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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72회] 1800년, 화성(華城)
글/이기담 [월~금 연재]
2010-01-08 10:30:09최종 업데이트 : 2010-01-08 10:30:09 작성자 :   e수원뉴스

"백동수라 합니다. 야뇌라 불러주십시오"

[연재소설 72회] 1800년, 화성(華城)_1
그림/김호영

  "이리 오너라!"
  아이들의 시선이 가 있는 곳을 향해, 아이들의 시선 앞에 현의가 달려가 섰다. 현의의 시선에 두 사내가 들어왔다. 하나는 눈처럼 옥색 중치막(中致莫)을 입었다. 
 사내들은 그러나 칼도 갖지 않은 평범한 차림새였다. 차림새로만 보자면 사대부였다. 그러나 사내 하나는 송충이를 눈 위에 얹은 듯한 눈썹에 제멋대로 자라 엉킨 무성한 수염이 무사다운 분위기를 풍겼다. 게다가 키는 6척은 넘어 보이는 장신에 170근이 넘는 거구였다. 사내들이 그대로 멈춰선 채 현의를 향해 합장의 예를 갖추었다. 

  "뉘시오?"
  현의가 경계를 풀지 않은 채 물었다.
  사내들이 한 걸음, 현의를 향해 다가왔다. 현의가 아이들을 뒤쪽으로 물렸다. 아이들은 그러나, 물러서지 않은 채 초롱한 눈망울로 낯선 손님들을 탐색하고 있었다.
  송충이 눈썹에 거구의 사내가 먼저 말했다. 호걸답게 생긴 얼굴이었다.

  "백동수라 합니다. 야뇌라 불러주십시오."
  또 다른 사내가 말했다.
  "이덕무입니다. 형암(炯庵)이라 호를 지었습니다."
  모두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들이었다. 헌데, 무슨 일로?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현의는 묻는 대신 얼굴을 들어 하늘 가운데로 움직인 태양빛을 가늠했다. 오시였다. 현의가 칼을 쥔 팔을 거두었다. 

  되묻지 않는 현의를 향해 백동수라 밝힌 자가 말했다.
  "스님의 고명한 이름은 오래 전부터 들었습니다. 하여 뵙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현의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고명이라....... 허면, 사람을 잘못 찾아온 듯 하오만."
  두 사내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나는 그저, 산 속에서 불쌍한 아이들이나 거두어 부처님 자비에 기대 사는 중일 뿐이오."

  사내들의 시선이 현의의 손에 들린 칼에 옮겨졌다. 현의는 부처님의 자비를 입에 올리며 들고 있는 자신의 칼이 무참해졌다. 그때, 아이 하나가 현의의 승복 뒷자락을 움켜쥐며 말했다.
  "스니임~"
  다른 한 아이도 덩달아 현의의 손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스니님~"
  현의가 아이들을 보았다. 백동수와 이덕무 또한 아이들을 보았다. 현의가 아직 피가 묻어있는 칼을 칼집에 넣었다.

  그때, 백동수가 성큼 현의에게 다가오는가 싶더니 아이들을 한 손에 한 명씩 번쩍 안아올리더니 옆구리에 끼었다. 이제 아이들은 짐짝처럼 옆구리에 끼인 상태였다. 까르르, 아이들이 생각지 않은 상황에 웃음보를 터트렸다. 불과 며칠 전 자객들의 침입이 있었음에도 아이들은 낯선 이들에 경계가 없었다. 

  "이름이 무엇이냐?"
  백동수가 오른손에 안은 아이를 향해 물었다.
  "태."
  "뭐?"
  "이태."
  까르르 다시 아이의 웃음소리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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