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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움직임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았다
[연재소설 161]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5-12 13:13:10최종 업데이트 : 2010-05-12 13:13:10 작성자 :   e수원뉴스
칼의 움직임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았다_1
그림/김호영


 현의의 고함이 다시 터졌다. 그 고함의 뒤를 따라 이번에는 길두의 공격이 먼저 나갔다. 길두의 칼이 상대의 허리춤을 공격해 들어갔다. 다시 함성이 터졌다. 박기의 몸이 그들을 휘감고 도는 바람처럼 한 발 비켜나며 휘돌았다. 칼의 움직임은 시간이 지나면서 민첩해지고 날렵해졌다. 

  그렇게 얼마의 합이 더 이루어졌을까, 한순간 박기의 칼이 길두의 다리를 향해 들어갔다.
  "아!"

  탄성이 일었다. 강희가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보지 않은 그 순간 길두의 발은 절단이 났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칼과 칼이 맞부딪치는 낭자한 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이태는 돌려지는 강희의 얼굴과 함께, 박기의 칼을 막고 들어오는 또 하나의 칼을 보았다. 현의의 칼이었다. 분명 현의는 열 발자국 쯤 뒤에 있었었다. 

  계속된 대결은 같은 양상으로 흘러갔다. 진검을 들고 움직이는 자세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기보다는 바람에 꺽이는 나무들처럼 격이 지고 단절됐다. 서툰 칼이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라치면 여지없지 현의의 칼은 공세를 갈라내며 대결을 종료시켰다. 

  승자는 현의의 칼이 들어가는 순간 공격을 하는 쪽이었다.
  그렇게 강희와 주슬해, 그리고 이태만을 남겨놓은 모든 대결이 끝이 났다. 이제 남은 무승은 셋, 박새와 수돌, 그리고 체였다.
 
  박새는 장신인 탓에 날래게 움직이지 못하는 몸 대신 진중하고 정확한 공격으로 연거푸 승리했다. 수돌은 작고 단단한 몸을 잽싸게 놀려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공격으로 이겼다. 체는 얼마 되지 않는 여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담대한 공격으로 상대의 기를 제압했다.    

  이들이 그렇다고는 하나, 이미 오래 무예를 연마한 슬해와 태를 이길 수는 없었다.
  키재기 대결과 달리 현의는 그들의 대결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이태와 주슬해는 물 흐르듯 부드럽고 날랜 몸놀림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칼의 흔적이 남긴 했으나, 무승들은 이태와 주슬해의 움직임 속에서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보았다. 현의의 움직임이 바람 같고 햇살 닮은 아름다움이라면 그들의 아름다움에는 격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강희와 이태, 그리고 주슬해였다.
  "어찌하겠느냐? 너희 셋이 함께 대결을 해 보겠느냐?"
  "네?"
  이태와 주슬해의 놀란 목소리가 동시에 터졌다. 싸움은 숫자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대체로 나와 적, 서로의 상대를 두고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얼 그리 놀라는 게냐? 하나가 둘을 상대하는 것이지 다를 것은 없느니라."
  "하지만."
  주슬해 또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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