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나타난 사람은 백동수, 그였다
[연재소설 119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3-16 10:02:37최종 업데이트 : 2010-03-16 10:02:37 작성자 :   e수원뉴스
나타난 사람은 백동수, 그였다_1
그림/김호영


 "스님, 이곳에 집이 있지 않았을까요?"
  이태의 눈썰미는 예전부터 남달랐다. 공간에 대한 나름의 인지능력도 남달랐다. 현의가 그런 이태를 보고 빙그레 웃음을 머금었다.
  "맞다. 이곳은 묘적사라는 절이 있던 곳이다."
  "묘적사요?"

  현의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의가 말 속에 장난기를 거두고는 앞으로 있게 될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조를 만난 이후 7년여의 시간 동안 그가 천착하며 내린 일들에 대해. 물론 그렇다고 현의가 자신이 내린 결정과 그 결정을 따라 일어나게 될 모든 일들을 말한 것은 아니었다. 큰 그림을 그리는 자만이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현의가 꾸는 꿈은 너무 크고 어려운 그림일 것이다. 더구나 그것이 임금과 더불어 꾸는 꿈일진대. 

  곧 아이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럼 움막은 필요가 없겠네요?"
  "절이면 기와집요?"
  "얼마나 크게 지을 건데요?"
  "우리 힘으로 지을 수 있어요?"
  허허허, 웃다 현의가 장난의 후렴구를 다시 붙여 말했다.
  "비밀이다, 이놈들아!"
 
비밀은 곧 하나둘씩 아이들 앞에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멀지도 않은 그날 오후에 바로.
  "어, 그 아저씨다!"

  묘적사를 복원한다고는 하지만 당장 현의와 아이들이 기거할 움막은 필요했다. 현의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터 한 곳,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의 곁의 한 곳에 움막을 짓기 시작했다. 움막을 지탱할 나무들을 구해 산에서 내려오던 주슬해가 먼저 소리쳤다.
  "어디?"
 
소리를 듣고 입구 쪽을 바라보던 이태도 그를 보았다. 백동수, 그였다.
  "아저씨다!"
  강희가 낯선 사람의 방문에 재빨리 이태 뒤에 숨었다.
  "네가.......!"
  백동수가 앞에 선 이태를 잠시 보더니 말했다.
  "허어, 허언 장부들이 다 되었구나, 이놈들!"
 
한 달음에 달려온 주슬해가 이태 곁으로 슥 나서며 말했다.
  "칫, 너도 나도 이놈들이야. 우리가 뭐 길가 개새끼인가."
  "허어, 이놈 보세, 그새 말뽄새가 삐둘러 자랐나 보구나! 허허허......"

  백동수가 아이들을 향해 걸맞지 않은 대거리를 하고 있는 동안 이덕무가 저만큼 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태가 백동수를 향해 인사를 했다. 주슬해도 이태를 따라 고개만 까닥이는 건성 인사로나마 예의를 차렸다.
  "잘 있었느냐?"
  이덕무가 아이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이태와 주슬해는 이덕무에게 얌전한 인사를 다시 올렸다. 백동수에게와는 사뭇 다른 태도였다. 사람의 관계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어서 상대에 따라 이렇듯 다른 모양새가 만들어진다.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