다
[연재소설 221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8-06 11:25:10최종 업데이트 : 2010-08-06 11:25:10 작성자 :   e수원뉴스
나라꼴이 될 수 있는 바탕은 오직 의리 뿐입니다_1
그림/김호영


 정승으로서의 반대를 이겨낸 정조는 정조 등극 17년이 되던 해 그를 영의정에 앉혔다. 이미 정승 임명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안 노론에게는 그런 임금의 행보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것은 다음에 터졌다. 채제공이 사도세자에 대한 '의리'와 사도세자를 죽인 노론들에 대한 천토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채제공은 유수로 있는 수원에서 올라오지도 않은 채 상소를 올렸다.
  "신이 지척에 있는 유수(留守)로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까닭은 별다른 뜻이 있어서 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그의 상소는 자신은 "나라를 위해 죽기를 원하는 사람이기에 죽음이 가까워진 이때에 차마 평소의 회포를 속에만 두고 죽을 수 없다."는 말로 자신의 각오를 밝힌 다음 사도세자에 대한 의리를 주장하였다.  

  "대체로 나라가 나라꼴이 될 수 있는 바탕은 오직 의리 뿐입니다. 의리가 행해지면 그 나라는 다스려지고 의리가 행해지지 않으면 그 나라는 어지러워집니다.......당연히 행해져야 할 의리가 행해지지 않은 지가 그럭저럭 18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도세자의 영우원 묘를 수원 화산의 현륭원(顯隆園)을 옮길 때 피눈물을 흘린 임금의 한을 말하며, 그 한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도 정조가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혹시라도 선대왕의 훌륭한 덕에 털끝만큼이라도 관계됨이 있을까 염려하신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채제공의 다음 부분이었다.
  채제공은 이어지는 상소에서 임금은 그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제하면서 그 이유를
  "선대왕께서 이미 전하를 위해 큰 괴수로서 원수가 되는 자들에 대하여 이름을 들어 말씀하였다"로 들었다. 그러하니, "전하께서 속히 천토(天討)를 거행하시어 사도 세자의 무함 입은 것을 깨끗이 씻어내는 일"이야말로 지금 정조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었다.

  채제공은 "선세자에 대한 무함이 깨끗이 씻겨져서 징계와 토죄가 크게 시행되기 이전"에는 결코 임금의 관직 제수 명을 받지 않겠다고 결기를 다졌다. 

  그것은 남인들에 대한 생사를 건 도전이었다. 노론으로서 눈 감을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사도세자'의 죽음을 두고 벌이는 최후의 결전이 될 것이라는 것을 심환지는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어!"
  그때 노론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분노는 이런 것이었다. 

  '미치지 않고서 벌일 수 없는 일'이라고 그들이 생각하는 이유는 비록 정조의 강력한 행보가 있다고는 하지만 당시 정국을 움직이는 대부분의 세력이 노론인 까닭이었다. 정조가 비록 영의정에 채제공을 앉혔다고는 하지만 남인은 노론의 십분 지의 일도 안 되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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