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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별 일은 참으로 좋은 별일일 듯싶습니다
[연재소설 176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6-03 13:27:46최종 업데이트 : 2010-06-03 13:27:46 작성자 :   e수원뉴스
이번의 별 일은 참으로 좋은 별일일 듯싶습니다_1
그림/김호영


  그때 현의의 시선에 깜박이는 불빛이 들어왓다. 불빛은 세 번, 한 숨의 간격을 두고 깜박였다. 백동수였다. 현의의 얼굴에 반가운 미소가 번졌다. 현의가 한 달음에 산신각을 떠나 묘적사를 향해 내려갔다. 

  현의가 묘적사의 문 앞에 섰을 때, 백동수는 혼자가 아니었다. 현의는 백동수 뒤에 선 열 다섯명의 사내들을 보았다. 나이는 태와 슬해보다 서너 살 많아보였고, 몸으로 보아 이미 무예를 접한 자들인 듯 보였다. 사내들 등에는 제법 과하다 싶은 큰 봇짐들이 지어져 있었다. 

  "어서 오게나."
  눈길은 사내들에게로 갔으나, 현의는 백동수를 향해 인사를 했다.
  "스님은 제가 그리도 반갑습니까? 얼마나 코털 날리게 달려왔으면 이리 땀투성입니까? 하하하."
  백동수는 농지기부터 했다.
  "흰소리 더 하실텐가?"
  현의도 그의 농지기를 받았다. 

  "흐흐흐........아닙니다. 그간 별 일은 없으셨습니까? 아이들도 잘 있구요?"
  백동수는 마치 뒤에 선 아이들의 존재를 잊기라도 한 것처럼 다시 묘적사 아이들의 안부도 물었다. 백동수는 이태와 주슬해를 언제나 '아이들'이라 칭했다. 이제 그 '아이들' 속에는 묘적사에 있는 무승들도 들어있었다.
  현의도 임금의 안부를 물었다.

  "전하께서는 옥체강녕하시던가?"
  "어찌 옥체가 무령하시겠습니까? 대궐이 온통 노론들 소굴인데. 아니 그렇습니까, 스님."
  "허허허....... 맞는 말이네만, 그래서 옥체가 강녕하시지 못한다는 말씀인가?"
  "아, 아닙니다. 스님. 강녕하십니다. 전하를 강녕하지 못하게 하는 별 일이 있었습니다만, 이번의 별 일은 참으로 좋은 별일일 듯싶습니다. 스님."

  백동수가 그 말 뒤에 하하하, 시원한 웃음소리를 냈다.
  "허어, 이 사람. 그 목소리는 좀 죽이시게나. 아이들이 곤히 잠들었어."
  그렇게 말한 현의가 뒤에 선 아이들을 다시 보았다. 그제야 생각난 것처럼 백동수가 말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가서 하겠습니다. 우선 이 아이들이 쉴 방이나 마련해 주시지요."
  현의가 더는 묻지 않은 채 아이들을 요사채 방 하나에 들어가게 했다. 

  요사채 현의의 방에 마주 앉아서야 백동수가 진지한 얼굴이 되어 그간 궁에서 있었던 훈련대장 구선복의 역모에 대한 저간의 일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자네 말대로구만. 정말 좋은 별일이야. 하하하........"
  현의의 웃음소리가 요사채 현의의 방을 넘어 퍼졌다. 이번엔 백동수가 현의를 타박했다.
  "아이들 깨겠습니다. 스님."
  "하하하........ 그러한가? 하하하......."
  둘은 잠시 그렇게 기쁨을 나누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누구보다 그 일이 갖는 의미를 잘 알았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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