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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만의 군영을 만들 것이다”
[연재소설 132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4-02 10:09:39최종 업데이트 : 2010-04-02 10:09:39 작성자 :   e수원뉴스
그림/김호영


 "세상 만물들은 자고급령(自古及令)이어야 한다 했거늘........ 아직 드러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드러내지 못하는 때. 그것은 지금 정조가 처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었다. 어좌에 오른 지 7년이 지났다고는 하나, 아직 노론의 기세는 등등했다. 
 만에 하나, 정조의 이런 움직임을 알아차린다면 노론이 취할 행위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임금의 개혁의지 또한 난관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루어야 할 목표에 다다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불필요한 난관들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다. 현의를 비밀리에 만나고, 묘적사에 새로운 절을 짓고 무사들을 길러내는 일들을 비밀에 부쳐야 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었다.  

  "하여 앞으로 묘적사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물론 자료를 모아 통보를 분비하는 과정 또한 드러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셋은 동시에 임금이 명을 받들었다. 잠시 신뢰의 눈빛으로 세 사람을 보던 정조가 다시 오래도록 가슴에 품은 청운을 이야기하였다.  

  "짐은 짐만의 군영을 만들 것이다."
  그것이 임금의 첫 번째 목표였다. 슬프게도 훈련도감이며 금위영, 용호영, 어영청 같은 조선의 군영들은 아직 완전하게 정조의 것이라 할 수 없었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현의."
  현의가 임금의 용안을 우러러보았다.
  "무엇보다, 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묘적사는 짐과 왕비를 지킬 무사들은 물론, 새 군영을 이끌 초관들까지 길러내어야 할 것이야. 가능하겠는가?"

  "성심을 다해보겠사옵니다. 전하."
  "묘적사에 필요한 것은 내 내탕금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이제 모든 그림을 그려졌다. 이제 임금이 품어왔던 큰 그림은 펼쳐졌다.
  "자 내 술을 받거라."
  정조가 먼저 현의에게 술을 내렸다. 백동수가 임금이 내린 어주(御酒)를 한 입에 털어 넣었다. 이덕무가 임금이 내린 술에 입술을 적셨다. 

  임금이 현의에게 농을 건넸다. 
  "그대는 하나의 것에 통달하였더냐? 하여 내 명을 받든 것이냐?"
  현의도 농으로 임금의 말을 받았다. 

  "아직 부족하옵니다. 하오나, 그 하나를 이번 생에서는 이루지 못할 수도 있을 듯하여."
  "하하하.... 잘 하였다. 잘 하였어."
  "내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스님."
  백동수가 불콰해진 낯빛으로 말했다.
  "자네가 뭐가 궁금해?"
  이덕무도 조인 마음의 긴장을 풀고 백동수의 말에 끼어들었다. 

  "말씀하시게."
  "그간 무엇을 준비하신 겝니까?"
  "있다한들 자네가 알겠는가?"
  "지금, 절 무시하는 겁니까?"
  "왜 아니겠나! 하하하....."
  부질없는 유쾌한 말들이 그렇게 서너 배 돈 술잔처럼 오고갔다. 밤이 깊어지고 있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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