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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비한다면 목숨은 가벼운 것"
[연재소설 150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4-28 09:35:03최종 업데이트 : 2010-04-28 09:35:03 작성자 :   e수원뉴스
진실에 비한다면 목숨은 가벼운 것_1
그림/김호영


  이태는 그런 서유린의 마음을 읽었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을 탓해서 무엇 할 것이며, 지금의 상황이 그걸 탓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서유린은 동시에 했을 것이다.
  "하여, 네 생각은 어떠하냐?"

  긴 침묵 끝에 나온 말이었다.
  "우리가 행동을 하든 안 하든 분명한 것은 그들은 장용영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 아닙니까."
  그걸 서유린이라고 모를 리 없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항거를 결정했을 때의 상황과 결과에 대한 것이었다. 더구나 명확한 증좌 없이 추진하는 일은 예상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컸다. 물론 명확한 증좌를 드러낼 상대가 아니라는 것쯤은 그도 잘 알았다. 

  "하여, 목숨을 걸자는 말이냐?"
  "진실에 비한다면 목숨은 가벼운 것이라 배웠습니다."
  그것은 스승 현의 또한 자신의 생각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생각해보자구나. 어찌됐든 성상의 국상은 잘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태의 얼굴에 실망감이 드러났다.
  "시기에 대한 것은 그렇다고 해도 준비를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서유린은 이태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서둘러서는 안 된다!"
  그것은 암묵적인 승인이었다. 이태의 얼굴에 결기가 떠올랐다. 서유린이 품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무언가를 싼 고운 비단 조각이었다. 이태의 얼굴에 놀라움과 더불어 환한 웃음이 떠올랐다.   

  "단 번에 알아보는구나!"
  서유린은 단박에 바뀌는 이태의 표정을 보며 사랑의 애잔함과 놀라운 힘에 새삼 감탄했다. 이태에게 전해주라던 강희의 얼굴도 저처럼 환했었다.  

  "잘.......있습니까?"
  그리움이 묻어나는 이태의 목소리는 조금 전 목숨은 진실보다 가볍다 말하던 때의 결기는 그림자조차 없었다.                                
  "그도 임금을 잃은 몸이 아니더냐. 허나 몸은 건강해 뵈더구나."
  이태의 마음에 그나마 안도감이 들었다.
  "그것이 무엇이냐?"
  이태의 얼굴에 쑥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혼자서만 보고 싶은 물건이었다. 둘 만의 비밀스러운 추억이 담긴 것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서유린이 농을 쳤다.  

  "금덩이라도 되는 것이냐?"
  서유린이 어두운 밤하늘에 시선을 주었다. 내일이면 임금의 장지로 결정된 강무당을 갈 것이다.
  "저기..."
  이태가 그를 불렀다.
  "왜 그러느냐?"
  "한 사흘, 성을 비웠으면 합니다."
  서유린의 깊은 시선이 이태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네 스승에게 갈 참이냐?"
  마음을 짚어내는 서유린을 향해 이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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