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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묻은 상복과 삭장지팡이를 찾아냈다
[연재소설 제223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8-09 13:40:13최종 업데이트 : 2010-08-09 13:40:13 작성자 :   e수원뉴스

피 묻은 상복과 삭장지팡이를 찾아냈다_1
그림/김호영


 '중국 춘추전국시대 주나라의 무왕이 병이 들자 주공(周公)은 조상들인 태왕(太王), 왕계(王系), 문왕(文王)에게 자신이 대신 죽을 터이니 무왕의 목숨은 살려 달라고 빌고는 그 기도문을 금등 안에 넣어 보관했다. 무왕이 죽고 성왕이 왕이 되자 관숙와 채숙은 '주공이 조카인 성왕을 몰아내고 왕의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는 말을 퍼트려 모함했다. 남의 말에 약한 성왕은 주공을 의심했다. 그러나 금등의 글을 보고 주공의 진심을 알았다.'

  중국 전한(前漢)의 사마 천(司馬遷)이 상고시대의 황제(黃帝)때부터 한나라 무제 태초년간(BC 104~101년)의 중국과 그 주변 민족의 역사를 포괄하여 저술한 통사인 <사기(史記)> '노 주공 세가'에 이 이야기가 실린 이래, 금등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 군주를 살리는 신하를 의미했다.  

  노론들로서는 기함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정조는 이 금등의 내용을 정조와 채제공, 오직 둘만이 아는 일이며, 영상이 이 일을 말한 것은 오직 충성과 의리의 마음 탓이라고 강조하며 금등지사(金縢之詞)의 일부를 적은 '혈삼동혜사(血衫桐兮祠)'를 대신들이 돌려보도록 명했다. 

  '혈삼혈삼(血衫血衫) 동혜동혜숙시(桐兮桐兮孰是)
   금장천추(金藏千秋) 자회망사지대(子悔望祠之臺)'
  '피 묻은 상복이여, 피 묻은 상복이여
   삭장(削杖) 지팡이여, 삭장 지팡이여. 그 누구의 것이었더뇨
   누가 영원토록 금등으로 간수하겠는가.
   나는 이 세상 제사지낸 자리마다 뉘우치리라.'

  내용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그들은 내용의 진의를 알아차렸다. '금등을 간수하겠는가'라는 구절은 사도세자가 영조가 아플 때 대신 죽기를 바랐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었고, '제사 지낸 자리마다 뉘우친다'는 것은 사도세자가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영조의 마음이 담긴 것이었다. 

  '혈삼혈삼(血衫血衫) 동혜동혜숙시(桐兮桐兮孰是)
  이 구절에 얽힌 사실은 누구보다 노론, 그들이 잘 알고 있었다. 

  '어느 날 영조는 총애하는 후궁 문숙의로부터 사도세자가 동궁에 가짜 빈소를 차려놓고 날마다 부왕이 빨리 죽기를 빌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격노한 영조는 즉시 숙위소의 군사들을 보내어 동궁을 샅샅이 뒤지도록 했다. 

그리고 그들은 사도세자의 침실에서 혈삼과 동혜, 즉 피 묻은 상복과 제사를 지낼 때 상주가 짚는 지팡이인 삭장지팡이를 찾아냈다. 물론 영조는 더는 앞과 뒤를 살펴볼 필요도 없이 사도세자에 대한 처분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피 묻은 상복과 삭장 지팡이는 영조가 빨리 죽기를 기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축년(1757) 선대왕마마의 정비(正妃)이신 정성왕후의 거상(居喪)때 쓰던 것이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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