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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의 뒤를 밟던 자들이네”
[연재소설 135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4-07 09:50:35최종 업데이트 : 2010-04-07 09:50:35 작성자 :   e수원뉴스

그림/김호영


  "헉!"
  이덕무의 입에서 절로 놀라움의 탄식이 터졌다. 칼을 내리는 백동수를 향해 현의가 말했다.
  "그대는 칼을 버리지 말라."
  그러니까 지금 현의는 장칼을 쥔 백동수와 권법으로 맞서겠다는 것이었다. 칼을 버린 현의가 두 손을 늘어뜨린 채로 백동수 앞에 섰다. 백동수가 칼을 든 채 어쩌지 못하고 있는 그 사이, 현의의 몸이 바람처럼 날아 백동수의 어깨를 찍었다. 백동수의 몸이 뒤늦게 현의를 향해 칼을 뻗었다. 현의의 주먹이 그런 백동수의 옆구리를 찔러들었다. 

  칼을 쥔 백동수는 칼에 제 몸이 끌려가는 형국이었고, 칼을 버린 현의의 몸은 깃털처럼 가벼워 온몸이 무기가 되었다.
  다시 백동수가 현의를 향해 칼을 뻗었을 때였다. 현의의 몸이 칼을 피하는가 싶더니 백동수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해 날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백동수도 이덕무도, 그리고 임금도 놀라는 사이, 현의가 사라진 곳에서 사내의 굵은 비명이 터졌다. 순간 백동수가 그곳을 향해 내달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백동수가 비명이 터진 숲속 가까이에 다 가기도 전, 그 앞에 두 명의 사내의 목을 쥔 현의가 모습을 드러냈다. 절명한 듯 사내들의 몸은 축, 쳐져있었다. 좁은 소매에 좁은 바지를 입은 두 명의 사내였다. 복면은 하지 않았다. 

  임금이 자신 앞으로 끌려오는 두 사내를 보았다.
  "어찌된 것입니까?"
  백동수가 물었다.
  "전하의 뒤를 밟던 자들이네."
  백동수가 놀라 물었다.
  "헌데, 왜?!"
  "이 자들이 말해 줄 것이네."
  임금이 물었다.
  "죽었는가?"
  "아니옵니다. 곧 깨어날 것입니다."

  현의의 말대로 사내들은 곧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잠시 사이에 뒤바뀐 상황을 곧 알아차렸다. 정조는 사내들의 얼굴에 서서히 드러나는 공포와 이어 뒤바뀌는 체념을 보았다. 

  정조가 물었다.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겠느냐?"
  "그러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전하."
  백동수와 이덕무는 임금과 현의의 주고받는 빠르고 짧은 대화의 의미를 금방 이해하지 못했다.
  이덕무가 사내들을 보았다. 현의에게 잡혔다고는 하지만 사내들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현의의 말뜻을 읽은 임금이 물었다. 

  "말하라. 어찌하여 뒤를 따른 것이냐?"
  임금은 '암살하려 하였느냐'가 아닌 '뒤 따른' 것에 대해 물었다. 사내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이번에도 사내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하지 않는 것은 부정보다 긍정의 의미가 강하다. 그러니까 그들은 무언으로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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