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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검은 물처럼, 바람처럼 자유롭고 재빨랐다
[연재소설 175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6-03 11:21:31최종 업데이트 : 2010-06-03 11:21:31 작성자 :   e수원뉴스

쌍검은 물처럼, 바람처럼 자유롭고 재빨랐다_1
그림/김호영


갈등


  묘적사의 현의에게 정조의 의중을 알리는 백동수가 도착한 것은 구선복의 역모가 마무리되기 얼마 전이었다.
  그날, 현의는 새롭게 시작한 쌍검의 세를 연마하는 하기 위해 사찰이 내려다보이는 좁은 산신각 앞에 서 있었다.  

  달빛도 없는 깊은 밤이었다. 사찰을 지키느라 번을 서는 이태와 박새마저 들어가게 한 지금, 묘적사에서 깨어있는 것은 오직 현의 자신뿐이었다. 

  초여름으로 접어든 오월 밤은 상쾌했다. 한낮 제법 불던 바람은 잦아들고 없었다.
  그가 2척 5촌 길이의 8냥 무게의 칼 두 개를 들고 지검대적세(持劍對賊勢)의 자세로 섰다. 그의 오른 쪽 칼은 오른 어깨 위에, 왼쪽 칼은 이마 위에 든 자세였다. 곧 현의가 두 개의 칼을 쥔 두 손을 움직여 쌍검의 화려한 세들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이 한 보 뛰어 나가며 견적출검세(見賊出劍勢)를 취했다. 이어 오른손과 왼쪽 다리로 한 걸음 뛰며 비진격적세(飛進擊賊勢)를 취했다. 세는 오른 손과 오른쪽 다리로 한 번 치고 그대로 초퇴방적세(初退防賊勢)로 이어졌다. 오른쪽 칼을 왼쪽 겨드랑이에 끼고 오른 편으로 세 번 돌아 물러선 그의 몸은 즉시 향우방적세(向右防賊勢)와 향좌방적세(向左防賊勢)로 이어지더니 이내 오른쪽으로 돌아 휘검향적세(揮劍向賊勢)를 취하고는 칼로 좌우를 씻어 앞으로 나아가 그대로 향우방적세를 만들었다. 

  현의는 다시 향좌방적세를 취하며 오른쪽으로 돌아 진전살적세(進前殺賊勢를 취하고는 왼쪽 칼을 오른편 겨드랑이에 끼고 오른손과 오른 다리를 한 번 쳤다. 곧 왼편으로 한번 돈 현의는 곧바로 뒤를 돌아보며 빠르게 뒤로 한 번 치며 오화전신세(五花纏身勢)를 만들었다. 처음 견적출검세를 취했던 그 자리로 돌아온 현의의 몸은 이제 향후격적세(向後擊賊勢)를 하고 몸을 돌려 앞을 향하며 지조염익세(驇鳥斂翼勢)를 만들었다. 오른편 칼을 왼쪽 겨드랑이에 끼고 왼쪽 칼을 오른쪽 겨드랑이에 낀 세에서 현의는 소리 나지 않는 바람소리를 냈다. 한낮이라면 단전에서 뽑아 올리는 우렁차고 단단한 현의의 목소리가 터졌을 것이다. 

  현의의 몸은 이제 한 바퀴 휘돌아 장검수광세(藏劍收光勢)를 취했다. 곧 왼쪽 칼을 오른편 겨드랑이에 끼고 오른쪽  칼로 오른 발을 쳐들고 안으로 스쳐 한걸음 뛰어오른 몸은 재빠르게 좌우로 씻으며 왼쪽 손과 왼쪽 다리로 앞을 한번 찌르고 항장기무세(項莊起舞勢)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왼쪽 칼로 오른편을 한번 씻더니 팔을 뻗쳐 칼을 세워든 채 대문(大門)을 만들며 정지했다. 

  쌍검을 든 현의의 몸은 물처럼, 바람처럼 자유롭고 재빨랐다. 각기 허공을 향해 움직이는 두 개의 칼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베인 허공이 신음소리를 냈다. 베인 바람은 황급히 몸을 가르며 칼을 피해 쇠된 소리를 냈다.
  칼을 거두며 현의는 깊은 심호흡을 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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