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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환한 등불이 밝혀졌다
[연재소설 185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6-16 11:30:44최종 업데이트 : 2010-06-16 11:30:44 작성자 :   e수원뉴스
마음에 환한 등불이 밝혀졌다 _1
그림/김호영


  기합 소리도 없이 본국검세를 보이는 이태의 몸은 한 마리의 벌처럼 가볍고 날렵했다. 달빛에 베고 치고, 막아내는 칼의 그림자가 은빛으로 대로는 곡선으로 때로는 직선으로 때로는 사선으로 제 흔적을 허공 속에 남겼다. 땀이 온 몸을 적시고, 입은 적삼을 적시고 흘러내렸다. 

  그때였다. 누군가 어둠 속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이태가 누구냐, 물으려는데 먼저 제 자신을 밝히는 소리가 들렸다.
  "오라버니."
  강희의 목소리였다.
  "희?"
  강희가 이태를 향해 두어 걸음 다가섰다. 이태의 마음에 절로 환한 등불이 밝혀졌다. 

  "왜 자지 않고?"
  강희가 목소리를 죽여 말했다.
  "그런 오라버니는 야밤에 뭐해? 슬해 오라버니랑 하기로 한 대결 준비하는 거야?"
  이미 강희는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들었다.
  "알고 있었어?"
  "아마 묘적사 개미들도 다 알 걸?"
  우헤헤, 둘은 웃으며 훈련장 가 바위에 걸쳐 앉았다. 

  "정말 멋져, 난 언제나 오라버니처럼 잘 할 수 있지?"
  "너두 잘 해."
  "아직 멀었는 걸."
  "건 나두 그래."
  "비교하면."  

  대화는 짧고 간결하게 오고갔다. 말끝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강희가 말했다.
  "대궐에 들어가고 싶어? 오라버니"
  이태는 대답하지 못했다.
  "들아가고 싶은 거구나......."
  "넌 어때?"  
  "나도 가 보고 싶어."
  "난........ 좀 그래." 
  "왜?"

  이태는 '너와 떨어져야 하잖아'라는 말을 삼켰다. 주슬해와 더불어 삼자 대결을 벌이던 그날 이후, 이태는 자신의 마음에 자라난 감정을 알아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소리 내어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지리산을 떠나오면서 현의와 한 약속에 대한 배신은 그 스스로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그러냐니깐?"
  강희가 채근했다.
  그런데..... 마음은 언제나 강희에게로 가 버린다. 강희의 생각은 그가 하는 생각의 밑그림 같았고, 배경 같았다. 도두라지는 생각과 행동이 멈춘 사이, 강희의 생각은 배경처럼 스며 올랐다. 그러나 이태는 현의의 호통 섞인 다그침이 있기 전까지 그 감정을 알지 못했다. 그날 현의에게 우긴 것처럼, 그것은 그저 동생에 대한 따뜻한 애정일 뿐인 줄 알았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난 아직 실력이 안 되잖아."
  "그래두 슬해 오라버니보단 낫잖아. 그래서 스님이 오라버니 보내려 하는 거 아냐?"
  "아냐."
  "그럼 이유가 뭔데?"
  ".....건 나도 몰라."  이태가 벌떡 일어섰다, 마음이 격하게 소용돌이쳤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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