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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는 한양의 거리는 활기에 넘쳤다
[연재소설 123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3-22 11:39:55최종 업데이트 : 2010-03-22 11:39:55 작성자 :   e수원뉴스
 봄을 맞는 한양의 거리는 활기에 넘쳤다_1
그림/김호영


  현의와 임금과의 만남은 생각지 않은 곳에서, 그리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하룻밤을 묘적사에 머물며 움막 짓는 것을 도운 백동수와 이덕무는 이들에게 한양 콧바람을 불어넣었다.
  "아이들에게도 한양구경은 필요합니다. 스님."
  그것은 아이들에게 포기할 수 없는 유혹이 되어버렸다.  

  "스니임~!"
  거의 떼에 가깝게 앞장서 조른 것은 주슬해였지만 이태에게도 강희에게도 그것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스님은 지겹지도 않습니까? 지리산 그 깊은 산속에서 몇 년씩이나. 도가 어찌 산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랍니까?"
  "에끼 이 사람! 사방개도지문호유향야(四方皆道之門戶牖嚮也)*라 했네. 꼭 소인배가 장소 탓하고 음식 탓하고 사람 탓하는 법이지."
  "성상의 치세에 한양도 많이 변했습니다. 가 보시지요?"
  "형암의 말이 맞아요. 얼마나 변했는데요? 스님 한양 가보신 지 십 년도 넘었을 거 아닙니까? 게다가 묘적사를 복원하려면 필요한 것도 좀 많습니까? 물자들도 알아보셔야지요."
  "필요한 물자들이야 대목이 알아서 할 거 아니겠는가?"
  "스니임~!"
  "저것들 코에 바람 들면 바람 빼는 데 석 삼년은 걸릴 것이야."
  "안 그래요, 스님. 바람 안 들게요."
  "바람이 뭔 지나 알고 하는 소리들인 게야?"
  "하하하......"

  설득하려는 자와 설득당하지 않으려는 자와의 팽팽한 말의 긴장은 그러나 유쾌한 말들로 계속됐다. 바람이 뭔지 알 길이 없는 주슬해와 이태, 그리고 강희가 더는 대답을 못하는 사이 드디어 현의가 한양 나들이를 결정했다.
  "정말요?! 와! 얼른 가요! 지금 가요!"
  할 수 있는 환호의 말들이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봄을 맞는 한양의 거리는 활기에 넘쳤다. 무릇 활기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들이 많고, 그 움직임이 천지의 순리를 따라 활발히 움직일 때 느껴지는 기운인 법. 그들 모두는 한양 도성의 흥인문을 들어서면서 그 활기를 체감했다. 물론 한양에서 사는 백동수와 이덕무에게는 사뭇 다른 것이긴 했다. 

  "와아~!"
  "턱 빠지겠다, 요놈들!"
  흥인문 앞에서 문밖과 달리 펼쳐지는 신세계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는 아이들을 백동수가 놀렸다. 

  이태에게, 강희에게, 주슬해에게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들은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도포(道袍)입고 갓을 쓴 양반들이 있는가 하면, 두루마기에 각양각색의 술띠를 맨 양반도 있었고, 대를 쪼개 가늘게 만든 댓개비를 갓모양으로 만든 패랭이를 쓴 장사꾼도 있었다. 
 또 현의처럼 삿갓(方笠)을 깊이 눌러 쓴 시주승들도 있었고, 너울로 얼굴을 가린 여자들도 있었다. 너울을 쓴 여자들 뒤에는 무명 저고리에 치마를 입은 여종이 따르기도 했다. 

*회남자 설산훈(說山訓) 원뜻은 사방은 모두 도의 문이자 창이다. 따라서 어디서나 도를 엿볼 수 있다는 말이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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