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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각오하지 않은 결투란 없다
[연재소설 162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5-17 10:03:44최종 업데이트 : 2010-05-17 10:03:44 작성자 :   e수원뉴스

죽음을 각오하지 않은 결투란 없다_1
그림/김호영

  "서라."
  선택은 이제 강요가 되어 있었다. 셋은 둥근 원의 세 지점에서 두 상대를 마주 보고 섰다. 

  셋은 동시에 왈칵 쏟아지는 두려움을 느꼈다. 두려움은 서로의 마음을 굳게 하고, 상황에 대한 당혹스러움마저 얼게 만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긴장감이 그들을 에둘러 쌌다. 현의가 말했다.

  "세상에 죽음을 각오하지 않은 결투란 없다!"  셋은 다함께 스승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가늠하려 애썼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라는 것인가?'
  '이건 뭐야? 태를 내가 죽여도 된다는 말이야?'
  '그래, 칼을 든 무사에게 죽음을 각오하지 않은 싸움이란 없어.'

  생각들은 어떤 부분은 같고 어떤 부분은 달랐다. 셋은 같고 다른 생각들을 교환하며 엇갈리게 상대를 보았다.
  "이얏!"
  앞선 대결에서처럼 현의의 채근이 나오기도 전 주슬해의 칼이 먼저 강희를 공격했다. 놀란 것은 이태였다. 둘러 선 무승들의 입에서 놀란 비명 같은 소리가 터졌다. 주슬해의 공격은 뛰어올라 상대의 몸을 내리치는 게격(揭擊)이었다. 순간 강희의 몸이 버들가지처럼 뒤로 휘며 빠졌다. 동시에 이태의 칼이 주슬해의 칼을 든 손목을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과우격(跨右擊)이었다. 그러나 주슬해는 칼 든 손목을 휘둘러 비키며 몸을 따라 돌렸다. 이태가 이번에는 뛰어오르며 주슬해의 배를 향해 찔러들어갔다. 탄복자(坦腹刺)의 자세였다. 

  싸움은 이태와 주슬해의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강희는 두 사람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이태와 현의의 칼들이 춤추듯 서로를 향해 달려들다 맞부딪치며 물러서다 다시 서로의 빈 곳을 향해 들어갔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날개를 펼친 봉황새들의 모습을 닮았고 때로는 몸을 일으킨 곰을 닮았으며, 먹이를 향해 등을 낮춘 호랑이 같았다.

  기합을 넣으며 강희가 그런 그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정확히 말하면 주슬해를 향해서였다.
  강희의 공격을 받은 주슬해의 몸이 그대로 낮게 땅을 향해 굽혀지는가 싶더니 이내 솟구치는 물줄기처럼 허공을 향해 뛰어올랐다. 강희의 어깨를 향해 그의 칼이 번개처럼 내려왔다. 

  "쨍"
  맞부딪쳐 튕긴 칼들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강희는 이태의 칼이 주슬해의 칼과 맞부딛치는 것을 코앞에서 보았다. 

  "뭐야? 슬해 사형 대 태와 희 사형의 대결이잖아?"
  무승들 사이에서 누군가 말했다.
  그러나 현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감정 또한 드러내지 않았다. 굳게 담은 입술에 힘이 들어갔다.
  이제 싸움은 다시 태와 주슬해의 대결로 이어졌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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