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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그 자를 잡아왔사옵니다"
[연재소설 139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4-13 10:28:02최종 업데이트 : 2010-04-13 10:28:02 작성자 :   e수원뉴스

전하, 그 자를 잡아왔사옵니다_1
그림/김호영


  "전하. 신들에게는 오직 한 마음뿐이옵니다."
  "한마음이라.... 어떤 마음이 하나뿐이라는 것인가?"
  "신들은 전하를 한 마음으로 보필할 것이옵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임금은 더 잘 알았다. 그럼에도 심환지는 충성을 다짐했다.
  "참으로 고마운 말씀이로다."

  임금이 그렇게 말하고는 심환지에 어주를 내렸다. 그때였다. 문밖에서 궁인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이어 굵고 낮은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전하. 그 자를 잡아왔사옵니다."
  순간 심환지는 몸을 타고 오르는 알 수 없는 소름을 느꼈다. 그것은 본능이 주는 신호였다.
  "들라."
  곧 문이 열렸다. 심환지는 들어서는 사내를 보았다. 날렵하게 마른 체구에 키가 크지 않은 사내는 모르는 자였다. 심환지가 사내 뒤를 보았다. 분명 사내는 '그 자를 잡아왔다'고 했음에도 사내 뒤를 따라 들어오는 자는 없었다. 사내가 임금에게 예를 갖추었다.  

  "잡았다고?"
  "예, 전하."
  "애썼구나."
  임금의 시선이 심환지에게 옮겨왔다. 심환지는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대화에 이리저리 휘둘리다 임금의 시선을 맞받았다.
  "대사간."
  임금이 심환지를 불렀다.
  "예, 전하."
  "내가 누굴 잡았는지 아시오?"
  심환지는 마치 알 지 못한 곳에 붙들려 놓인 것처럼 답답증을 느꼈다. 

  "무슨 말씀이시온지요? 신은 도무지......"
  임금이 사내에게 물었다.
  "그 자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더냐?"
  "흑석이라 하였사옵니다."
  '아!'
  심환지는 튀어나오려는 놀라움의 감탄사를 가까스로 억눌렀다. 그 이름은 심환지 집에 잡일을 보는 노비의 이름이었다. 재빨리 심환지는 임금의 의중을 꽤 뚫었다.
  '임금은 정확한 것을 알지 못한다. 이것은 사냥을 위한 밑밥이다!'
  흑석은 자신의 노비임이 틀림없으나, 그날 연화방의 임금의 뒤를 밟게 한 자는 아니었다. 임금이 심환지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안색이....... 혹 흑석이란 자를 아는가?"
  "예, 전하. 소신 노비 중에 흑석이란 자가 있사옵니다."
  "허어, 이거 참으로 놀랄 일이로다. 그대의 노비가 몇인데 노비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가?"
  심환지가 놀라움을 감춘 채 임금을 보았다.
  "어찌 전부를 알겠사옵니까. 단지 그 자가 마름 위치에 있는지라......"
  "그러한가?"
  "예, 전하."
  "그대 집에는 노비가 몇이나 있는가?"
  ".......한.......백여 명쯤 되옵니다."
  "백여 명이라........"
  임금은 잠시 말이 없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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