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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거친 호흡소리를 내다 정신을 잃었다
[연재소설 204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7-13 09:51:09최종 업데이트 : 2010-07-13 09:51:09 작성자 :   e수원뉴스
사내는거친 호흡소리를 내다 정신을 잃었다_1
그림/김호영


  "살려.....주.......세요."
  이어지는 사람의 목소리.
  "저기서 난 것 같은데."
  사내의 누운 시선 속으로 어둠을 묻힌 승복자락이 들어왔다. 사내가 다시 힘겹게 말했다.
  "살.....려.......주........."
  무승들이 그를 에워쌌다.
  "떨어진 것 같아!"
  "괜찮아요?"
  "살려...."

  사내가 혼절했다. 사내의 멀어지는 의식 속에 무승들의 말이 메아리처럼 들렸다. 
  "뼈가 상한 것 같아!"
  "옮겨야 돼."
  "들 것이 있어야겠어!"
  "스님한테 먼저 알려야하지."
  "사람 구하는 게 먼저지."
  사내는 요사채의 한 방에서 정신을 차렸다.
  "정신이 드시오?"
  눈 앞에 밤톨 같은 무승의 얼굴이 있었다. 사내가 몸을 일으키려 움직였다.
  "윽!"
  비명이 절로 터졌다. 무승이 그런 그를 제지했다.
  "아무래도 엉치뼈가 나간 것 같소. 헌데, 어찌된 것이오?"

  무승이 물었다. 사내가 가까스로 고개를 들어 방안을 보았다. 승복과 이불, 그리고 목검이 놓인 방은 단출했다. 사내는 그를 사이에 두고 곁에 있는 두 명의 무승을 보았다. 한 명은 몸집이 작고 눈매가 날카로웠고, 한 명은 얼굴선이 곱지만 눈썹이 짙은 무승이었다. 어쩐지 무승이라기보다는 도를 닦는 승려의 느낌이 강했다. 
  "여기가.... 어디.......?"
  사내의 목소리는 저승의 문턱 어디쯤에서 서성이는 것처럼 위태롭게 나왔다. 무승이 말했다.
  "산속 절이오. 대체 어찌 된 것이오?"
  물음 속에는 전후 상황과 더불어 사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것도 들어있었다. 사내가 말했다.
 
  "앓아누우신 어머님 약초를 캐러 산을 헤맸는데......."
  사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무승이 물었다.
  "집이 어디오?"
  "연천이오."
  "헌데 어찌 여기까지?"
  사내가 물었다.
  "여기...가..... 어디........"
  "여기는 묘적산이오."
  "슬해 너!"

  사내는 부르는 사내를 보았다. 얼굴선이 곱지만 진솔해 보이는 그 무승이었다.
  "뭐? 그냥 조난당한 사람일 뿐이잖아."
  "그래도! 스승님도 안 계시잖아."
  "그래서 뭐? 야, 이태 네가 대장이야? 니가 말하면 들어야 되는 거야?"
  다투는 듯한 말을 주고받는 두 무승을 보는 사내의 눈빛이 변했다. 사내가 머릿속에 두 이름을 각인해 넣었다. 사내가 다시 앓는 소리를 냈다. 이태가 주슬해에게 말했다. 

  "너 잠깐 나와 봐."
  이태가 일어섰다. 사내가 다급한 신음소리를 냈다.
  "왜 이러냐?"
  "그러게?"
  사내가 거친 호흡소리를 내다 정신을 잃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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