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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심환지 그의 목소리였다
[연재소설 94회] 1800년, 華城 /월~금 연재
2010-02-09 09:58:52최종 업데이트 : 2010-02-09 09:58:52 작성자 :   e수원뉴스
분명 심환지 그의 목소리였다_1
그림/김호영


"그 자는 어찌 되었느냐?"
"목숨은 건졌습니다만...... 아직 위태한 지경입니다."
"그 일은 확인을 했느냐?"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시체들도 말이냐?"
".....예, 대감마님."
사내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묻어났다. 
"우리 얘들은?"
"......장례까지 마쳤습니다."
"주변도 샅샅이 확인했느냐?"
"그러하옵니다. 대감마님."

내용을 짐작할만한 어떤 명징한 단어도 대화 속에 드러나지 않았다. 시체, 죽음. 대체 저들은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가. 서유린은 어느새 그들의 대화가 관계없는 타인의 일로 여겨지지 않았다. 

강희는 달랐다. 시체와 죽음이라는 단어만으로 묘적사는 되살아나버렸다. 마치 그들이 지금 묘적사의 일을 두고 말하는 것처럼. 그러자 강희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대화를 주고받는 그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고픈 마음이 제가 처한 상황조차 잊었다. 강희의 몸이 마음의 결정보다 먼저 그들을 향해 나갔다. 서유린의 팔이 그런 그녀를 잽싸게 잡아챘다. 그때 사내가 노기 담은 불편한 소리를 냈다.

 "흐음!"
 불현 듯 서유린이 사내의 목소리를 알아차렸다.   
 '심환지!'
그의 마음이 소리쳤다. 분명 심환지 그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그때 강희가 나무 등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서유린이 재빨리 강희의 팔을 다시 잡아당기는데 이미 강희의 몸은 굳어있었다. 본능처럼 서유린은 그녀의 존재가 상대에게 들켰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누구냐?"
사내의 목소리가 터졌다. 서유린은 재빨리 이 상황에 대해 무어라 할 것인지 생각하려 애썼다. 그러나 당황한 마음이 생각의 길조차 잡지 못하는 사이 한 사내의 몸이 그 앞에 먼저 나타났다. 모르는 사내였다. 오십은 넘었을까, 작은 눈이 눈썹 가까이로 찢어져 차갑고 사나운 인상의 사내였다. 

그 사내의 어깨너머로 곧 또 한 사내가 나타났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
심환지가 서유린을 알아보았다. 이제 꼼짝없이 둘의 비밀스런 만남은 은밀한 만남을 가지고 있던 심환지에게 들켰다. 

"대감."
능청스럽게 '여긴 어쩐 일이냐' 덧붙이려다 서유린은 그만두었다. 심환지의 시선이 강희에게로 가 멎었다. 
"이곳에는 대체?"
김환지가 강희를 샅샅이 훑으며 물었다. 
"일이 좀 있었습니다."
"일이요?"
"예."
"이 아이와 말이오?"
"사사로이 좀 아는 사이인지라."

심환지가 서유린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강희에게 물었다.   "어디 전에 있느냐?"
이미 심환지는 강희의 차림만으로 그녀의 신분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 강희는 서유린을 보지 않은 채 심환지를 보며 말했다.
글/이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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