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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스러운 과거에 대한 회한이 밀려들었다
[연재소설 117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3-12 10:03:40최종 업데이트 : 2010-03-12 10:03:40 작성자 :   e수원뉴스
후회스러운 과거에 대한 회한이 밀려들었다_1
그림/김호영


 다짐은 주슬해에게도 이어졌었다.
  "슬해 너에게도 희는 영원히 네 동생인 게다!"
  지금 와 생각해보니 현의는 그들 마음에 운명처럼 자라버린 강희를 두고 벌인 감정들을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불길한 미래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현의의 불안은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날, 그 또한 현의 앞에 맹세하였지만 이태처럼 그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후회스러운 과거에 대한 회한이 밀려들었다. 

  "이 보시오."
  말없이 멍한 주슬해를 향해 하인이 불렀다. 그의 황당한 행동에 화를 낼 겨를도 없이 뒤바뀐 주슬해의 행동에 하인은 궁금증이 일었다. 대체 그가 알아낸 헛간 안의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처자요?"
  주슬해가 그를 보았다.
  "언제 잡아왔는가?"
  "나는 모르는 일이오."

  하인의 말은 사실이었다. 심환지의 집은 겉으로 오십여 칸이지 안으로는 무사들을 먹이고 훈련시키는 대규모 별채를 거느리고 있었고, 집의 외진 곳에는 곡식이며, 무기들을 쌓아놓은 헛간 또한 적지 않게 있었다. 당연히 이를 꾸려가는 사람들 또한 무수히 많았다. 

  "정말이오. 나는 모르는 일이오. 그나저나 내 이대로는 못 넘어가겠소."
  더는 안에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거둬들이기로 한 것처럼 하인이 좀 전 주슬해의 행동을 문제 삼고 나왔다. 그러나 주슬해는 그의 말에 대꾸할 여유가 없었다. 

  "내 말이 말 같지가 않소?"
  주슬해의 날카로운 눈빛이 사내를 향했다. 사내의 몸이 마음보다 먼저 반응했다. 주슬해의 눈빛은 무언가 그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잔인함, 마음만 먹는다면 그의 목숨 하나쯤은 단숨에 처리해버릴 수 있는 듯한 살기를 품고 있었다. 변한 주슬해의 눈빛에 사내가 움츠리며 말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왜 그랬느냐는 거지......."
  하인의 눈을 바라보던 주슬해의 눈빛이 비켜났다. 그의 시선에 다시 회한의 그림자가 밀려들었다.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물론 강희를 두고 한 그의 행동, 마음과 다른 엇나간 행동이 지리산 암자를 떠난 이후 내내 계속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태와의 사이가 강희를 두고 벌인 갈등처럼 삶 전체가 그런 것 또한 아니었다.

  그날, 마음을 돌린 현의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그들을 대했고, 그들의 모습 또한 그에 맞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주슬해는 그렇게 지리산을 떠나 닿은 곳을 떠올렸다.
  '생각해보면 그곳은 아름다운 천국과 같은 곳이었다. 아니다. 그곳은 지옥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은 곳이었다. 아니, 아니다. 그곳은.........'
  그곳은 주슬해 그가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곳이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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