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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가까워졌다
[연재소설 177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6-03 13:33:06최종 업데이트 : 2010-06-03 13:33:06 작성자 :   e수원뉴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가까워졌다_1
그림/김호영


 "하여, 전하께서는 장용위를 만드셨습니다."
  "드디어 첫발을 떼신 것이야."
  "그러합니다. 스님."
  "하지만 반대가 없진 않을 터인데."
  "어찌 없겠습니까, 스님."
  실제로 노론들의 반발은 거셌다.

  그들이 반대하는 논리는 지금의 군영으로도 왕실은 물론 왕의 호위에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장령(掌令) 오익환의 주장은 그들의 논리를 모두 담고 있었다. 그는 정조 앞에 나가 국가의 지나친 경비는 다른 분야보다 용병(冗兵), 즉 필요 없는 병사에 있다고 주청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금위를 병조에 소속시키고 수어청과 총융청을 혁파하여 경군에 소속시켜야 한다는 것을 전후의 조신 중에 말한 자가 진실로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또 장용위를 설치하셨으니, 그 요포(料布)를 계산한다면 어찌 적다고 하겠습니까. 안으로는 금군과 무예청이 있고 밖으로는 오영의 장졸이 있어, 빠진 곳 없이 빙 둘러 호위하여 방비가 매우 견고한데, 전하께서는 무엇 때문에 필요 없는 이 장용위를 만들어 경비를 지나치게 허비하는 길을 넓히십니까". 

  백동수가 말했다.
  "허나, 심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스님. 저들도 이번에는 전하의 의지를 꺽지 못할 것입니다."
  현의 또한 그러할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할 듯싶네. 군권을 잃었으니 예전처럼 행동하지는 못할 터이지. 허나, 은밀한 시도는 더하지 않겠는가?"
  구선복이 아무리 역모에 연루돼 죽었다고는 하나, 쉽게 물러나거나 엎드릴 노론들이 아니었다.  백동수가 고개를 숙여 현의에게 가져갔다. 

  "하여, 전하께서 명을 내리셨습니다."
  현의가 바른 자세로 백동수를 보았다.
  "그것이 무엇인가?"
  "바로 저 아이들입니다."
  "자세히 말씀하시게."
  "저 아이들은 장용위 군사들입니다. 전엔 훈련도감 별기군에 있던 놈들이지요."
  이미 현의도 별기군 중 특별히 무예가 뛰어난 자들을 뽑아 서월랑 경비를 맡겼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하였구만."
  "짐작하셨습니까?"
  "자네인들 못하겠나."

  맞는 말이었다. 현의나 백동수의 나이면 굳이 관상가가 아니라 해도 드러난 형체로 그 사람의 면면을 짐작할 수 있는 건 당연지사에 속했다. 현의가 밥상에 낀 파리 같은 쓸 데 없는 말은 밀쳐두고 재차 물었다.
  "하여?"
  "저 아이들을 무예를 가르칠 교관으로 키우라하셨습니다."
  "아직 세도 마치지 못하지 않았는가?"
  "전하께서는 아무래도 장용위 개편을 서두르실 듯합니다."
  현의의 얼굴에 환한 기색이 만연해졌다. 그것은 임금이 꿈꾸는 세상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했고, 현의가 꾸는 세상이기도 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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