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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몸을 느꼈습니다”
[연재소설 157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5-10 11:09:18최종 업데이트 : 2010-05-10 11:09:18 작성자 :   e수원뉴스
그림/김호영


 "옛다!"
  소리치는 순간 그의 손에서 휙, 무언가 날아오더니 강희가 인 항아리를 깨트려버리는 것이 아닌가. 강희의 입에서 놀라 절로 비명이 터졌다. 보고 있던 이태의 입에서도 놀란 소리가 터졌다. 깨진 항아리에서 쏟아진 물에 강희의 온 몸이 흠뻑 젖었다. 그런 강희를 보고 현의가 말했다. 

  "묵언을 잊었구나.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그러니까 묵언의 금기를 깨트린 순간부터 다시 석 달의 묵언이 시작된다는 말이었다. 

  강희를 향한 현의의 봉변 같은 행동은 계속됐다. 현의는 불을 때고 있는 강희를 향해, 마루를 닦고 있는 강희를 향해, 심지어 누워있는 강희를 향해서도 불시의 공격을 감행했다. 때로는 돌맹이가 때로는 나뭇가지가 때로는 현의의 손이 가차 없이 날아들었다.   

  놀라운 것은 강희의 변화였다. 강희의 눈빛은 깊어졌고 예민해졌다. 그렇게 석 달이라는 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강희는 보지 않고도 다가오는 물체를 느껴 움직였다.

  예정된 기간이 끝났을 때 현의는 말했다.
  "무엇을 느꼈느냐?"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몸을 느꼈습니다."
  "그래, 잘하였다."

   언젠가 이태가 물은 적이 있었다. 나랑 슬해에게 했던 것과 강희는 왜 다른 거냐고.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이놈들아. 세상 만물이 다 다른데, 어찌 가르치는 방법이 같을 수 있겠느냐."

  그제서야 이태는 현의가 강희에게 가르치려 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주슬해와 자신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가르쳤던 것을 강희에게는 그런 방법으로 가르쳤던 것이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 서로 다른 감각의 차이를 그렇게 이용한 것이다. 

  아침 공양이 끝났을 때, 무사들이 훈련장소로 삼던 공터에 모였다. 바람이 낙엽이며 흙먼지를 불어 올리며 회오리를 만들었다. 무승(武僧)들의 얼굴이 바람을 피해 외로 돌려졌다. 

  현의의 고함이 터졌다.
  "아직 멀었구나!"
  금세 무승들의 태도에 긴장이 감돌았다.
  "악천후 속에서도 상황에 대한 주시를 하지 않는다면 돌아오는 것은 죽음 뿐이다!"

  현의는 그들이 들고 선 목검들을 보았다.
  "오늘 대련은 진검으로 한다!"
  곧 웅성임이 일었다. 진검. 그것이 무엇인가.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의 목숨을 앗을 수 있는 날이 선 칼을 의미했다. 시연이라면 몰라도 상대와의 대련은 위험했다. 아무리 1년여 동안 현의의 혹독한 훈련을 견디어 냈다고 하지만 진검을 견뎌 낼만한 세월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지난 1년의 세월은 무예의 기초를 닦는 세월이었다고 해야 옳았다.
  이태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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