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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에 칼날이 흰 빛을 뿜어냈다
[연재소설 133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4-05 09:37:06최종 업데이트 : 2010-04-05 09:37:06 작성자 :   e수원뉴스
달빛에 칼날이 흰 빛을 뿜어냈다_1
그림/김호영


 "정말 말씀 안 하시깁니까?"
  백동수가 다시 지리산에서 보낸 7년의 공부를 말해 달라고 졸랐다. 
  "어찌 한 치의 혀로 무예의 경지를 보여드릴 수 있겠는가."
  "허허, 그러한가? 짐 또한 보고 싶구만. 정작 그대의 솜씨는 보지 못했지 않은가."
  "하오면."

  현의가 백동수를 보았다.
  "그대가 대적을 해 주겠는가?"
  "제, 제가요?"
  "자네도 궁금하지 않는가? 이 중이 혹여 허명은 아닌지, 하고 말일세."
  "아이구, 스님 사람 잡습니다!"
  "그러한가? 하하하... 어찌됐든 그리하세나. 응?"

  사실 백동수의 마음에는 현의의 짐작이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백동수가 몇 번 사양하다가는 현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백동수가 몸을 반쯤 일으키고는 물었다.  

  "어디로 가야하겠습니까?"  현의가 백동수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이리로 방을 잡은 것은 자네 생각이 아니었는가?"
  백동수의 얼굴에 시원한 웃음이 떠올랐다. 그것은 말하지 않고서도 서로의 마음이 통한 것에서 오는 환희의 웃음이었다. 백동수가 임금께 아뢰었다. 

  "전하, 객점 뒤면 가한 줄로 아뢰옵니다."
  "그래?"
  정조가 용체를 일으키며 옥음을 내어 물었다.
  "기대를 해도 좋겠는가?"  
 "아니옵니다. 전하. 부끄러운 재주일 것이옵니다."
  곧 그들은 잠이 든 아이들을 객점에 남겨두고 객점을 빠져나왔다. 객점 밖에서 숨은 채 그림자처럼 왕을 호위하던 무사들이 그림자처럼 왕을 따라 움직였다. 왕이 그들 중 한 사람에게 말했다. 

  "둘은 여기 남아 아이들을 지키거라."
  소리도 없이 명을 받은 두 명의 무사가 객점으로 빠졌다.  
 
  "그런데 스님은 어떻게 객점 뒤에 이런 장소가 있는 걸 아신 겝니까? 혹여 예전에 다녀간 곳입니까?"
  객점 뒤 야산을 끼고 제법 넓게 펼쳐진 능선에 다다랐을 때, 백동수가 현의에게 물었다.
  "허면 그대는 어찌 내가 이런 곳을 필요로 한다는 걸 알았는가?"
  "그야 척하면 척이지요."
  이덕무가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생각해보시게. 스님이 우리에게 전갈을 주신 게 얼마 만인가? 7년만일세. 7년의 세월을 그냥 보냈을 스님이 아니지 않는가? 스님은 필시 우리가 풍문으로 알고 있던 것보다 몇 곱절의 무예를 완성했을 것이란 말일세. 아니 그렇습니까, 스님?"

  백동수가 말에 너스레를 담았다. 현의가 말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게."
  곧 현의가 임금에게 예를 갖춘 뒤 칼을 빼들었다. 백동수 또한 현의의 앞에서 칼을 뽑아들었다. 달빛에 칼날이 흰 빛을 뿜어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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