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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바늘을 다루는 듯 능숙하게
[연재소설 148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4-26 10:42:59최종 업데이트 : 2010-04-26 10:42:59 작성자 :   e수원뉴스
여인이 바늘을 다루는 듯 능숙하게 _1
그림/김호영


  백동수는 모든 낙성식의 예가 끝났을 때의 일도 떠올렸다.
  낙성식이 끝나고 참석한 주변 마을 사람들이 완전히 산을 내려갔을 즈음, 현의는 백동수와 이덕무에게 말했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자네들을 위한 특별한 공연이 없을 수 없지."
  현의의 말과 함께 장창을 든 이태와 주슬해가 그들 앞에 섰다. 아이들이 든 장창은 제 키의 두 배 크기였다. 장창을 든 아이들을 본 적이 없는 백동수는 놀라움과 기대에 부풀어 그들을 보았다. 아이들이 선 자세는 태산압란세(太山壓卵勢)로 태산으로 새알을 세우는 듯 당당한 모양새였다. 곧 현의의 시작 신호와 함께 아이들의 몸놀림이 시작됐다.

  "얍!"
  합창하듯 이태와 주슬해의 고함이 터지더니 마치 여인이 옷감 위에서 바늘을 다루는 듯 능숙하게 자세를 바꾸어 한 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낚싯대 드리는 자세로 바꾸었다. 미인인침세(美人認針勢), 철번간세(鐵竿勢)였다. 

  아이들의 몸놀림이 재빨랐다. 아이들은 이어 사이빈복세(四夷賓服勢)로 바꾸더니 물방울을 떨어트리듯 한 적수세(滴水勢)를 취했다. 이어지는 세는 동과 서, 남과 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의 침과 같은 자세인 지남침세(指南針勢)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이들의 발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다 갑자기 쇠로 만든 소가 밭을 가는 형세인 철우경지세(鐵牛耕地勢)을 만들었다. 이어 아이들의 창이 적을 향해 찔러 들어갔다. 십면매복세(十面埋伏勢)와 적수지남침세(滴水指南針勢)였다. 그렇게 연이어 두 걸음 앞으로 나가 적을 찌르던 세는 다음 순간 철우경지세(鐵牛耕地勢)를 취하면 십면매복세(十面埋伏勢)로 찔러들어갔다. 

  아이들의 몸놀림은 흐르는 물 같다가 풀숲 속에서 먹이감을 공격하는 맹수의 기상으로 쉼 없이 변화했다. 절로 감탄이 나오는 움직임이었다.
  아이들이 강태공이 고기를 낚는 자세인 태공조어세(太公釣魚勢)를 취하며 시연을 마쳤을 때, 이덕무와 백동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를 쳐 격려했다. 

  "무예신보 장창의 세들을 익히게 했네만 어떠한가?"
  "훌륭합니다."
  이덕무가 먼저 대답했다. 백동수는 언제부터 배운 것이냐 물었다.
  "한 달 포쯤 되었습니다."  창을 들고 대답하는 주슬해의 모습이 자못 낯설었다.
  "그때 이태야 그렇다고 쳐도 장난끼가 없어진 주슬해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새롭습니다. 스님."

  백동수의 목소리는 자못 어린 아이를 대하는 아버지처럼 부드럽고 자상했다. 그런 백동수를 보는 현의의 얼굴에 슬며시 웃음이 퍼지다 사라졌다. 현의가 꺼져가는 촛불의 기운으로 말했다.
  "보고 싶으이........"
  "슬해가 말입니까?"
  현의의 눈빛이 흔들렸다.
  "태라면 몰라도 슬해라면 데리고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을 보낼까요?"
  현의가 눈빛으로 그래 달라, 말하였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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