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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46회] 1800년, 화성(華城)
글/이기담(월~금 연재)
2009-12-03 10:15:04최종 업데이트 : 2009-12-03 10:15:04 작성자 :   e수원뉴스
사내는 있는 힘을 다해 몸부림치며 빠져나오려 했지만 어림없었다

[연재소설 46회] 1800년, 화성(華城)_1
그림/김호영

사내는 동암문에 번을 선 군사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나 다음 순간, 사내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사내의 입은 뒤쪽에서 덮친 한 사내의 손에 틀어 막혔다. 사내의 몸이 동암문의 동쪽 성벽 아래로 끌려갔다. 엄청난 완력이었다. 사내는 있는 힘을 다해 몸부림치며 빠져나오려 했지만 어림없었다. 

  "으....으......"
  막힌 손아귀 사이로 사내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쉬이잇!"
  덮친 사내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응덕이 날세."

  그랬다. 그는 이태가 묘적사에 보낸 응덕이었다. 묘적사에서 다친 현의를 두고, 쑥대밭이 된 묘적사의 난장판을 두고 단 한 숨도 쉬지 않고 달려온 응덕. 응덕은 사내의 목소리의 주인을 가늠하려 노력했다.
  "나야. 선기장."
  응덕의 입에서 드디어 사내의 손이 떼어졌다. 사내의 얼굴이 주저앉혀진 응덕 시선 앞으로 나타났다. 응덕은 사내를 보았다. 그는 주슬해였다. 응덕은 갑옷차림에 완전무장한 차림의 주슬해를 보았다.
  "선기장님!"
  "쉬이잇!"
  다시 주슬해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다. 

  "그래 갔던 일은 어찌 되었는가?"
  순간 응덕은 주슬해에게 묘적사의 일을 말할 뻔 했다. 주슬해의 태도는 마치 그 명을 자신이 내리기라도 한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예?"
  "묘적사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말해 보게."
  "........"
  당황한 응덕은 대답하지 못했다. 응덕은 자신을 암문으로 내보내던 이태의 말을 생각했다. 그 명은 오직 파총관 이태만이 내린 것이다. 

 당황하는 그에게 주슬해가 다시 말했다.
  "파총관이 내게 자네가 오면 전해 들으라 말했네. 파총관은 지금 화성에 없네. 지금 나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가?"
  묘적사에서 본 일만으로도 응덕은 이미 혼란스러웠다. 주슬해가 두어 숨의 여지를 두었다가 말했다. 

  "임금이 승하하셨어!"
  응덕의 두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묘적사에서 자신이 겪은 일들도 믿을 수 없는데, 이제 임금의 승하라니! 응덕의 입에서 '말도 안돼'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주슬해가 그런 응덕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다그쳤다.
  "어서 말해 보게. 묘적사는 괜찮은가? 현의 스님은 괜찮은가?"
  주슬해의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걱정이 혼재돼 있었다. 그 주슬해의 반응에 응덕의 놀라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무너졌다. 더구나 주슬해는 이태와 더불어 묘적사 현의의 제자였다. 

  흐흑, 응덕에게서 울음이 터졌다.
  "대체 무슨 일이야?"
  "큰 일 났습니다!"
  "뭐가?"  응덕이 자신이 본 묘적사의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묘적사에 괴한들이 침입해 사람들을 죽이고, 불을 지르고."
  주슬해가 응덕의 말을 잘랐다.

  "현의스님은? 현의 스님은 어찌 되었어?"
  응덕의 울음이 다시 터졌다. 다친 현의를 두고 달려오는 내내 응덕의 마음에는 현의의 상태가 불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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