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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으나 알 수 없었습니다.”
[연재소설 159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5-12 13:03:53최종 업데이트 : 2010-05-12 13:03:53 작성자 :   e수원뉴스
그림/김호영


 그러나 현의는 주슬해의 농담긴 말을 받아주지 않았다. 엄한 표정을 지어 주슬해와 눈을 맞추었을 뿐.
  "저기 온다!"
  주슬해의 말이 먼저 터졌다. 첫 번째 무승은 길이 난 왼쪽이 아닌 묘적사 대웅전 뒤편에서 곧바로 내려오고 있었다. 양주에서 살았다는 덕기였다. 작은 눈에 몸은 작지만 제법 날랜 몸놀림의 사내였다. 그가 현의 앞까지 달려와 멈추었을 때, 그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그가 가지고 내려온 징표를 찾았다. 

  "저거예요?"
  주슬해가 그의 손에 들린 소나무가지 하나를 보았다.
  "스승님. 이거입니까? 매일 보는 것 말고 징표랄 것이 없었습니다."  가쁜 숨을 가다듬을 틈도 없이 그가 말했다. 
 현의가 말했다.
  "애먼 나무에 상처를 입혔구나! 다시 가져오너라."
  덕소의 표정이 잠시 멍해졌다.

  "다 찾아보았습니다."
  "허면, 네 동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이냐?!"
  현의가 호통을 치는 사이, 두 명의 무승들이 더 내려왔다. 남원에서 온 종수와 수원에서 온 길두였다. 그들의 손에는 돌맹이와 마른 나뭇가지가 들려있었다. 김덕기가 그들의 '징표'들을 보더니 안심된 얼굴로 현의를 보았다. 

  "무얼 하고 있는 게야?!"
  현의가 다시 그를 향해 고함을 쳤다. 나중에 내려온 두 명의 무승이 그의 손에 들린 솔가지를 보았다.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길두였다.
  "아니다! 다시 가서 찾아오거라."
  셋은 다시 산을 향해 사라졌다. 그 뒤로 일곱 명의 무승들이 내려왔으나 앞선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오직 두 명만이 내려오지 않았다. 

  "스승님. 대체 무엇입니까?!"
  주슬해가 다시 물었고, 이태도 거들었다. 강희는 말없이 그들을 볼 뿐이었다. 생각이 깊은 얼굴을 하고서는. 현의는 그러나 대답해주지 않았다.
  "너는 알아?"
  주슬해가 강희에게 물었지만 강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한 식경 쯤의 시간이 또 흘렀을 때 아이들은 서두르는 기색 없이 내려왔다. 현의가 그들 손에 들린 것들을 보았다. 산에서 볼 수 있는 각양각색의 것들이 들려있었다. 현의는 그 중 아무 것도 들리지 않은 두 명의 무승을 보았다. 여무승인 체와 장호원에서 온 박새였다.
  현의가 둘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왜 아무 것도 없느냐?"
  "찾았으나 알 수 없었습니다."
  잠시 무승들을 보던 현의가 입을 열었다.
  "이번 과제에서 승한 자는 체와 박새다!"  웅성임이 일었다. 그때, 이태는 강희의 얼굴에 도는 미소를 보았다. 강희는 알고 있었다는 걸 이태는 그제서야 알았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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